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아가 H&M과 손절한 이유
에프엑스 출신 빅토리아가 24일 공식 SNS를 통해 패션 브랜드 H&M과 결별을 선언했다.
빅토리아는 H&M 제품과 어떠한 계약 관계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빅토리아 소속사가 밝힌 공식 입장문 일부다.
빅토리아는 지난해 9월 H&M의 중화권 여성복 라인 모델로 발탁돼 활동했다. 그리고 지금은 어떠한 계약 관계도 없다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브랜드와 계약 기간이 끝난다고 이를 공식적으로 공표하지는 않는다.
빅토리아 측 입장문을 조금 더 살펴보면, 왜 그가 H&M과 손절을 공식 발표했는지 알 수 있다.
"국가 이익은 최우선이어야 합니다. 중국을 겨냥해 오명을 씌우는 행위를 배척하며, 이러한 상업적 수단을 통해 국가와 국민을 먹칠하고 모독하는 행위를 강력히 반대합니다."
빅토리아뿐 아니라, 같은 기간 남성복 라인 모델을 맡았던 황쉬안 역시 비슷한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두 연예인의 이같은 행동은 H&M의 신장 제품 불매 선언 때문.
지난해 3월, 스웨덴 브랜드인 H&M은 중국의 신장 위구르 자치구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권 탄압을 비난, 이 지역 제품을 불매한다고 선언했다.
H&M은 신장 소수민족 강제 노역 및 종교 차별을 거론하면서 이후 신장 내 어떠한 의류 공장과도 협업하지 않고, 원자재도 공급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에는 신장 소수민족 강제노역 의혹을 받는 중국 면사 기업인 화푸와 거래를 끝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신장 지역 인권 탄압 문제를 지적하며 해당 지역과의 원재료 및 제조 거래를 끊는다고 밝힌 H&M의 입장은 1년 만인 지난 23일 별안간 중국 공청단 웨이보 계정에 게재됐다.
"신장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하면서 중국에서 돈을 벌고 싶은가"
H&M이 신장 지역 인권 문제를 거론한 지 1년 만에 갑자기 공청단이 이런 글을 올린 것은, 지난 22일 EU의 발표 때문이다.
EU가 신장 위구르족 탄압을 이유로 중국 관리와 신장 지역 군사 조직을 제재 리스트에 올린 것. 중국 측도 보복 조치로 EU 인사 및 단체를 제재하기로 했다. 중국에 대한 악의적인 루머를 퍼뜨렸다는 게 이유.
중국과 EU의 대립에 졸지에 타깃이 돼버린 H&M, 불매 운동은 이미 시작됐다.
중국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H&M 제품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대형 온라인 마켓에서 H&M 관련 상품이 대거 삭제된 상태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빅토리아와 황쉬안은 급히 H&M과의 '손절' 입장을 밝히게 된 것.
중국에서 이런 일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9년에는 그룹 엑소의 중국인 멤버 레이가 삼성전자에 '하나의 중국' 원칙을 어겼다며 모델 계약 해지를 통보한 바 있다.
홍콩 민주화 운동이 극렬했던 이 시기 중국 정부는 '하나의 중국'을 강조하며 각 글로벌 브랜드들이 대만, 홍콩, 마카오를 '중국 대만' '중국 홍콩'이 아닌 '대만' '홍콩'으로 표시한 데 민감한 반응을 보였었다.
이에 삼성전자 뿐 아니라 글로벌 브랜드 베르사체, 코치, 지방시, 스와로브스키 등이 중국에서 불매 운동 대상이 됐고, 각 중국 지역 모델들로부터 '손절'을 당한 바 있다.
한편 H&M 차이나 측은"어떠한 정치적 입장도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