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압적인 취재가 한 사람의 일상을 무너뜨렸다

조회수 2020. 3. 30. 18:2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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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도 못하고 잠을 설친 A씨는 현재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담배도 피우고 산책할 겸
집을 나와 배회하던 중
남성 두 명이 날 따라왔다.

한명은 카메라를 들었고,
‘A씨 인가요?’
다른 한명이 물었다.

‘그렇다’고 하자
다시 물었다.

‘박사라고 아시나요?’
출처: gettyimagesbank

A씨에게 날벼락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지난 3월18일 오후 2시경

SBS 그것이 알고 싶다(그알)

취재진이 찾아와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의

주범으로 알려진

‘박사’에 대해 물었는데요.

출처: 미디어오늘

제작진은 A씨에게

박사를 아는지, 돈을 받기 위해

암호화폐 지갑 주소(은행계좌에 해당)를

‘박사방(텔레그램 성착취방)’에 올린건지,


박사랑 글쓰거나 그림 그리는 방식이

비슷하다는 식의 질문이 이어졌고


A씨는 카메라 앞에서

‘박사를 모른다’고 답변했습니다.

출처: gettyimagesbank

사건 내용을 정리해보면

이러한데요.


‘그것이 알고싶다’ 측에 따르면

조주빈씨가 운영하던 박사방에

지난 9일 암호화폐 주소가 

몇 개 올라왔는데


이 중 하나가

A씨 비트코인 주소였다는 것이죠.

출처: gettyimagesbank

박사방 참가자들은

성착취물 대가로

암호화폐를 지급하는데


보통 운영자가 1:1 채팅방을 열어

주소를 주고 암호화폐를 받지만


이례적으로

경찰 수사망이 좁혀오던 이 시기

단체방에 주소들이 올라온 것입니다.

출처: pixabay

그알 취재진은

이방에 올라온 주소 중

하나라는 이유로


A씨를 박사의 공범자 내지

‘진짜 박사’로 추정했는데요.


SBS ‘그것이 알고 싶다(그알)’ 제작진은

A씨를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 주범인 

‘박사(조주빈)’의 공범자로 확정해 

강압적으로 취재를 했고  

이런 취재 내용이 담긴

방송 예고편을 공개했습니다.

출처: SBS 그것이 알고싶다 예고편 갈무리

A씨는 제작진에게 수차례 해명했지만

제작진은 10일 이상 A씨를 범죄자로 봤고,

이런 내용의 방송 예고편을 공개했는데요. 


A씨가 억울한 마음에

지난 25일 오후

법원에 방송금지가처분을 신청했고,


26일 오전 미디어오늘이

그알 제작진 취재를 시작하자


담당 PD는

‘A씨를 공범자(가해자)가 아닌

암호화폐 지갑주소(은행계좌에 해당)를

도용당한 피해자로

방송 방향을 바꿨다’고 말했습니다.

출처: 그것이 알고싶다 홈페이지

예고편이 방송된 후

본방송까지 10일간


A씨는 성착취 범죄자로 오해 받으며

일상을 잃었는데요.

출처: gettyimagesbank

결론만 보면

그알 측은 A씨를

성착취방 공범자로

방송하지는 않았지만


방송에 나가지 않으면

괜찮은 것일까요?

출처: gettyimagesbank

언론인의 취재 태도만으로

끔찍한 피해를 준

‘그것이 알고싶다’의 취재 과정.

출처: SBS 그것이 알고싶다 예고편 갈무리

그알 제작진은

A씨를 취재한다며

A씨 사무실 옆방을 얻어 잠복하는 등

4일간 A씨를 미행했습니다.


이를 뒤늦게 알게 된 A씨는

“엘리베이터 올라가면

누가 서 있을 것 같고,

누가 공구상자를 들고 가는데

그게 카메라로 보인다”며

트라우마를 호소했죠.

출처: pixabay

A씨는 먹지도 자지도 못하다

SBS 취재 일주일 만에

정신과 약을 처방받아 먹으며

일상이 완전히 무너졌는데요.


그는 “방송 이후

비난과 신상노출 등이 두려워

SNS에 꾸준히 기록해온

아이들 사진을

백업도 못한 채 다 지웠다”며


“지우면서 이걸 왜 하는지

참 초라했다”고 말했습니다.

출처: gettyimagesbank

그알 PD는 18일 A씨 취재 당시

경찰의 압수수색 가능성을 거론하며

그알이 취재한 자료를

서울지방경찰청에 넘기면

곧 수사가 시작될 거라고 했는데요.


A씨는 서울청을 찾아

자신에 대한 수사가 시작했는지

확인해봤습니다.

출처: gettyimagesbank

23일 수사관과 A씨 통화 내역을 보면

서울청은 A씨를

수사 대상으로 보지 않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압수수색’, ‘수사 가능성’이

모두 근거 없는 협박이었던 셈입니다.

출처: SBS 그것이 알고싶다 예고편 갈무리

‘그것이 알고싶다’의

무분별한 취재가


한 사람과 일생을 무너뜨렸습니다.

출처: 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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