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천원짜리 해리포터 카드 돈 주고 산 후기

조회수 2020. 1. 1. 06: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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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구와트 입학, 이렇게 쉽다니..!!
※머글은 못 알아들음 주의

해리포터 덕후라면, 버킷리스트에 '런던 여행'은 반드시 있을 것이다.

'해리포터와 저주받은 아이' 연극도 보고,


해리포터 스튜디오도 구경하고,


킹스크로스 역 9와 3/4 승강장에서 호그와트 급행열차 실물 영접도 하고 싶고...

하지만 시간, 돈, 정신적 여유, 여러 상황이 따라주지 않아 닿을 수 없고 자주 갈 수도 없는 그곳을 향한 마음은 자꾸 애달파지기만 하고...

(나 왜 런던 안 살아 흑흑)

해리포터를 목놓아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특별한 팝업스토어가 한국을 찾았다는 소식!!!(은 사실 좀 뒷북)


데헷!

사심을 담아 출동하였다. 현실 도피용 덕질의 절정, 디즈니와 함께 내 통장 잔고를 앗아가는 그 세계관, 호그와트 마법학교를 조금이나마 체험할 수 있는 그곳. 영화 '해리 포터' 시리즈와 '신동사' 시리즈의 굿즈를 만날 수 있는 '하우스 오브 미나리마'다.

<'하우스 오브 미나리마'란?>

미라포라 미나와 에두아르도 리마의 협업으로 탄생한 스튜디오 미나리마를 뜻한다. '미나리마'는 두 사람의 성에서 따온 이름. 영화 '해리 포터' 속 마법사의 세상을 시각적으로 창조해냈다. '하우스 오브 미나리마'는 영국 런던에 위치한 갤러리 겸 소품샵이다.

'해리 포터' 시리즈의 소품 디자인을 총괄한 이들이 만든 갤러리라고 보면 되겠다. '해리 포터' 팬들이 환장할 장소라는 의미. 게다가 팝업스토어라 마냥 덕후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지금 못 보면 2020년 6월까지 기다려야 한다.

세상에!!!

그래서 갔다. 신비한 매력이 물씬 풍기는 마법 세상 '해리 포터' 세계관 속 특유의 엔티크한 디자인의 소품들, 보는 것만으로도 동공이 흔들리고 심장이 쿵쾅댈 것으로 기대되는,

마침 날씨도 런던스럽게 우중충했던 날, 오픈 시간에 맞춰 '하우스 오브 미나리마'가 있는 홍대로.



신이 나!
신이 나!

'해리포터' 시리즈와 참 잘 어울리는 겨울을 맞아 시의적절하게 열린 '하우스 오브 미나리마' 팝업스토어, 이곳에 가면 H와 R이 각각 새겨진 니트를 입은 해리와 론이 나를 반겨줄 것만 같은 그런 느낌.

어서 들어오라고 손가락질로 덕후(겸 호구)들에게 방향을 알려준다.

참, 3층 팝업스토어에 가기 전 2층에 이런 전시물도 있으니 놓치지 말자.

덕후의 세계관을 소중히 지켜주는 이런 귀여운 문구도 깨알 재미.
3층 팝업스토어에 들어가기 전 벽 가득 붙은 '예언자일보'. 자극적인 헤드라인들이 한가득! 비매품이지만 구입 문의가 많아 6월 서울국제도서전에서 판매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름을 말하면 안 되는 사람이 돌아왔다"
"아즈카반 탈출!"
"덤블도어, 어리석은 건가, 위험한 건가?"
"해리 포터, 바람직하지 않은 1등"

벽지를 지나 이정표를 따라가면,

"문 열었습니다."(오전 11시 오픈)

일단 입구에 들어서면 생각보다 작은 규모에 '엥?'하게 된다. 어마어마한 넓이를 기대한 건 아니지만, 23평형 아파트 거실 두 개 붙여놓은 정도의 크기랄까.

머글이라면 10초 둘러보다 흥미를 잃고 나갈 것이라 장담한다. 공간은 상당히 협소하다. 그래도 샅샅이 둘러보면 재미가 쏠쏠하다.

경조사때 보던 방명록 같은 것이 놓인 책상, 실제로 방명록이다. 덕후들이 흔적을 남기는 곳으로, 여기 앉아 인증샷도 많이 찍는다.
그리고, 시리즈 1편인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에서 최고의 카타르시스를 안겨주는 그 장면, 해리의 호그와트 마법학교 입학통지서가 벽난로에서 쏟아지는 신을 재현해뒀다.
'만지지 마시오'라는 딱딱한 말 대신, 덕후 마음 어루만지는 이런 경고 문구 언제든 대환영이오.
별거 아닌데 갖고 싶다. 그냥 종이일 뿐인데.
수줍게 머리를 내민, 곧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표정의 맨드레이크. 이건 정말 만져보고 싶었는데 만지면 안 된단다. 흑흑.
반대쪽 탐방 시작. '하우스 오브 미나리마' 본점 건물을 키치하게 그려놓은 벽화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 옆에는 얼핏 봐도 무게가 나가보이는 옷걸이에 걸린 에코백이 있다. 예언자일보 1면 "해리 포터, 바람직하지 않은 1등"이라고 새겨진, 두껍지도 얇지도 않은 재질의 가방 가격은 38,000원. 사악하다.
그 옆에 자리한 노트 종류들. 다이어리가 아니고 말 그대로 '노트'다. 각 기숙사 문양이 새겨져 있거나, 교과서 표지거 새겨져 있다. 기숙사 문양 노트는 18,000원, 교과서 표지 저널 35,000원, 1910 호그와트 노트는 35,000원. 어린이의 신학기 준비물 치고는 상당히 비싸다. 각각 하나씩만 사도 10만 원에 육박하는 아름답지 않은 가격.
명불허전
'구'
와트
책장 옆에 걸린 패브릭 포스터의 정체는 해리 포터의 호그와트 입학통지서다. 세트가 52,000원. 벽에 걸었다가는 외국에서 어학원 나와 수료증 크게 출력해 걸어둔 줄 알 것 같은 비주얼.
시리우스 블랙의 수배 포스터, 액자 미포함 27,000원.
머리를 가져오면 돈을 준다는 어마어마한 문구가 적힌 해리 포터 수배 포스터도 27,000원.
블랙 가문의 패밀리 트리, 컬러라서 좀 더 비쌀까 싶지만 고맙게도(?) 흑백과 가격은 동일하다.
해리 포터 덕후들이 자녀들에게 알파벳을 가르칠 때 유용할(적어도 예쁜 쓰레기는 아니다) 포스터도 있다.
아까 벽난로에 잔뜩 쌓여있던 그것은 품.절. 무려 30,000원.
다 팔린 것의 정체는 해리포터네 집 주소가 써있는 커다란 스티커다. 품절이라 다행이다. 내 30,000원이 지켜졌다.
홀 중앙 테이블에는 '신동사'의 보물 도둑 니플러가 자석을 팔고 있다. 자석보다 니플러가 더 갖고 싶겠지만 니플러는 비매품.
마그넷은 호그와트 입학통지서, 수배포스터, 마법 교과서 표지, 돌로레스 엄브릿지 교수, 수배포스터, 마법 교과서 표지, 돌로레스 엄브릿지 교수의 규칙 등으로 다양하다. 가격은 1개 9,000원, 2개들이 18,000원, 4개들이는 1,000원 깎아줘서 35,000원이다.
포일 카드들도 다양하다. 호그와트성 전경, 마법의 역사 책 표지, 신비한 동물 사전 책 표지, 예언자일보, 퀴디치 월드컵 포스터, 호그와트 기숙사 문양 등 종류가 많다. 가격은 장당 8,000원. 다이소 겨울왕국 입체카드의 8배다. 와우. 그나마 실속있는 굿즈를 찾는다면 다양한 디자인의 20매들이 엽서 세트(27,000원)를 추천.
비매품 트리위져드 우승컵. 판다고 한들 가격 때문에 머뭇거릴 게 분명하니 눈에 꼭꼭 담아가자.
좀 더 경제적인 아이템을 찾는다면 10가지 디자인이 각각 2장씩 20매가 들어있는 엽서 세트(27,000원)를 추천한다.

호구와트에 왔지만 호구가 되지 않기 위해 고심 끝에 단 하나의 아이템만을 고르기로 했다.

사진 위 렌티큘러 카드. 포일 카드보다 1000원 비싼 9000원이며, 한정 수량이라 1인 1장씩만 판매하지만, 또 살 거면 나갔다가 들어오면 된다. 훗.

9000원짜리 렌티큘러 카드 언박싱. 무려 '메이드 인 UK'이고 금빛 봉투가 동봉돼 있는데, 충격적이게도 카드 안에 아무것도 안 써있다. 

너무 심한 거 아니오...

물론!! 상관은 없다. 이 카드를 사서 '카드' 본래의 목적으로 사용할 이가 몇이나 될까. 덕후에겐 소장용일 뿐 용도는 중요하지 않다.

해리가 이렇게 움직인다. 움직인다는 게 중요할 뿐.
머글에겐 10초면 충분한 이곳에 무려 30분을 머무르게 하는 기적. 감질나게 맛만 보는 바람에 6개월 후 서울국제도서전 관람은 물론, 새해 버킷리스트에 '런던 해리포터 여행'도 적어넣게 되는 마법. 2020년  호구와트 익스프레스 탑승을 기다리며.
경자년에도
개처럼 벌어서
정승같이 덕질하라!
'하우스 오브 미나리마' 팝업스토어는 예스24 홍대점에서 2020년 1월 12일까지 계속되며, 2020년 6월 24일~28일 서울국제도서전에서 두 번째 팝업스토어를 연다.

By. 박설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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