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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가 추천하는 소맥 제조법 6

한 잔의 소맥에도 이토록 다양한 사연과 비법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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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하자면, 나는 소맥을 즐겨 마시지 않는다. 소주 본연의 맛을 즐기는 걸 가장 좋아하는 까닭이다. 소주를 단독으로 마실 땐 깊은 맛과 깔끔한 향을 마음껏 즐기기 위해 일부러 미지근한 상태에서 마시는데, 가끔 목이 마르고 청량감이 당길 땐 할 수 없이 차가운 탄산수 혹은 맥주를 첨가한다. 비율은 소주 1, 맥주 1. 한라산 소주 오리지널로 만든 소맥에는 회를, 올래로 만든 소맥에는 고기를 곁들여 궁합을 맞춘다. 

_ 현재웅(한라산 소주 대표)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한 20년 전, 지금은 고인이 된 윤정진 셰프에게 가장 맛있는 낮술과 소맥을 배웠다. 비 오는 날이면 늘 스태프 밀로 부침개와 삼겹살 그리고 소주와 맥주를 4:6으로 섞은 소맥이 상에 올랐다. 그 한잔의 소맥은 서로를 이어주는 술 그 이상이었다. 지금은 그때처럼 4:6 소맥을 즐기지는 못하고, 낮술도 꿈같은 얘기다(일하면서 혼잣말처럼 팀원에게 낮술 먹고 싶다고 중얼거리기는 한다). 대신 일을 끝낸 늦은 밤, 화요 25%와 맥주를 3:7로 섞은 화맥을 혼술로 종종 홀짝인다. 매운 청양고추 약간, 새우젓 양념을 넣고 익힌 새우젓등갈비찜을 곁들이면 맛이 더욱 좋다. 물론 비 오는 날이면 아이처럼 “야, 비온다!” 하고 외치던 고인과 함께 마신 소맥 한잔에 비할 순 없다. 

_ 김병진(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 ‘가온’ 총괄 셰프)


한식주점 락희옥의 소맥을 만나기 전까지 내게 소맥은 다 같은 술이었다. 수준 높은 제철 한식 요리로 푸디들 사이에 인기가 높은 락희옥 메뉴판에는 ‘소맥’이 버젓이 올라 있다. 심지어 사장이 직접 말아준다. 일품진로와 맥스 생맥주의 기막힌 조합은 전에 알던 소맥과는 완전히 다른 맛을 내는데, 특히 구운 팝콘 향이 나는 듯 그윽하고 진한 풍미가 특징이다. 인생 소맥을 만난 이후 종종 일품진로와 맥스의 조합으로 그 맛을 흉내 내보지만, 아직도 락희옥의 그것에는 못 미친다. 아마도 평생 그 오리지널에는 도달할 수 없을 것 같다. 

_ 전희란(에디터)


소맥을 만드는 데도 정도(正道)가 있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응당 그렇다고 답한다. 근사한 술자리를 만들기 위한 소맥 칵테일 제조의 세 가지 원칙은 다음과 같다. 첫째, 깨끗한 잔을 사용할 것. 이물질이 묻은 잔은 탄산 생성을 막아 맛을 떨어뜨린다. 둘째, 기주인 소주 한 잔을 먼저 넣는다. 소주를 나중에 부으면 바닥에서부터 제대로 섞이지 않아 시원한 청량감과 알싸한 단맛을 느끼기 어렵다. 마지막으로 최대한 거품이 나지 않도록 유의하며 소주 세 배 분량의 맥주를 따른다. 모든 준비가 끝났다. 베토벤 교향곡 9번 4악장만을 기다려온 트라이앵글 연주자의 심정이 이럴까? 젓가락을 들고 시원하게 잔을 빗겨 친다. 청아한 소리와 함께 거품이 차오르면 잔을 들고 합창. “위하여!” 

_ 박장열(노포 전문가, 스튜디오 매치포인트 대표)


걷기에는 조금 멀고 차를 타기에는 너무 가까운 장소에 가야 할 때를 고민하는 것처럼, 소주는 너무 뜨겁고 맥주는 지나치게 상쾌하게 느껴질 때 소맥만큼 그 마음을 달래주는 술도 없다. 주 업무인 커피를 만들 때와는 달리, 소맥은 비율에 크게 상관하지 않고 양 자체를 한 번에 ‘쭈욱’ 들이켤 수 있는 정도로 만들어 마시곤 한다. 대략 맥주잔의 5분의 2 분량이 한 번에 털어 넣기 딱 좋은 양이다. 술집에 가면 주문한 안주가 나오기 전에 소맥을 식전주 삼아 한두 잔 마신다. 그런 다음 기본 반찬을 곁들이면 순간적으로 술자리로 빨려 들어가는 기분이다. 진하면 진한 대로, 부드러우면 부드러운 대로 소맥은 근사한 음주감을 느낄 수 있다. 

_ 임성은(헬카페 대표)


호텔에서 일하다 보면 다양한 여행자와 맞닥뜨린다. 하루는 미국인 여행자가 내게 치맥의 의미를 물었고, 한참 동안 치맥을 설명하다 소맥으로까지 이어졌다. 소맥 맛이 궁금하다는 미국인의 말에 만들게 된 것이 지금의 소맥 칵테일로 자리 잡았다. 하이볼 글라스에 화요 xp 한 샷을 먼저 넣고 맥파이와 함께 만든 찰스 H 맥주인 뉴요커 맥주를 바로 따른다. 여기서 관건은 맥주 안에 녹아 있던 탄산이 충분히 활성화될 수 있도록 글라스의 70%는 맥주를, 나머지 30%는 거품으로 채우는 것! 오크통에서 숙성시킨 위스키 본연의 맛과 향을 지닌 화요 xp와 위스키 베이스의 칵테일을 재해석한 뉴요커 맥주는 ‘위스키’라는 공통분모 아래 탁월한 조화를 보여준다. 

_ 윤영휘(포시즌스호텔 서울 찰스H 헤드 바텐더)


소맥 제조에 별다른 게 있을까 싶을 땐 ‘참작(參酌)’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된다. ‘정상참작’은 ‘각자의 사정을 헤아려 술을 알맞게 따라주는 것’에서 유래한 단어다. 개인적으로는 소맥을 만들 때 소주 맛이 지나치게 두드러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소주잔의 절반, 그리고 맥주잔에 적힌 브랜드명의 중간까지 채워 마신다. 좀 더 복잡한 풍미를 즐기고 싶을 땐 문배주, 감홍로, 추성주 등 증류식 소주를 이용한다. 문배주는 좁쌀과 수수를 발효시켜 증류한 술로 문배를 넣지 않고도 문배나무 향이 난다. 소주 반 잔을 맥주잔에 붓고 맥주를 잔의 절반 정도 채우면 문배의 그윽한 향에 청량감이 더해진다. 다양한 한약재를 첨가한 감홍로는 문배주와 비슷한 비율로 만들고, 알코올 도수가 25도인 추성주는 소주잔 3분의 2를 따른 뒤 맥주잔 절반을 채우면 맥주에 녹아 약재 향이 일품이다. 

_ 이지아(전통주 양조자, 수수보리 아카데미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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