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란셔 제빵소'와 '달콤커피'
요즘 이병헌♥김태리
보는 재미로 사는 1인ㅋ
근데 드라마 보다가
배고플 타이밍에
꼭 등장하는 ‘불란셔 제빵소’
‘오? 조선시대에도 빵집이?’
이런 생각 저만 한 건 아니죠?ㅋㅋ
그런데 말입니다.
‘미스터 션샤인’에 등장하는
‘불란셔 제빵소’는 조선시대에
존재할 수 없는 빵집입니다.
파리바게뜨 PPL(간접광고) 때문에
극에 삽입된 곳이죠.
‘불란셔 제빵소’는
극중 고애신(김태리)과
쿠도 히나(김민정)가 만나는 곳이면서
구동매(유연석)가 왕사탕을 먹는 곳이자
함안댁(이정은)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꽃 빙수를 맛본 곳인데요.
‘불란셔 제빵소’에 등장하는 메뉴는
하나같이 색이 곱고
먹음직스러워 보입니다. (식욕자극)
“이게 카스테라라는
서양 떡이다. 먹어 보거라.
꼭 조선의 무지개떡같이 생기지 않았니.”
지난 18일자 방송에선 고애신이
글로리 빈관 여종업원에게
무지개 카스테라를 썰어주며
한 대사인데요.
언론은 파리바게뜨의 매출이 급증했다며
PPL효과를 강조하는데요.
극에 자주 등장한 ‘가배’ 또한
달콤커피 PPL이라며
친절하게 상품을 소개하죠.
얼마 전 tvN ‘미스터 션샤인’이
구한말 한미관계를 왜곡했다는
어느 교수의 한겨레 칼럼이
화제를 모았는데요.
“작가는 세계 2차 대전 이후에나
가능했을 법한
초강대국으로서 미국의 이미지를
이제 갓 세계열강으로 부상하던
세기의 전환기에 덧칠했다”는
칼럼의 지적이 와 닿았죠.
그런데 이러한 역사왜곡보다
제가 이 드라마에 더 불편한 대목은
바로 ‘불란셔 제빵소’입니다.
역사왜곡만큼
드라마의 줄거리에 파고드는
갑툭튀 간접광고도
시청자 입장에서 적지 않은 문제죠.
몇몇 분들은 중간광고를 두고
시청권을 침해하는
중대 사안이라고 비판하지만
적어도 중간광고는
극에 ‘침투’하지는 않습니다.
중간광고는 작가와 PD가
머리를 엄청 굴리며
‘어떻게 PPL(간접광고)을
대본에 자연스럽게 녹일까’라고
고민하게 만들지는 않죠.
앞서 초대박이 난 tvN ‘도깨비’는
드라마라는 스토리텔링을 활용한
홈쇼핑 프로그램과 다를 바 없을 정도로
PPL이 정말 가득했습니다.
하지만 이건 작가와 PD만
탓할 문제가 아닌데요.
드라마 제작구조 때문이죠.
만약에 불후의 명작이 된
드라마 ‘모래시계’(SBS)가
2018년에 등장했다면 어떨까요?
아마 작가와 PD는
강우석(박상원) 자취방에 놓인
책상과 볼펜,
박태수(최민수)의 가죽재킷,
학생 운동권이던 윤혜린(고현정)의
청바지까지 PPL로 녹여야 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 같은 시대라면
PPL이 어려운 ‘추노’(KBS)같은 드라마는
애초에 탄생조차 못했을텐데요.
자연스러운 PPL 삽입이
작가와 PD의 능력으로 인정받는
이 상황을 저는 받아들이기 힘드네요ㅠ
이제 전 드라마를 볼 때마다
‘저건 PPL일까? 아닐까?’라는
의심하기 시작했는데요.
유진 초이(이병헌 분)의
오르골과 나루터 주막의 삼계탕,
일명 치킨수프도 사실은 어느 기업의
신제품이란 것을 깨닫고 나서는
‘내가 여태 뭘 보고 있던 거지?’
허무해질 정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