빈티지 와인 먹기 좋은 지금, 제임스 서클링이 추천하는 TOP 10은?

조회수 2020. 11. 23. 13:4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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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서클링이 바롤로 와인의 최근 빈티지 중 10개의 리스트를 추천했다.
위쪽 시음 중인 제임스 서클링.
아래쪽 바롤로 와인을 생산하는 이탈리아 피에몬테 지역.

오래전부터 바롤로 와인을 음미해온 우리는 2000년대 초부터 와인평론가 입장에서 평가를 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이야말로 바롤로 와인을 구입하고 마시기에 가장 좋은 때가 아닌가 싶다. 특히 2015·2016년 빈티지는 그야말로 역동적 듀오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수백 병의 훌륭한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2015년 빈티지는 생장기 때 무더운 환경을 겪은 후 풍부한 과일 향이 나면서 숙성된 타닌이 보완하는 환상적 와인을 만들어냈다. 2016년 빈티지는 그보다 더 좋다. 2015년산과 마찬가지로 진한 과일 향이 나면서 타닌과 산도가 구조감을 더해 지금 당장 마셔도 손색없고, 셀러에서 오랜 시간 보관하기에도 좋은 와인이다.

그리고 지금, 아직 어리지만 풍미가 훌륭한 바롤로 와인을 구입할 수 있는 멋진 기회가 찾아왔다. 지난 3년간 제임스서클링닷컴(JamesSuckling.com) 팀의 테이스팅에서 눈에 띄는 결과를 보인 10개의 바롤로 와인을 선정했다. 2015년과 2016년 빈티지뿐 아니라 클래식한 2010년 빈티지 중 추가로 출하한 와인과 지난 3년 동안 나온 와인 일부를 포함해 리스트를 뽑았다.

이번에 선정한 바롤로 와인 톱 10 리스트에는 최고 와인이 가득하다. 하나만 고르긴 어렵지만, 우리 미각을 자극하며 편애를 받은 와인은 브루노 자코사(Bruno Giacosa), 자코모 콘테르노(Giacomo Conterno), 로베르토 보레치오(Roberto Vorezio), 포데리 알도 콘테르노(Poderi Aldo Conterno) 등 전설적 와인메이커들이 만든 것이다. 물론 이 외에도 훌륭한 포도밭에서 생산한 뛰어난 와인이 많다. 다음에 소개하는 10개 리스트는 우리가 지난 3년간 가장 높게 평가한 바롤로 와인 중 일부로, 수백 병의 와인을 시음하고 1350가지가 넘는 바롤로 와인을 시음한 결과다.

왼쪽부터 2위에 오른 브루노 자코사 팔레토 바롤로 비냐 레 로케 리세르바 2016.
3위에 랭크된 로베르토 보에르치오 체레퀴오 2016.

리스트의 첫 번째를 장식한 와인은 자코모 콘테르노 바롤로 몬포르티노 리세르바 2010(Giacomo Conterno Barolo Monfortino Riserva 2010, 100점)이다. 이 와인만 봐도 창업자 자코모의 손자이자 현재 가족이 운영하는 포도밭 소유주 로베르토 콘테르노(Roberto Conterno)가 콘테르노 와인의 전설을 잘 지켜왔음을 알 수 있다. 사실 로베르토 자신도 전설이라는 말을 듣기에 부족함이 없다. 몬포르티노 리세르바의 2010년 클래식 빈티지는 그가 만든 최고 와인이다. 그 지역 전체 기준이 되는 와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가 작성한 테이스팅 노트에는 “끝없는 즐거움, 영원히 숙성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적혀 있다. 최고 바롤로 와인을 겨룰 때 가장 강력한 후보 중 하나다.

근소한 차이로 2위를 차지한 와인은 브루노 자코사 팔레토 바롤로 비냐 레 로케 리세르바 2016(Bruno Giacosa Falletto Barolo Vigna le Rocche Riserva 2016, 100점)으로, 또 하나의 전설이라 할 수 있다. 브루노 자코사는 2018년 세상을 떠나면서 딸 브루나에게 양조장을 물려주었다. 과묵한 성격이던 그의 와인은 바롤로 지역, 특히 세랄룬가 달바(Serralunga d’Alba) 마을 근처에 자리한 팔레토 포도밭의 정취를 유려하게 담아냈다. 이 와인에는 2016년이 바롤로 최고 빈티지임을 확인시키는 구조감과 균형이 잘 나타나 있다. 3위는 이탈리아 최고 포도 재배자라고 할 수 있는 와인메이커가 생산한 바롤로가 차지했다. 로베르토 보에르치오 체레퀴오 2016(Roberto Voerzio Barolo Cerequio 2016, 100점)은 언덕 꼭대기에 자리한 라모라(La Morra) 마을 주변에서 명망이 가장 높은 포도밭 중 하나에서 만든 것이다. 구조감이 뛰어난 이 바롤로 와인은 잘 익은 과일 향이 매끈한 타닌에 의해 긴 여운을 남기며 와인의 본질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보에르치오의 방식에 완벽하게 들어맞는 빈티지에 생산한 최고 보에르치오 와인이다.

4위는 2위를 차지한 와인과 같은 포도밭에서 나온 브루노 자코사 팔레토 바롤로 비냐 레 로케 2015(Bruno Giacosa Falletto Barolo Vigna le Rocche 2015, 100점)다. 무더운 날씨가 완벽한 우아함과 빼어난 아로마를 부여한 덕분에 최고점을 받았다. 5위는 로베르토 보에르치오 바롤로 라 세라 2015(Roberto Voerzio Barolo la Serra 2015, 100점). 라모라 아래 언덕배기에 위치한 라세라(La Serra) 포도밭 내의 보에르치오가 소유한 구획(plot)에서 나온 강력한 와인이다. 라 세라는 가끔 보에르치오의 바롤로 와인 중 가장 농축된 맛을 보여주는데, 2015년산은 진하고 풍부한 맛으로 2015년 빈티지와 보에르치오가 사용하는 단기 작물 재배법의 특성을 잘 보여준다.

왼쪽부터 8위, 파루소 바롤로 부시아 리세르바 2011. 10위, 다밀라노 바롤로 칸누비 리세르바 1752 2010.
1위를 차지한 자코모 콘테르노 바롤로 몬포르티노 리세르바 2010.

포데리 알도 콘테르노 바롤로 그란 부시아 리세르바 2010(Poderi Aldo Conterno Barolo Gran Bussia Riserva 2010, 99점)이 6위. 랑게(Langhe)가 낳은 또 다른 전설적 인물인 알도 콘테르노의 상징과도 같은 와인이다. 2012년에 세상을 떠난 알도 콘테르노에 이어 그의 아들인 프랑코, 자코모, 스테파노가 경영권을 갖고 있다. 참나무통에서 숙성한 뒤 양조장에서 병에 보관하는 과정을 거쳐 9년 만에 출하한 이 와인은 바롤로의 과일 향과 꽃 향이 이루는 극적인 캐릭터와 함께 세련미와 여운을 선사한다. 7위는 몬포르테 달바(Monforte d’Alba)시 북동쪽에 자리한 모스코니(Mosconi) 포도밭에서 나온 도메니코 클레리코 바롤로 페르크리스티나 2010(Domenico Clerico Barolo Percristina 2010, 99점)이다. 페르크리스티나는 ‘크리스티나를 위해’라는 뜻으로 젊은 시절 비극적 죽음을 맞이한 클레리코의 딸을 기리는 와인이다. 이 와인은 2000병만 생산해 추가로 출시한 진귀한 빈티지로, 생산 이후 쭉 양조장 셀러에 보관되어 있었다. 구입 후 셀러에 몇 년간 더 저장하면 좋지만, 지금 마시기에도 손색없다.

8위는 골든 라벨 파루소 바롤로 부시아 리세르바 2011(Parusso Barolo Bussia Riserva 2011, 99점). 몬포르테 달바 마을에 자리한 또 다른 유명한 네비올로 품종 생산지 부시아에서 만든다. 와이너리 운영자이자 와인 제조를 맡은 마르코 파루소는 최상의 빈티지에서만 이 리세르바를 생산하며 배럴통에서 2년, 병에서 장기간 숙성을 거쳐 출하한다. 9위인 피라(키아라 보스키스) 바롤로 칸누비 2015(Pira(Chiara Boschis) Barolo Cannubi 2015, 99점)는 랑게에서 가장 훌륭하고 유서 깊은 네비올로 포도밭 중 하나인 칸누비에서 만든다. 15헥타르(약 15만m²)에 달하는 칸누비 포도밭은 바롤로시가 시작되는 낮은 언덕배기에 위치하며 최대 24명의 와인 생산자가 나누어 사용하고 있다.

톱 10 리스트의 마지막을 장식한 와인은 다밀라노 바롤로 칸누비 리세르바 1752 2010(Damilano Barolo Cannubi Riserva 1752 2010, 99점)이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고 세련된 바롤로 리세르바에 대해 설명하려면 칸누비 포도밭 얘기를 좀 더 해야 할 듯하다. 1890년에 만든 유서 깊은 다밀라노 양조장은 현재 활동적 성격의 파올로 다밀라노가 운영하는데, 그 자체로 랑게 지방 역사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현재 다밀라노는 칸누비 포도밭의 구획을 가장 많이 소유하고 있다. 이 와인은 추가로 출시한 최상급 한정 생산 바롤로 와인으로 ‘칸누비의 정신’이라고 묘사하고 싶을 만큼 최고 찬사를 보내도 부족함이 없다.

에디터 이정주(jjlee@noblesse.com)

글·사진 제임스 서클링(JamesSuckl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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