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것'에 패션너블한 감각이 더해졌다

조회수 2020. 6. 25. 10:3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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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와 오토바이 등 '탈것'과 사랑에 빠진 패션 브랜드를 소개한다.

1 에르메네질도 제냐와 마세라티의 협업으로 탄생한 펠레테스타 에디션.

2 버질 아블로가 SNS를 통해 공개한비행기 제작 과정.

자동차와 오토바이 등 ‘탈것’에 대한 패션계의 사랑은 꾸준히 이어져왔다. 지난 몇 시즌, 트렌드 아이템의 자리를 꽤 오랜 시간 지켜온 바이커 쇼츠나 옷장 안에 한 벌쯤 들어 있을 바이커 재킷 등 이동 수단에서 영감을 받은 아이템이 대표적 예. 하지만 최근에는 디자이너들이 단순히 패션 아이템을 선보이는 것을 넘어 자동차 브랜드와 협업을 진행하거나 아예 이동 수단 자체를 디자인하는 등 자동차를 매개로 한 흥미로운 풍경이 종종 포착된다. 이런 흐름을 주도하는 디자이너로 루이 비통 남성복과 오프화이트 디자이너 버질 아블로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최근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두 장의 사진을 업로드했다. 사진 속 주인공은 자동차도 오토바이도 아닌, 그가 직접 디자인에 참여한 비행기다. 이는 그의 친구이자 뮤지션인 드레이크의 전세기로, 버질 아블로의 손길을 거쳐 완전히 새로운 비행기로 탈바꿈했다. 구름이 크게 프린트된 비행기엔 ‘아블로 엔지니어링’, ‘에어 드레이크’ 등 문구를 새겼고, 그 결과 세상에서 가장 패셔너블한 비행기가 탄생했다. 버질 아블로는 컬렉션을 통해 이동 수단에 대한 애정을 지속적으로 드러내는 디자이너이기도 하다.

3 레이싱 무드가 느껴지는 뮈글러의 2020년 S/S 시즌 룩.

4 토즈가 2020년 F/W 컬렉션에서 선보인 바이커 재킷.

5 모터사이클에서 영감을 받은 룩이 등장한 루이 비통 2020년 F/W 컬렉션.

2020년 F/W 오프화이트 컬렉션에선 텅 빈 런웨이 위로 강렬한 레드 컬러의 포르쉐 스포츠카가 등장했다. 사실 런웨이와 자동차는 다소 생소한 조합이지만, 스포츠카는 스트리트 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그의 아이덴티티를 드러내기에 가장 완벽한 오브제였다. 이처럼 스포츠카는 미국 힙합에서 빼놓을 수 없는 상징적 요소로, 스트리트 브랜드는 유독 자동차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미국 스트리트 브랜드의 상징인 슈프림은 최근 람보르기니와 협업한 컬렉션을 공개했다. 레이서가 연상되는 점프슈트, 재킷, 티셔츠, 스케이트보드, 비니 등 다양한 아이템으로 구성한 캡슐 컬렉션은 람보르기니를 상징하는 네온 컬러를 메인으로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에르메네질도 제냐 또한 마세라티와 손잡고 두 가지 디자인의 새로운 자동차인 제냐 펠레테스타 에디션을 새롭게 선보였다. 에르메네질도 제냐와 마세라티는 모두 이탈리아 브랜드로, 오랜 시간 파트너십을 이어왔다. 새롭게 탄생한 이번 에디션은 잘 짜인 가죽을 뜻하는 이탈리아어 펠레테스타(pelletessuta)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차량 내부를 특별한 방식으로 제작한 가죽으로 장식했다. 에르메네질도 제냐가 지닌 가죽에 대한 섬세한 기술력과 장인정신을 드러내는 경로로 자동차라는 특수한 아이템을 선택한 것이다.

6 여러 대의 클래식 카가 등장한 던힐의 시즌 캠페인.

7 2020년 F/W 오프화이트 런웨이.

한편 브랜드의 정체성을 대변하기 위해 자동차를 또 다른 방식으로 활용한 브랜드로 보테가 베네타와 던힐이 있다. 지난 2019년 F/W 시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다니엘 리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보테가 베네타의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기 위해 퓨어 골드 컬러의 스포츠카를 전복시키는 파격적 이미지로 패션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런 시도에서 영감을 받아 던힐은 2020년 S/S 캠페인에 여러 대의 클래식 카를 등장시켰다. 특유의 모던하면서 군더더기 없는 실루엣은 브랜드가 지향하는 패션 또는 라이프스타일을 제3의 언어로 구현한 듯하다. 이처럼 패션계는 이동 수단 특유의 터프함과 매끈함 그리고 스피드에 대한 사랑을 각자의 방식으로 선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디자이너들은 자신의 영감을 패션으로, 때로는 예술 작품으로 구체화했고 이제 그 영역을 점차 넓히고 있다. 더 이상 한 사람의 크리에이티브가 한 분야에 국한되지 않는 시대, 앞으로 패션계의 넘치는 창의력이 이동 수단을 넘어 과연 어디까지 확장될지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에디터 박원정(wj@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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