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부산국제영화제, 5편만 봐야한다면?

조회수 2019. 10. 8. 16:2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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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일부터 12일까지 상영될 85개국 303편의 영화들 중 5개의 작품을 골랐다.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시작됐다. 올해는 이전과 다르게 영화제의 주요 프로그램이 해운대 비프(BIFF) 빌리지가 아닌 영화의 전당과 남포동, 부산시민공원 일대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한국 영화 100주년을 맞아 ‘한국영화 100년사, 위대한 정전 10선’ 등 특별전이 마련되었다. 또 관객이 직접 만드는 영화제 속 영화제, ‘커뮤니티 비프’가 공식 출범하는 등 다양한 변화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물론 가장 기대를 모으는 것은 열흘간 상영될 영화들이다. 역대 최다인 월드 프리미어 120편,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30편을 초청한 것과 더불어 넷플릭스 영화와 아시아 여성감독의 작품에 주목하는 등 한층 풍성한 결을 꾀한 것. 303편의 영화 중 개막작과 폐막작을 포함해 주목해야 할 5개의 작품을 소개한다.

1. 말도둑들, 시간의 길

한 가정의 아버지가 말도둑들에 의해 살해당한다. 남은 가족은 마을을 떠나기로 결심하고 이사를 준비하는데, 말 타는 법을 배운 아들이 말도둑들과 마주친다. ‘말도둑들, 시간의 길’은 넓은 초원 위의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수 십 마리의 말을 몰아가는 긴박한 장면에 말도둑들과의 스펙터클한 결투가 더해져 카자흐스탄 버전의 ‘서부극’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작품이다. 예를란 누르무함베토프 감독이 리사 타케바 감독과 공동으로 연출했으며 이번 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되었는데, 예를란 누르무함베토프는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뉴 커런츠상을 수상한 감독으로, 이번 영화를 통해서 중앙아시아 영화의 높은 완성도를 즐기는 것과 더불어 아시아의 신인 감독을 육성한다는 영화제의 기조까지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2. 더 킹: 헨리 5세 The King

부산국제영화제는 넷플릭스의 작품들도 적극적으로 포용해 화제가 되었다. 그 중심에 있는 작품이 바로 ‘더 킹: 헨리 5세’로, 온라인 예매가 오픈 된지 1분 30여초만에 매진이 되는 기염을 토했다. 왕위 계승을 원치 않아 왕실 생활을 버리고 백성들 속에서 살아가는 잉글랜드 왕자 할. 그러나 폭압적인 아버지가 사망하자 할은 왕위에 올라 헨리 5세가 되어 이전에 그토록 벗어나고자 했던 삶을 받아들이게 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호주를 대표하는 영화 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데이비드 미쇼가 연출, 존 팰스타프를 연기한 조엘 에저튼이 공동으로 시나리오를 썼으며, 할리우드의 신예 배우 티모시 살라메가 할의 역할을 맡았다. 넷플릭스 영화 최초로 갈라 프레젠테이션에 초청되어 주요 출연진과 제작진이 직접 내한할 계획이라고. 

3. 쏘리 위 미스드 유 Sorry We Missed You

올해는 ‘아이콘’이라는 섹션이 처음으로 등장했다. 이는 지역의 구분 없이 거장 감독의 신작을 소개하는 장으로, 총 19개의 작품이 이름을 올렸다. ‘쏘리 위 미스드 유’는 두 차례의 황금종려상을 포함해 칸에서만 5개의 상을 받은, 영국의 소셜리스트 리얼리즘을 대표하는 거장 켄 로치의 작품. 금융위기 이후 빚에 쫓겨 힘든 삶을 살던 주인공이 택배회사에서 일을 시작한 후 그와 가족들이 겪는 변화를 그리며,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해도 빚에서 벗어날 수 없는 왜곡된 노동현실과 정보기술의 발달로 인해 기계화된 노동 문제를 지적한다. 이번 작품을 통해 블루칼라의 시인이라 불리는 감독이 은퇴 선언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카메라를 들어야 했던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4. 페뷸러스 Fabulous

‘페뷸러스’는 퀘벡의 1세대 유튜버로 영상 작업을 시작한 이후, 첫 단편 ‘싱글’을 통해 칸을 포함한 여러 영화제에서 초청을 받은 멜라니 샤르본느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이다. 작가, SNS스타, 페미니스트 운동가인 세 친구가 젊은 세대라면 경험할 수 밖에 없는 혼돈을 겪으며 우정을 시험 받는 모습을 보여준다. 온라인에서의 활동으로 가치가 결정되는 사회에서 젊은이들이 맞닥뜨리는 모순을 표현했는데, 여성감독이 직접 20대 여성과 SNS에 관한 이야기를 생생하게 담아냈음은 물론, 독립 영화이지만 오락성과 예술성을 겸비했다. 경쟁 부문인 플래시 포워드 섹션에 초청되었으며, 관객상을 두고 12편의 작품과 경쟁을 할 예정이다. 

5. 윤희에게

단 둘이 살고 있는 모녀. 고등학생 딸은 우연히 엄마에게 온 편지를 읽고 그녀가 한평생 숨겨온 비밀을 알아챈다. 엄마의 마음을 지금이라도 달래주기 위해 떠난 여행에서 이들은 화해의 길로 들어서고, 추억도 쌓아나간다. 이번 영화제의 폐막작 ‘윤희에게’는 전작 ‘메리크리스마스 미스터 모’를 통해 유머러스하면서도 감동적으로 죽음이라는 문제를 다뤄 주목 받았던 임대형 감독의 작품으로, 이번에는 소박하고 애틋하게 사랑의 상실과 복원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감독은 집필 당시부터 주연배우 김희애를 떠올렸는데, 배우가 표현한 ‘윤희’와 감독이 상상한 ‘윤희’가 소름이 돋을 정도로 일치했다고. 임대형 감독과 배우 김희애의 조합으로 완성될 역대급 감성 멜로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에디터 손현지(프리랜서) 사진 출처 biff.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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