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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쓸모 있는 2020년 소비 트렌드

조회수 2020. 2. 12. 15:0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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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소비욕을 자극할 2020 소비 잡학 사전.
1 다양한 성 정체성을 상징하는 무지개를 활용한 나이키의 비트루 컬렉션.
2 집에서 쉽게 요리할 수 있도록 재료를 손질한 밀키트 제품, 쿡킷. 장 보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하루에 단 한 번도 소비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배를 채우려면 음식, 어딘가로 이동하려면 기름, 카페에 앉아 휴식을 취하려면 커피라도 사야 한다. 물론 이 모든 건 소비해야만 얻을 수 있다.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간다는 말은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현대사회에서는 자의든 타의든 무언가를 꾸준히 소비해야 한다. 2012년 영국의 역사학자 프랭크 트렌트먼이 “소비하는 인간 호모 컨슈머스(Homo Consumus)가 만드는 인간 호모 파버(Homo Faber)를 대체했다”라고 말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사람들이 찾지 않으면 시장에서 사라지고, 인기를 얻는 건 트렌드를 형성해 한 사람의 선호도까지 바꾼다. 덕분에 몇 가지 소비 키워드만 꿰고 있으면 한 해를 이끌어나갈 굵직한 흐름을 금세 파악할 수 있다. 그렇다면 2020년, 국내외를 이끌어갈 소비 키워드는 어떤 것이 있을까.

설립 2년 만에 20억 달러의 가치를 지닌 회사로 성장한 스티치 픽스의 뉴욕 옥외 광고.

For All Living Things

푸른 하늘을 본 게 언제인지 가물가물할 정도로 뿌연 나날의 연속이다. 미세먼지와 기후변화 등 병든 지구의 모습이 눈앞에 보여서일까. 그동안 일회용 플라스틱과 비닐을 마구잡이로 사용했다면 요즘 소비 트렌드는 ‘환경’을 생각하는 방향으로 번지고 있다. 우선 플뤼그스캄(flygskam)을 살펴보자. 극심해지는 기후변화 속에서 서구권을 중심으로 온실가스의 주범이자 지구에 많은 탄소 발자국을 찍는 비행기 탑승을 줄이고 기차와 고속 열차를 타자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물론 기차가 비행기보다 탑승 시간이 훨씬 오래 걸리고, 웬일인지 티켓 가격도 더 비싸다. 그럼에도 플뤼그스캄의 열풍이 거센 건 기차의 탄소 배출량이 비행기의 8분의 1 수준이기 때문이다. 플뤼그스캄은 특히 유럽에서 움직임이 활발하다. 영국의 ‘플라이트 프리 2020(Flight Free 2020)’ 캠페인은 2020년까지 10만 명에게 비행기를 타지 않겠다는 서명을 받을 예정이며, 덴마크 신문 <폴리티켄(Politiken)>은 해외 출장 시에도 기차를 타도록 권장한다. 실제로 효과도 있다. UBS에 따르면, 플뤼그스캄의 영향으로 독일, 프랑스, 영국의 취항 항공편 수가 21% 감소했으며, 스웨덴 내 10개 공항을 소유한 스웨다비아도 공항 이용객이 줄어든 이유를 플뤼그스캄이라 들었다. WWF도 기후변화를 막고자 사람들이 비행기 탑승을 줄였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한 만큼 비행기보다 기차를 타는 움직임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분단으로 인해 섬과 다름없는 우리나라는 해외여행 시 비행기 외 선택의 여지가 없지만, 서울과 부산을 오갈 때 기차를 탈 수 있으니 완전히 다른 세상 이야기는 아니다.

반려동물 인구 1000만을 돌파한 만큼 무언가를 소비할 때도 동물을 생각하는 마음이 앞서는 요즘이다. 그 마음은 고스란히 소비로 반영, 크루얼티프리(cruelty-free)라는 흐름을 만들었다. 동물성 성분을 사용하지 않는 채식(vegan)보다 더 넓은 범위로 인간을 위한 제품 연구 개발에서 동물실험을 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즉 동물에게 학대를 가하는 모든 물품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것. 크루얼티프리를 실천하는 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제품에 크루얼티프리 인터내셔널(Cruelty Free International), PETA(The People for the Ethical Treatment of Animals), CCF(Choose Cruelty Free) 로고가 있는지 확인하면 그만이다. 크루얼티프리는 주로 뷰티 제품 소비자에게 인기 있는데, 영국의 한 조사에 따르면, 화장품 구매자 중 35%가 크루얼티프리 제품을 구매한다고. 뷰티에 크루얼티프리가 있다면 패션계는 트렌디한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 is the new black)을 주목한다. 미국의 여러 브랜드가 2020년 패션 트렌드를 지속 가능성으로 들면서 재생 소재로 만든 제품을 출시하거나 의류 재활용에 앞장서고 있다. 의류 렌털 서비스 ‘스티치 픽스(Stitch Fix)’와 ‘렌트 더 런웨이(Rent the Runway)’가 소비자에게 각광받는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등극했다. 미국의 소비자는 계절마다 옷장 속을 바꾸며 쓰레기를 만드는 대신 옷을 빌려 입는 걸 선호한다. 이왕이면 환경에 도움 되는 방향으로 돈을 쓰자는 것이 2020년의 추세다.

뷰티 브랜드 러쉬와 환경 운동 단체 크루얼티프리 인터내셔널은 인간을 위한 동물실험을 반대한다.
편리미엄의 대표적 예시로 언급되는 마켓컬리와 세탁특공대.

Focus on Myself

살아가면서 생필품만 구매한다면 많은 소비는 불필요하다. 소비가 빛을 발하는 순간은 기호품을 구매할 때로, 소비는 문화를 형성하고 한 사람의 아이덴티티까지 가늠하게 한다. 미국의 경제학자 소스타인 베블런이 발표한 자신의 부를 드러내는 데 목적을 둔 ‘과시적 소비’와 소비를 통해 개인의 사회적 지위를 뽐낸다는 유한계급 이론도 소비는 단지 ‘돈을 쓰는 행위’에 그치지 않음을 보여준다. 최근 등장한 미닝 아웃(meaning out)은 소비를 통해 자신의 사회적 신념, 가치관, 정체성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일종의 소비자 운동이다. 사회적 기업의 물건을 구매해 브랜드의 행보를 지지하거나 특정 슬로건이 적힌 티셔츠를 착용함으로써 자신의 신념을 드러내는 것과 불매를 통해 반감을 표하는 행위가 여기에 포함된다. 또 SNS가 발달한 만큼 무엇이든 보여주고 드러내는 게 중요해졌다. 그래서 소비자는 물건 하나를 사더라도 자신의 가치관을 드러낼 수 있는지를 검토한다고. 이 트렌드는 물건을 통해 나의 가치관을 드러내기에 소비재로 한 개인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패션과 궁합이 좋다. 여성의 주체성을 드러낼 수 있는 디올의 ‘We Should All be Feminists’ 프린트 티셔츠와 다양한 성 정체성을 지지하는 나이키의 비트루(BeTrue) 컬렉션, 아디다스의 프라이드 팩(Pride Pack)이 대표적 예다.

소비가 나의 정체성, 개인에게 밀착되면서 편리함도 주요 트렌드로 떠올랐다. 식자재를 집 앞까지 배달해주는 ‘마켓컬리’, 손질된 식자재가 담긴 CJ제일제당의 밀키트(meal kit) ‘쿡킷’ 등 우리나라에서는 돈을 더 들여서라도 시간과 노력을 줄여주는 상품을 택한다는 뜻의 신조어 편리미엄이 탄생했다. <포브스> 또한 2020년 소비자를 대변할 키워드로 제품 보다 서비스(service over product)를 꼽았다. <포브스>는 소비자들이 한층 젊어진 것을 이유로 들며 앞으로 1년간 제품 위주의 시장이 서비스 위주로 전환될 거라 예측했다. 새로운 제품과 기술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시대는 지났다. 경험이 중심으로 떠오른 지금, 소비자에게 각인되려면 매력적인 서비스와 콘텐츠로 제품을 포장해야 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에디터 이효정(hyojeong@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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