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이도 인생연기 펼친 유아인
[시사 직후]
'소리도 없이'는 범죄 조직의 하청을 받아 사체처리를 전담하는 두 남자가 유괴범에게 납치된 아이를 잠깐 맡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기존 범죄 장르 영화들과는 달리 잔잔한 분위기 속에서 경각심을 안겨줘 색다름을 선사한다.
특히 유아인이 처음부터 끝까지 대사 없이 등장한다는 소식에 관객들의 궁금증도 커진 상황. 먼저 본 뒤, 영화에 대한 궁금증에 답해봤다.
Q. 사체처리, 아동유괴... 잔혹한 장면 많을 것 같은데 보기 괜찮아?
사체처리, 아동 유괴 등 무거운 소재 투성임에도 일상생활처럼 매우 잔잔하고 가볍게 담아낸다.
여기에 초희(문승아)를 맡으며 쩔쩔 매는 태인(유아인)과 창복(유재명) 콤비, 욕설 없이 친절한 말투를 쓰는 범죄자들 때문에 웃음 나는 상황도 발생한다.
그래서 사건이 발생해도 1도 무섭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나 쌓여가는 서사를 따라가다 '내가 이렇게 편안하게 봐도 괜찮을까?'라며 주인공들처럼 좌불안석이 되어간다.
어느새 심각성과 무거운 마음이 그라데이션 같이 다가오는 걸 느낄 것이다.
Q. 대사 없는 유아인, 어땠어?
대사가 전혀 없어 혹여나 보는 내내 답답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기우였다.
한 마디로 평하자면, 지난 6월 개봉한 '#살아있다'에서 선보였던 원맨쇼 못지않은 임팩트였다.
Q. 다른 배우들은 어땠어?
JTBC '이태원 클라쓰'에서 악역으로 열연했던 유재명은 전작을 잊게 만드는 존재감을 드러냈다.
성격 좋고 정 많은 아저씨 창복을 연기하면서 범죄 조직원들에게 꼬박꼬박 존댓말 쓰며 공손하게 대하는 모습은 꾸준히 웃음을 유발했다.
말 없는 태인을 대신해 오디오를 꽉꽉 채우는 그의 투머치토커 기질은 '소리도 없이'의 킬링 포인트.
태인과 창복에게 맡겨진 열한 살 소녀 초희로 분한 문승아도 인상적이었다.
납치돼 두려움에 떨기보단 침착하게 태인, 창복과 어울리며 자신의 신변을 지키는 모습이 괜히 안쓰럽게 다가왔다.
부모님을 향해 복합적인 감정을 드러내는 것 또한 진한 여운을 안겨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