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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빙수의 전성시대!

새로운 미식 경험을 선사하는 요즘 유행하는 빙수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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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W 메리어트 서울 더 라운지의 와일드 허니&진생 빙수.

대지의 생명이 정점을 향해 내달린다. 햇볕을 쬔 초록은 짙어지고, 비를 맞은 잎은 무성해지고, 하늘의 구름도 뭉게뭉게 자란다. 뜨거운 햇살을 보듬어 안으며 걷고 또 걸었다. 석파정 서울미술관에서 부암동 주민센터로 향하는 언덕길, 아기자기한 벽화를 감상하며 천천히 오르니 아스팔트의 열기가 온몸을 휘감는다. 복잡한 서울 중심을 살짝 벗어났을 뿐인데 푸른 산으로 둘러싸인 낮은 건물과 정겨운 골목길이 감성을 자극한다. 창의문 삼거리로 이어지는 도로 양옆에 늘어선 아담한 가게 중 인파가 유난히 몰린 곳을 발견했다. 부암동의 터줏대감 부빙이다. 제철 재료를 이용해 계절마다 다양한 빙수를 선보이는 빙수 전문점으로, 여름엔 긴 줄에 합류해야 그 맛을 경험할 수 있다. 안으로 들어서자 음료처럼 각자 다른 맛의 빙수를 주문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부빙은 1인 1빙수를 원칙으로 한다(두 명은 2인용도 주문 가능). 기호에 따라 원하는 메뉴를 고를 수 있고, 혼자 온 사람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딸기, 캐러멜, 흑임자, 옥수수, 파인애플 등 그날그날 재료에 따라 일고여덟 가지 빙수를 준비하는데, 이름만 들어도 맛보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나의 선택은 옥수수 빙수. 초당옥수수를 통째로 갈아 만든 샛노란 퓌레가 우유 얼음을 타고 흘러내리는 독특한 비주얼이 입맛을 당긴다. 옥수수 빙수는 마치 콘 수프를 얼려 곱게 간 듯 고소하고 진한 풍미가 일품이다.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옥수수 알갱이의 식감을 즐기며 한 그릇을 비우자 언덕길을 오르느라 달아오른 열기가 금세 수그러들었다.

1 돔 리드를 덮어 내주는 콘래드 호텔 37 그릴 앤 바의 달고나 빙수.
2 흑임자 아이스크림을 탑처럼 쌓아 올린 미니마이즈의 저당 흑임자 빙수.
3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1인용으로 선보이는 레트로 쑥 빙수.

이맘때면 무더위를 식히기 위해 더 자주 찾게 되는 디저트가 빙수다. 여름에만 반짝 인기를 누리는 시즌 메뉴 같지만, 빙수에도 유행이 있다. 팥 앙금과 과일, 떡 등을 올린 팥빙수를 기본으로, 우유 얼음으로 만드는 눈꽃 빙수, 계절 과일을 통째로 넣은 과일 빙수까지 트렌드에 따라 형태가 변해왔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뉴 노멀이 된 요즘, 가장 두드러진 움직임은 부빙처럼 1인 빙수의 출현이다. 양과 질의 품격을 높인 빙수를 선보이는 호텔업계도 이에 동참했다. 서울 웨스틴 조선 호텔 라운지 & 바에서는 1인 수박 빙수가 메가히트를 기록 중이다. “경북 고령군 우곡 지역의 당도 높은 수박을 사용하는 것이 맛의 비결입니다. 빙수 속에 동그랗게 모양을 낸 수박이 담겨 있어 찾아 먹는 재미도 있죠.” 서울 웨스틴 조선 호텔 라운지 & 바 박상훈 지배인의 설명이다. 달콤한 수박 과즙을 얼린 뒤 곱게 갈아 소복이 쌓아 올리고, 초콜릿을 감싼 해바라기 씨를 더해 수박 속살을 형상화한 비주얼도 재치 있다. 입안에 한 스푼 떠 넣으면 차가운 계곡물에 발 담그고 수박을 즐기듯 가슴속까지 시원하다. 레트로 쑥 빙수를 1인용으로 선보이는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도 있다. 부드러운 우유와 팥 베이스의 빙수 위에 견과류를 듬뿍 올리고, 쑥 아이스크림과 쑥 부각, 쑥 젤리, 쑥 생초콜릿, 쑥 연유, 쑥 인절미 등 쑥으로 만든 각종 고명을 더해 영양 만점 빙수를 완성했다. 재료가 좋으니 맛도 좋을 수밖에. 쑥 특유의 향긋함과 은은한 단맛, 고소한 풍미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4 100% 글루텐프리 콩설기 케이크를 얹은 소소하게의 콩설기 빙수.
5 달고나 커피를 빙수 버전으로 재해석한 JW 메리어트 동대문 더 라운지의 달고나 커피 빙수.
6 초당옥수수를 통째로 갈아 샛노란 퓌레를 얹은 부빙의 옥수수 빙수.

코로나19 사태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자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많은 사람이 달고나 커피 만들기에 도전했다. 인스턴트커피와 물, 설탕을 넣고 수백 번 저어 추억의 달고나처럼 걸쭉한 크림을 만드는 것이 방구석 취미 생활 중 하나로 떠오른 것이다. JW 메리어트 동대문 더 라운지에서는 달고나 커피를 빙수 버전으로 재해석했다. 우유 얼음 위에 캐러멜라이징한 커피와 깔루아 시럽을 붓고 달고나 토핑과 마카롱, 시나몬 시럽을 곁들인 것. 단맛이 강할 것 같지만 우유 얼음이 달콤한 의식의 중재자로 나서 기분 좋은 단맛이 느껴진다. 콘래드 호텔 37 그릴 앤 바에서도 올해 신메뉴로 달고나 빙수를 출시했다. 진한 우유 얼음 위에 설탕을 캐러멜라이징한 달고나와 흑당 소스, 커피 아이스크림, 달고나 칩을 올린다. 여기까진 여느 달고나 빙수와 비슷하다. 차이는 돔 리드로 빙수를 덮어 내준다는 점. 돔 리드를 열면 빙수 주변으로 드라이아이스의 하얀 기체가 흘러넘치면서 몽환적 분위기를 자아내 시각적 효과까지 노린다. 건강에 관심이 높아진 탓에 웰빙 개념을 접목한 빙수도 늘어나는 추세다. 기력 보충, 면역력 증진, 피로 해소 등에 효과가 있는 인삼을 활용한 JW 메리어트 서울 더 라운지의 와일드 허니 & 진생 빙수도 그중 하나. 유자 향을 가미한 인삼 정과, 인삼 젤라토, 벌집 꿀을 토핑해 보기에도 건강해 보이는 이 빙수를 맛보면 건강한 달콤함으로 위로받는 기분이 들 것이다. 빙수 주재료뿐 아니라 부재료까지 건강을 고려해 선택한다. 성수동의 소소하게는 콩설기 빙수로 명성을 얻고 있다. 우유 눈꽃 빙수에 흑임자 가루와 인절미 가루를 가득 뿌리고 캐러멜라이징한 호두를 얹는데, 화룡점정으로 콩설기 케이크 한 조각을 올린다. “콩설기 케이크는 밀가루 대신 쌀가루로 만든 100% 글루텐프리 케이크입니다. 건강을 조금 더 생각했죠. 케이크지만 티라미수처럼 크리미한 질감이라 빙수와 함께 먹으면 궁합도 좋고요.” 소소하게 김성미 대표의 설명처럼 콩설기 케이크는 부드럽고 구수한 크림처럼 빙수와 함께 입안에서 조화롭게 녹아든다. 한남동에 자리한 카페 미니마이즈는 흑임자 빙수가 대표 메뉴다. 우유 빙수에 흑임자 소스를 뿌리고 수제 흑임자 아이스크림을 탑처럼 높이 쌓아 올려 예술 작품처럼 조형적인 비주얼이 백미. 형태만 보면 자극적인 단맛이 느껴질 것 같으나, 설탕 대신 알룰로스와 코코넛 슈거로만 단맛을 낸 저당 빙수라 다이어터 사이에서도 입소문이 자자하다. 빙수 안에는 팥과 아몬드, 캐슈너트, 피스타치오 같은 견과류를 아낌없이 넣어 건강한 단맛과 고소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수박 속살을 형상화해 1인용으로 선보이는 서울 웨스틴 조선 호텔 라운지 & 바의 수박 빙수.

요즘 빙수는 단순한 디저트가 아니라 새로운 미식의 경험을 선사한다. 빙수를 먹기 위해 줄 서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재료가 소진되면 그대로 발길을 돌려야 한다.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고, 고급 재료를 활용하고, 좀 더 건강을 생각한 빙수를 즐기는 일은 더위와 요즘같이 우울한 일상을 이겨내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에디터 문지영(jymoon@noblesse.com)

사진 홍지은(부빙, 소소하게, 미니마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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