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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본행 야간열차> 속을 걷는 여행

여행 작가이자 노마드 워커 이정미가 리스본에서 보낸 한 달 동안 걸었던 곳은 <리스본행 야간열차>에서 스쳤던 공기의 밀도가 높은 풍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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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째 이어오고 있는 취미가 있다. 바로 감명 깊게 본 영화의 촬영지를 찾아다니는 일. 여행 전 미리 스틸 사진을 인화해 떠나 실제 촬영지를 배경으로 영화 속 장면을 함께 담아 온다. 3인칭 관객의 시점에서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변화하는 순간의 근사한 기분은 이 취미가 가진 가장 큰 매력이다. 작년 겨울 포르투갈로 한 달 살기를 떠나면서는, 고전문헌학 교사로 일하며 무료한 삶을 살던 중년 남성 그레고리우스가 우연히 얻게 된 책 한 권에 이끌려 리스본을 여행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리스본행 야간열차>의 촬영지를 찾아가 보기로 했다. 그가 작가 아마데우의 흔적을 좇아 리스본을 누볐듯, 나도 그레고리우스의 발자국을 따라 리스본을 걸었다.

프린시페 플라티론 부티크 : 그레고리우스가 머물렀던 호텔

그레고리우스가 머물렀던 실바 호텔 건물은 리노베이션을 거쳐 ‘프린시페 플라티론 부티크(Principe Flatiron Boutique)’라는 이름의 B&B로 운영되고 있다. 정면의 창문은 왜인지 사라져 있었지만, 꽤 커다란 차도 덜컹거리게 만드는 나선형의 돌길은 여전했다.

아우구스타 거리 195번지 : 셔츠를 구입한 양장점

의문의 여인이 남기고 간 책과 빨간 코트만 달랑 손에 들고 리스본으로 떠나온 그레고리우스가 여행 초반부 여벌의 셔츠를 구입하기 위해 들른 양장점. 아우구스타 거리 195번지에 위치해 있다. 원래 영화에서처럼 양장점으로 운영되고 있었으나, 문을 닫은 듯 했다. 맞은 편의 에그타르트 맛집 ‘나타 드 리스보아(Nata de Lisboa)’에 들를 때마다 예의주시 했지만 열려있는 날이 없었다. 굳게 닫힌 상점 앞에선 두 눈을 모두 잃은 거리의 악사가 매일같이 하모니카를 연주하고 있었다.

알칸타라 전망대 : 포스터 속 그곳

바이후 알투 지구의 알칸타라 전망대는 리스본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장소다. 그레고리우스가 벤치에 걸터앉아 책을 읽던, <리스본행 야간열차> 포스터 속 바로 그곳이기도 하다. 숙소가 근처에 있었던 터라 밤낮으로 전망대를 지나곤 했는데, 벤치에 앉아 책을 읽는 중년의 남성을 발견할 때마다 자연스레 그레고리우스가 떠올랐다.

산타 카타리나 전망대 : 아마데우가 운영하던 병원이 있는 장소

바이후 알투 아래쪽 치아두 지구에 위치한 산타 카타리나 전망대 또한 <리스본의 야간열차>에 자주 등장한다. 아마데우가 운영하던 병원 건물이 이곳에 있기 때문. 과거 백작이 거주하던 곳이었으며, 지난 2017년 공사를 거쳐 5성급 럭셔리 호텔인 ‘베라이드 팔라씨오 드 산타 카타리나(Verride Palácio de Santa Catarina)’로 재탄생했다. 공사 당시 촬영지가 사라질까 걱정하던 영화 팬도 있었지만, 오히려 영화 속 장소에서 하룻밤 머무를 기회가 생긴 것.

산타 아폴로니아 역 : 그레고리우스와 마리아나가 작별 인사를 나누던 곳

리스본에서의 여정을 마친 그레고리우스가 다시 스위스로 돌아가기 위해 찾은 기차역. 천장의 모양부터 시계의 위치까지 변함이 없어 영화 속으로 걸어 들어온 듯한 기분을 한껏 누릴 수 있다. 리스본에서의 시간은 과연 그를 얼마만큼 변화시켰을까? 그는 결국 리스본에 남았을까, 베른으로 돌아갔을까? 그레고리우스와 마리아나가 마주 보고 서 있던 자리를 바라보며 영화가 끝난 뒤의 이야기를 잠시 상상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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