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슬 탈덕할 뻔한(?) 유산슬라면 만들기
유산슬 팬인데 끓이다 탈덕할 뻔했다는
슬픈 전설의 시작...
세상은 넓고, 라면은 많다. 기성품만 해도 종류가 넘쳐난다. 특히 이 대한민국엔 짜장면, 비빔면, 냉면, 마라탕면, 칼국수, 파스타 등등등 온갖 면요리를 다 인스턴트 라면으로 접할 수 있다는 말씀.
유산슬 아니, 류산슬을 얹은 유산슬라면!
직접 만들어 먹어본 후기를
가감 없이 솔직하게 적어보겠다.
험난한 여정의 시작
이런 글을 썼었다. 그렇다. 대놓고 유산슬 팬이며, 매회 '놀면 뭐하니?'를 본방 사수한다.
※침샘주의※ 집에서 만들어 먹는 유산슬 라면 레시피 공개
그런 시청자(나)의 눈에 들어온 이것, 유산슬이 끓이는 유산슬라면. 유산슬 덕후라면 끓여먹는 게 인지상정. 오빠가 한 건 다 해본다, 덕질의 기본 아닌가.
그래서 장을 봤다. 갖추고 있던 양념 빼고 대략 3만 원 정도 썼다. 죽순이나 건해삼 같은 고급진 재료를 뺐음에도. 이미 라면의 범주를 벗어났다. 죽순과 해삼의 식감은 버섯 4종세트(새송이, 양송이, 표고, 팽이)가 대신할 예정.
영수증을 보다 욱! 했지만, 울분을 삼키고 평정을 되찾은 뒤 요리를 시작해본다.
본격 유산슬라면 만들기
버섯 4종, 대파, 마늘을 씻고 손질한다.
끓는 물에 돼지고기를 제외한 나머지 재료(새우, 버섯 4종, 썬 대파)를 넣고 데친다.
곰탕면의 면만 끓는 물에 삶은 뒤 건져 찬물에 헹궈 준비한다. 면 끓인 면수는 버리지 말 것!
약불을 켠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대파와 얇게 썬 마늘을 넣어 파기름을 내고 돼지고기(30g)을 넣어 볶는다.
여기에 간 생강(사진 찍는 거 까먹음), 간장 1/2T, 요리술 1T, 데쳐놓은 재료를 넣고 달달 볶아준다.
볶은 재료에 면수를 자작하게 부어주고 굴 소스 1T, 사리곰탕면 수프 1/3 정도를 넣고 끓인 뒤 전분물로 농도를 맞춘다.
남은 면수를 냄비에 담아 불에 올리고 간장을 아주 조금 넣어준다. 여기에 사리곰탕면 수프, 후추, 설탕을 넣어 육수의 간을 맞춘다. 맛을 보며 취향에 따라 양념을 조절한다.
TIP. 토핑(류산슬)이 조금 짜게 됐다면 육수는 싱겁게, 토핑이 싱겁다면 육수를 조금 짭짤하게 하면 밸런스가 맞는다.
삶아놓은 면을 뜨겁게 끓는 육수에 토렴한 뒤 그릇에 담는다.
만들어놓은 류산슬 토핑을 면 위에 올리고 마지막으로 뜨거운 육수를 붓는다.
나는, 류산슬 마스터가 되었다
이건 그냥 류산슬이잖아요!
이것은 그냥 류산슬이다. 유산슬라면이 아니고. 그래, 그것은 유산슬(aka 유재석)도 조리 과정 중 지적한 바다. 이건 간단히 말해, 류산슬 올린 라면이다!
근데 솔직히 내가 만들었지만 되게 맛있겠다. 비주얼 인정. 이제 나 류산슬 할 줄 안다. 과연, 보이는 것만큼 맛도 '인생라면'일까?
한 젓가락 떠본다. 방송에서 5개 넣으라고 한 새우도 7개나 넣었다. 아끼지 않았다. 남의 살은 맛있으니까.
<맛평가> ★★★★☆
솔직히 맛있다. 싹 비웠다. 들인 노력이 어마어마하니 당연히 맛있어야지 싶다. 죽순에 건해삼까지 들어갔다면 라면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고급진 맛이 됐을 듯하다. 토핑만 만들어 덮밥으로 먹어도 그만일 맛.
<가성비> ★★☆
3만 원 들여 이 라면을 끓여먹어야 하는가, 라는 질문에 'YES'라고 주저 없이 대답하는 당신은 영앤리치에 부지런한 사람(귀찮음지수 上上). 유산슬 팬이 아닌 내게(가정) 3만 원이 주어진다면 나는 가까운 중국집에 전화에 류산슬과 울면을 시킬 것이다.(맛이 비슷하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유산슬 팬이라면 집에서 한 번 도전해볼 만한 메뉴다. 단, 조리 과정에서 탈덕의 유혹이 올 수도 있다는 점 잊지 말자.
By. 박설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