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뮬란', 벌써 우려가 더 큰 이유

조회수 2020. 2. 11. 07: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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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뮬란' 세계 동시개봉 불발되면 벌어질 일

라이브액션 '뮬란'의 2분 길이 최종 예고가 공개됐다.

3월 개봉을 앞두고 디즈니가 공개한 이 영상에서 주목할 것은 주인공 뮬란 외 캐릭터들이 베일을 벗었다는 점이다. 

출처: 뮬란 공식 인스타그램

뮬란을 맡은 유역비 외에 이연걸, 공리, 견자단 등 중화권 내로라할 스타들이 대거 출동한 만큼, 그들이 맡은 역할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줄곧 뮬란만 나오다 마지막 예고에서 다른 캐릭터들이 비중 있게 등장해 기대감을 높였다... 고 생각했다.

현 상황에서 '뮬란'이 영화의 주 타깃이 될 중국 관객의 충성도에만 기댈 수 있을까?

응?

그 전에, 왜 실사판 '뮬란'의 주요 타깃이 중국인일 수밖에 없는지 짚고 넘어가자면,

첫째, 뮤지컬 요소 '없음'이다.

디즈니 라이브 액션에서 세계 디즈니 팬들이 기대하는 것이 춤 추고 노래하는 장면이다. '알라딘'이 우려와 달리 흥행에 성공한 것도 화려한 춤과 노래 덕분이다. 실사판 '뮬란'에서는 이를 대폭 축소한 것으로 알려져 디즈니 팬들의 실망감을 산 바다. 

유역비가 호숫가를 걸으며 'Reflections' 부르는 건 볼 수 없다는 거다. 원작에서는 이게 핵심인데 말이다. 디즈니 팬의 흥미가 떨어진 마당에 '뮬란'의 모티브인 '화목란 신화'의 소유주인 중국 관객의 '자국 문화 사랑'에 더 기댈 수밖에 없다.

둘째, 유역비의 정치적 발언이다.

1천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뮬란 역을 꿰찬 유역비는 '뮬란' 촬영을 다 마치고 후반 작업이 한창이던 지난해 8월, SNS에 글 하나를 올린다.

나는 홍콩 경찰을 지지한다.

홍콩 경찰이 시민들을 무력으로 진압해 국제적으로 비난이 들끓던 시기, 중국 인민일보의 게시물을 자신의 웨이보 계정에 리포스트하며 홍콩 정부를 공개 지지한 것이다.

유역비의 발언은 파장이 컸다. 미국 시민권자로서 자유 민주주의의 혜택을 누려온 유역비가 민주주의를 위해 거리로 나선 홍콩 시민들을 폭력으로 진압하는 홍콩 경찰을 지지한다는 것이 어불성설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뮬란' 주인공으로서 자격이 없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SNS에는 #boycottmulan 이라는 해시태그까지 등장했다. 물론, 중국 대륙인은 쌍수 들고 반긴 정치적 발언이었다.

춤과 노래가 빠진 실사판에 주연배우의 정치적 발언까지 더해진 상황에서, 결국 중국인들의 호응 여부가 영화의 승패를 결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무명에 가까운 배우 캐스팅으로 우려를 낳았던 '알라딘'에는 윌 스미스와 'Speechless'가 있었다. '뮬란'은 무엇을 내세울까?

그렇다. 여러 이유로 '뮬란'은 사실상 중국 관객의 티켓 파워를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이라는 변수가 터졌다.

앞서 뉴스에이드에서 전했듯 중국은 지금 멀티플렉스가 휴관하고 영화 촬영도 취소되는 등 영화계가 올스톱이다. 많은 사람이 한 데 모이는 것을 금지하고 있는 상황.

'뮬란'의 글로벌 릴리즈는 3월 27일이다. 그때까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잠잠해질지 예측은 어렵다. 디즈니 중국 담당자는 미 영화 전문지 버라이어티에 이렇게 말했다.

'뮬란'이 아시아 및 북미에서 동시 혹은 거의 동시 개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중국 바이러스 때문에 아직 공식 개봉일을 확정하지 못했습니다.

주 수요층인 중국인이 영화를 보러 상영관에 갈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중국 동시 개봉이 불발될 경우 중국 온라인에서 해적판이 유출돼 박스오피스 성적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예정대로 중국에서 개봉을 한다고 한들, 중국에서 센세이셔널한 반응을 이끌어낼지도 미지수다. 최종 예고를 두고 중국 내에서도 말이 많기 때문이다.

출처: '뮬란' 공식 인스타그램

무녀를 연기하는 공리 캐릭터는 전형적인 할리우드 여자 악당 같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출처: '뮬란' 공식 인스타그램

황제 역을 맡은 이연걸은 1960년대 할리우드 영화 '푸만추'의 악당 푸만추 캐릭터와 흡사하다는 지적이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 이어지고 있다.

푸만추란?
영국의 작가 색스 로머가 창조한 세계 정복의 야망을 가진 중국인 악당 캐릭터로 코믹북, 영화, TV시리즈 등 다양한 콘텐츠로 제작됐다. 중국인 슈퍼 빌런이다.

디즈니의 골머리를 앓게 하는 건 사실 '뮬란'뿐 아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상하이와 홍콩 디즈니랜드가 2개월 동안 문을 닫아 엄청난 영업 손실을 입은 상황. 할리우드의 2020년 기대작으로 꼽힌, 2억 달러 들인 '뮬란'의 성적까지 시원찮으면 2020년 중국은 그야말라 디즈니의 '빌런'이 될지 모른다.


By. 박설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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