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즈존' 논란, 언론이 만들고 키우다
우와! 겨울왕국2 개봉했다!!
당장 보러 가야지!!!
지난 11월21일 개봉한
디즈니 만화영화 ‘겨울왕국2’
인기가 정말 많은데요.
그런데 정작
‘겨울왕국2’ 영화 내용이 아닌
관람 태도와 관련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포털 사이트를 검색해보면
이 논란을 처음 다룬 기사는
11월24일자 파이낸셜뉴스
이콘텐츠부가 쓴
“겨울왕국2 영화관 매너 논란,
‘애들 시끄럽다’ vs ‘어른이 참아야’”
기사인데요.
그리 길지않은 이 기사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나온
(겨울왕국2 영화를 보러 갔는데)
“아이 소음으로 관람이 불편했다”와
“어른이 좀 참아야 한다”는 의견을
병렬적으로 배치했죠.
그 이후 국민일보, 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등도
노키즈존 논란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기사를 작성했는데요.
언론이 자주 사용하는
전문가 발언 인용도 잦았습니다.
아시아경제(한승곤 기자)는
익명의 전문가 발언을 인용하며
“예절교육이 중요”하다고 전했고,
연합뉴스(조성미 기자)는
전문가 의견으로
“제한적으로 아이 입장을 제한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본다…
스크린 독점 상태인 ‘겨울왕국2’는
일부 제한해도 될 것 같다.
이를 차별이라고 하는 것은 과한 주장”이란
하재근 문화평론가 의견을
기사에 인용했죠.
이어서 머니투데이(유동주 기자)는
“[팩트체크] ‘겨울왕국2’ 노키즈관…
법적문제 없다?”는 기사를 통해
“노키즈존의 설치엔
법적인 문제가 없다”가 팩트라며
“일정 크기 이상의 식당이나 영화관 등에
키즈존·노키즈존을 구별 설치하도록
법제화하는 방법 등으로
해결책을 모색해 볼 수 있다”는
이필우 변호사의 의견을 전했는데요.
중앙일보는 자사의 페이스북 계정에
“노키즈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를
묻는 설문조사를 올려
응답자 70%가
“아이 소음에 방해받지 않고
영화 볼 권리가 있다”고 한
조사 결과를 게재했습니다.
그런데 논란을 잘 살펴보면
근본적 의문이 생깁니다.
왜 한 해에 아이가
100만명 넘게 태어날 때보다
30만명도 태어나지 않을 지금에 와서
‘노키즈존’이나 양육자를 향한
혐오적 표현이 범람할까요?
아이가 문제가 아니라
아이를 방치하는 부모가 문제라는데…
그 부모들의 경우
남에게 피해를 줘도 상관없다는 ‘인식’이
부모가 되면서 갑자기 생겨난 것일까요?
이런 질문들을 따져보면
결국 문제는 아이가 있든 없든
타인에게 주는 피해에
무신경한 사람들에게 있고,
비판도 응당 그들에게 한해야 합니다.
모든 엄마와 아빠들이
외출할 때마다 벌벌 떨도록
혐오적 표현이 넘쳐나는 현상,
그 자체가 사회적 문제인데요.
개인들이 가진 편견들이 모이면
집단을 향한 혐오 정서가 생깁니다.
그래서 기자는
자신이 쓰는 기사가
특정 집단을 향한 편견에
영향을 주지 않는가
늘 따져볼 필요가 있죠.
특히 외국인 범죄나
계모나 계부의 아동학대 등
특정 집단에 소속된 개인이
저지른 행위를 다룰 땐
더욱 세심한 접근이 요구되는데요.
역사가 주는 교훈도 뚜렷합니다.
5·18 광주민주화항쟁 유가족들이
억울한 시절을 보낸 것과
일본에서 발생한 관동대지진 때
조선인들을 학살시킨 광기가
무엇에서 비롯됐을까요?
모두 과도한 일반화에서 비롯된
집단 혐오가 발단이었습니다.
언론은 이러한 편향성에
빠지기 쉬운데요.
이를 바탕으로 쓴 기사가
논란을 생산하고
확대시키기도 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언론의 신중한 기사쓰기와
보도가 요구되고 있는데요.
언론이 시대에 맞는 역할을 하려면
사건을 표피적으로만 다룰 것이 아니라
그 행위 맥락을 살펴보고
적절한 대책이 마련되도록
공론을 만드는
사려 깊은 기사를 써야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