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중심 이야기 담아낸 홍상수 감독 신작
[시사 직후]
코로나19 재확산세로 공개일을 재조정하거나 기약없는 연기 등 눈치보는 영화들 사이에서 조용히 개봉 소식을 알린 이 작품.
홍상수 감독, 배우 김민희의 7번째 협업작 '도망친 여자'다.
오는 17일 개봉을 앞두고 지난 10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언론시사회를 가졌다.
'도망친 여자'는 남편이 출장을 간 사이 세 명의 친구를 만난 감희(김민희)의 이야기.
지난 2월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 감독상을 받은 만큼, 국내에서도 관심을 모으고 있는 '도망친 여자'. 영화에 대한 다양한 궁금증에 답해봤다.
Q. 청불등급이던데, 내용이 자극적인가봐?
전작에서 남녀의 본능적인 욕망을 주로 드러냈던 반면, '도망친 여자'에선 찾아볼 수 없다.
영화는 감희가 세 친구 영순(서영화), 수영(송선미), 그리고 우진(김새벽)을 만나 나눈 대화 및 일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등장인물들 간 일부 대화 내용들이 수위가 있으나, 그렇다고 불편한 수준은 아니다. 지극히 평범하다.
찬찬히 영화를 관람하다보면 웃음이 나오고, 때로는 공감대도 형성하는 지점도 생긴다.
예를 들면, 길고양이 밥 주는 문제로 타협점 없이 다투는 영지(이은미)와 이웃남자의 갈등 신은 쉽게 와닿으면서 소소하게 웃긴다.
Q. 그렇다면 내용은 괜찮은 편인가봐?
감희는 영순, 수영, 우진을 만나면서 제각각 다른 일상 대화를 나눈다.
영순은 이혼 후 혼자 살면서 느낀 점, 수영은 위층에 사는 남자와의 썸, 그리고 우진은 남편 정선생(권해효)에게 정내미 떨어진 이유를 털어놓는다.
처음부터 끝까지 여자 중심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러나 홍상수 감독의 전작들처럼 사소한 이야기로 전개되다보니, '도망친 여자'의 메시지가 단번에 와닿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결혼 후 5년 내내 한 번도 떨어져 있어본 적 없어", "사랑하는 사람은 그렇게 붙어 있어야 한대" 등 대사는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의 현 상황과 오버랩과 호불호 느낄 수도 있다.
Q. 홍상수 감독과 7번 함께한 김민희, 이번에는 어땠어?
이전과 달리 짧은 단발+파마 헤어스타일로 외적인 변신을 준 만큼, 이번에도 김민희는 돋보였다.
이번에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청자 역할에 가까우나, 러닝타임이 흘러감에 따라 서서히 변화하는 감정 연기는 인상 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