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옥빈 동생' 아니어도 뜰 것 같은 채서진
[입덕안내서]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뭔가 모르게 뜰 것 같고
잘 될 것 같은 느낌 좋은 신인 배우들이 있다.
신작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에 출연한
채서진이 딱 그렇다.
김윤석과 변요한이 주연을 맡은 이 영화에서
두 남자의 연결고리인 첫사랑 연아 캐릭터를 맡아
남다른 존재감을 보여줬다.
‘건축학개론’ 수지의 국민 첫사랑 못지않은
맑고 순수한 이미지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게다가 데뷔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배우로 활동 중인 언니 김옥빈으로 인해
데뷔 전에도 꽤 유명했다.
세 자매 중 김옥빈이 첫째, 채서진이 막내다.
김옥빈과 닮은 예쁜 외모로
데뷔 전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 배우가 된 계기=언니 김옥빈
전라남도 광양 출신인 채서진은
학창시절 찍은 사진 한 장이 인터넷에 퍼지면서
‘김옥빈 동생’으로 유명해졌다.
김옥빈의 개인 SNS에 들어가 보면
채서진의 사진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세 자매 중에서도
유난히 두 사람의 외모가 쌍둥이처럼 닮았는데
그야말로 우월한 유전자다.
채서진은 학창시절
배우로 활동하는 언니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연예계에 관심이 생겼다고 밝혔다.
“집에 가면 제 주변에 항상 드라마 대본이나 영화 시나리오가 있었어요. 궁금해서 읽어보던 시나리오가 얼마 뒤 배우가 캐스팅돼 개봉하는 일도 많았죠. 저도 모르게 그런 환경이 익숙해지면서 관심이 커진 것 같아요.”
이후 채서진은
연기자의 꿈을 키우면서 데뷔를 준비했고
본인 노력으로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기과에 입학해
본격적인 트레이닝을 시작했다.
현재 한예종에 재학 중이다.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언니가 맞지만 ‘연기를 해야겠다’고 결심한 건 한예종 입학 후 확실히 다짐했어요. ‘이게 내 적성이구나’를 느꼈죠.
한 장면을 만들기 위해 배우, 연출, 스태프 등 많은 사람이 노력하는 공동 작업이 정말 뿌듯하더라고요.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큰 재미를 느꼈어요.”
자매 채서진과 김옥빈이 배우로 활동하면서
두 사람의 공감대는 커졌고
서울에 함께 살며 더욱 의지하는 사이가 됐다.
참고로 본명 김고은 대신
예명 채서진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 이름 역시 김옥빈과 상의한 결과물이다.
자신과 어울리는 활동명을 가지고 싶은 마음에
언니 김옥빈과 사흘 밤낮을 고민해
수많은 후보 중 채서진으로 결정했다.
“언니의 동생이라는 이유로 데뷔 전부터 큰 관심을 받았던 부분은 인정하고, 저도 감사해요. 그러나 이후 행보는 저한테 달린 것 같아요. 제가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동시에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어요.”
# 청순한 조련사부터 까칠한 여배우까지
채서진은 최근 개봉한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에서
국내 최초 여성 돌고래 조련사 연아 캐릭터를 맡아
변요한과 연인으로 호흡을 맞췄다.
이 작품에선 청순하고 단아한 모습이 강조됐지만
그에겐 다른 얼굴도 있다.
‘긍정이 체질’에선
한때 잘 나갔던 까칠하고 도도한 배우를 연기했고
‘커튼콜’에선 아이돌 출신의 낙하산 연기자로 변신했다.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와
180도 다른 매력을 드러내며 인상을 남겼다.
무궁무진한 매력을 지닌 만큼
한 작품에서 연기한 대선배 김윤석, 장현성 등은
“주목할 만한 친구”라고 칭찬하기도 했다.
# 혼자 놀기도 잘하는 23살
외모에서 풍기는 다소 도도한 이미지 때문에
가끔 선입견을 가지는 사람도 있지만
알고 보면 굉장히 소탈하고 활동적인
20대의 발랄함을 지니고 있다.
개인 SNS에 사랑스러운 사진이 가득하다.
채서진은 혼자 놀기도 좋아한다고 말했다.
가끔 모자를 푹 눌러 쓰고
이태원의 프리마켓을 찾아다니거나
지역 야시장을 구경 할 때도 있다.
얼마 전에는 혼자 제주도에 가서
일주일 동안 자전거 여행을 했다.
“이태원 지구촌축제, 장터 등을 체크해서 가요.(웃음) 사람이 많은 곳에 가면 저도 모르게 좋은 에너지와 기운을 받는 것 같아요. 2년 전에는 (옥빈) 언니와 다녀오기도 했어요.”
# 제 매력은 ‘시골 소울’입니다
채서진은 자신의 매력을 말해 달라는
다소 민망한 질문에 살짝 부끄러워하더니
“시골 소울”이라는 단어를 꺼냈다.
“겉모습만 보면 여성스럽고, 도시적인 이미지가 크다고 하세요. 근데 제 안에 지인들만 아는 ‘시골 소울’이 있어요.(웃음) 친구들이 저한테 굉장히 엉뚱하다고 하더라고요. 친한 친구는 개똥이라고 부르기도 해요.(웃음)”
사인도 참 정직했다.
[입덕안내서]에 들어갈 사인을 부탁했더니
아직 만들지 못했다며
한 글자, 한 글자 반듯하게 이름을 적었다.
자신의 이름을 쓰기로 유명한 박해일 사인 못지않았다.
기자가 이 사인을
10년, 20년 유지하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하자 웃었다.
# 채서진의 필모그래피 정복하기
출연작은 드라마 2편, 영화 6편으로
작품 수가 그리 많지 않다.
데뷔 전, 2006년 방송된 MBC ‘오버 더 레인보우’에
잠깐 등장한 적이 있는데
당시 주연인 김옥빈의 아역으로 나왔다.
우연히 촬영장에 놀러 갔다가
언니와 얼굴이 닮아서 출연했다.
채서진에게 셀프 추천작 3편을
꼽아달라고 부탁했더니, 정성스럽게 답했다.
독립영화 ‘초인’, “이 작품은 정말 MSG가 하나도 안 들어간 담백한 영화예요. 청소년기의 소년과 소녀가 만나서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는 성장 영화거든요. 보신 분들이 마음이 정화되는 것 같다며 대만영화가 생각난다고 했어요.”
저예산영화 ‘커튼콜’, “극단에서 연극하는 배우들의 이야기예요. 배우로서 고민과 애환이 담겨 있죠. 예산이 부족하고, 찍으면서 다들 고생했지만 그런 만큼 똘똘 뭉쳐서 작업했어요. 선배님들이 전부 이렇게 분위기가 좋은 현장은 없다고 하셨어요.”
상업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원작 기욤 뮈소의 소설을 좋아하는 팬분들이 봐도 좋고, 팬이 아니라도 충분히 감동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영화와 소설을 비교해서 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고, 자극적인 내용이나 신파가 없어요. 극장에서 보시면 사랑스러운 이야기를 만나게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