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보면 의외로 안 덥고 시원해짐
대낮 36도 무더위, 아무리 에어컨 바람을 쐬도 마음의 더위는 좀처럼 가실 기미가 없다. 지치는 8월이다.
너.무.덥.다.
냉방 잘되는 멀티플렉스에서 블록버스터를 봐도 아직 충분히 시원하지 않고,
서늘하고 싶어서 공포영화를 볼까도 생각해 봤지만 쫄보라서 그건 또 무섭다...
어.쩌.지.
이럴 때 딱 좋은 게 바로 겨.울.로.코.
"지금은 여름이 아니다"라는 일종의 정신승리일 수도.
(단, 너무 더울 때 보면 더 더워지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으니 에어컨은 필수)
'당신이 잠든 사이에'라는 제목에 수지 이종석이 아니라 이걸 떠올린 당신은 이구역 고인물.
무려 나온 지 24년 된 영화.
그런데 지금 봐도 재밌다...
전철 개찰구 토큰 판매소에서 일하는 루시(산드라 블록 분)는 크리스마스 당일, 이름도 모르는 짝사랑남이 철로로 떨어지는 사고를 당하자 그의 목숨을 구하지만 남자는 혼수상태에 빠지고 만다. 남자를 병원에 데려다줬다가 얼떨결에 남자의 가족으로부터 약혼자로 오해를 받는다. 약혼녀가 아니라는 사실이 들통날까 전전긍긍하는 가운데, 남자의 동생은 루시를 의심하기 시작하고...
엘사도 추워서 입이 돌아간다는
악명 높은 시카고의 겨울,
주인공들은 성탄 분위기를 낸다며
트리를 설치하고 선물을 주고받는다.
물론 눈밭도.
눈앞에 겨울이 펼쳐지니
정서적 피서로는 그만이다.
먼 곳에 사는 낯선 이와 집을 바꿔 살아보다가 운명의 상대도 만난다. 왜 시원한지는 잠시 후에.
역시 크리스마스 로코인 '로맨틱 홀리데이'.
눈이 잔뜩 쌓인 영국 시골의 12월,
선선한 가을 바람 부는 미국 LA의 12월.
Tip. 흔치 않은 잭 블랙의 로맨스도 의외의 재미.
크리스마스 로맨스의 고전,
1993년작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20세기 말 로코 여왕 멕 라이언이 주인공이니 대유잼 보장!
조나라는 아이가 새 엄마가 필요하다고 라디오에 사연을 보낸다. 조나의 아빠 샘(톰 행크스 분)은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잠 못 이루는 시애틀 씨'라는 별명을 얻게 된다. 이 사연에 푹 빠져버린 애니(멕 라이언 분) 샘이 자신의 운명의 상대라는 강한 끌림을 느끼게 되는데...
지나치게 낭만적인 바람에 얼굴도 모르는 남자와 사랑에 빠져 현실 남친을 버릴 수도 있는 여자,
'안녕하세요'에 나와도 이상하지 않아...
그런데 현실에 절대 없을 이 허무맹랑한 사랑이 오히려 한여름이라는 현실을 도피하는 데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는 사실!
딱 하루만 전기세 걱정 접고, 빵빵한 에어컨에 도톰한 이불 덮고 크리스마스 로코를 즐겨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