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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이 담긴 예술을 느끼고 싶다면, 피카프로젝트

피카프로젝트 송자호 공동대표는 예술적 전략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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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 해링의 작품은 키스 해링 재단에서 직접 받아왔어요. 장 샤를 카스텔바작과 평소 친하게 지내는데, 그의 사촌 집안에서 키스 해링 재단을 운영한다는 걸 알게 됐죠. 운이 좋았어요. 앤디 워홀의 작품은 그의 어시스턴트가 소장하던 거예요. 작가와 진심으로 소통해서인지 네트워킹이 괜찮은 편입니다. 덕분에 좋은 작품을 다이렉트로 접하고 있죠.” 앤디 워홀과 제임스 클레어를 시작으로 데이비드 호크니, 요시토모 나라 까지 피카프로젝트 송자호 대표는 피카갤러리에 걸린 모든 작품을 차근차근 설명해주었다. 인터뷰하기 전까지만 해도 앳된 얼굴의 젊은 큐레이터라고만 짐작했다. 하지만 선뜻 말하기 어려운 작품 매입 과정을 공개하며 열띤 대화를 주도하는 그는 큐레이터를 넘어 도전적인 예술 애호가였다.

그리는 게 좋아 순수 미술을 전공했지만, 그의 마음 한구석에는 늘 기획을 향한 막연한 호기심이 있었다고 한다. 고등학생 때 경험한 갤러리 인턴이 도화선이 되었고, 본격적으로 기획과 컬렉팅으로 노선을 틀었다. 지난해 열린 존 버거맨의 개인전 <슈퍼스타 존 버거맨>은 그가 벌인 여러 프로젝트 중 하나다. 그리고 올해 초, 성해중 대표와 함께 런칭한 피카프로젝트로 이력에 방점을 찍었다. 피카프로젝트는 가치가 높은 유명 작품을 여럿이 함께 구매해 공유하는 플랫폼이다. “작품을 들이는 데에는 마음이 먼저 동해야 하죠. 그래서 피카프로젝트는 대중에게 친숙한 유명 작품을 주로 소개합니다. 지금까지 앤디 워홀, 트레이시 에민, 웨민쥔과 카우스, 키스 해링과 함께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죠”라고 그가 짧은 설명을 덧붙였다.

1 앤디 워홀의 ‘Bunny’.
2 카우스의 ‘Companion(Open Edition)’.

그렇다고 그가 작품을 투자 가치로만 바라보는 건 아니다. 그는 언제나 예술을 진심으로 대해왔다. 컬렉터, 기획자와 허물없이 지내며 현장 경험을 쌓았고, 작가를 만나겠다는 일념 하나로 전시장에서 하염없이 기다린 적도 있다. “어릴 때부터 예술에 호감이 갔어요. 자연스레 개인 컬렉션을 구축하게 됐죠. 그때 알게 된 컬렉터와 작가들이 안목을 키우라는 조언을 많이 해줬는데, 그 말을 항상 마음에 새기고 있었어요. 그래서 작가와 커뮤니케이션을 탄탄하게 구축하고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하는 것을 소홀히 하지 않고 있습니다. 요즘은 우고 론디노네와 앨릭 모노폴리에 눈길이 가요. 제겐 작품만큼 작가도 중요하거든요. 작가도 하나의 콘텐츠니까요. 자신을 얼마나 잘 메이킹하는지, 어떤 철학을 가졌는지 그리고 대중에게 얼마나 진심을 보이는지 유심히 살피죠.”

그 순간 그의 사무실 한쪽 벽을 빼곡히 채운 메리 코스, 케니 샤프 등 한국에서 쉽게 볼 수 없는 희귀 도록이 눈에 들어왔다. 작품과 마찬가지로 도록 또한 작가와 현대미술에 대한 진심 어린 애정이 있어야 구매하기 마련. 좋은 도록이 많다는 말에, 작가를 연구하기 위한 것이라며 미소 짓는 그의 얼굴에서 다시 한번 진실한 마음이 엿보였다.

피카프로젝트에서 진행하는 기획 전시, 프로젝트, 행사 등이 열리는 피카갤러리의 내부 전경.

예술이 주는 감동을 너무도 잘 알기에 더 많은 사람이 이 기쁨을 누렸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인터뷰에서 가장 많이 나온 주제는 ‘예술의 대중화’였다. 대중화라는 키워드는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 정의가 다른 법이다. 그렇다면 송자호 대표가 생각하는 대중화란 무엇일까? 그는 K-팝, 영화, 드라마, 스포츠 등 여러 장르에서 한국의 위상이 높아진 요즘, 미술이 예외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일념으로 우리나라에도 앤디 워홀이나 장 미셀 바스키아처럼 스타성을 지닌 작가를 배출할 가능성과 전국민적으로 예술을 향유하는 분위기를 조성할 방안을 꽤 오랫동안 궁리하다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지금까지 기획한 전시에 포토 존 같은 열린 공간을 마련한 것도 관람객이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예술을 더 친숙하게 느끼길 바라서다. 앞으로는 굳이 미술관이나 갤러리, 아트 페어에 가지 않아도 어디서나 작품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려 한다.

구상 중인 사업도 여럿이다. 피카갤러리에서 국내외 작가의 기획전을 개최하고 공간도 2호점, 3호점으로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6월에는 강남에 위치한 카페 알베르 1층에 ‘피카 엑스 랩’을 마련, 커피를 마시며 10억 원대 작품을 무료로 관람하도록 할 예정이다. “예술이 대중의 삶에 스며들었으면 해요. 피카프로젝트는 이러한 일에 앞장서는 기업이죠. 단지 미술품 공유 플랫폼이 아니에요. 피카갤러리를 시작으로 갤러리 카페, 아트 캠페인, 아트 센터, 뮤지엄, 아트 엔터테인먼트 등 하나의 단단한 아트 그룹으로 키우고 싶습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미술계에 잠시 브레이크가 걸렸지만, 온라인과 오프라인 플랫폼을 동시에 운영하는 피카프로젝트는 여전히 순항 중이다. 온라인에서는 지속적인 펀딩을 열고 오는 6월에는 피카갤러리에서 자선 전시를 개최한다. 참여 작가는 비틀스의 링고 스타, 골퍼 신지애, 감독 이사강 등으로 여러 분야 인사를 초대해 미술을 다각도로 살펴보고자 한다. “이번 자선 전시도 미술의 대중화를 꾀하려는 목적으로 기획했어요. 계획을 세우면 곧바로 실행하는 타입이거든요. 도전적이라고들 많이 말해주시지만, 이런 저를 좋지 않게 보는 시선도 분명 있을 거라 생각해요. 한편으론 걱정도 많아요.(웃음) 하지만 빛을 강하게 내려면 그만큼 그림자도 짙어진다고 믿습니다. 미술의 대중화라는 뚜렷한 목표 의식을 가지고 그것을 이뤄내기 위해 무엇이든 하려 합니다.”

에디터 이효정(hyojeong@noblesse.com)

사진 안지섭(인물) 사진 제공 피카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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