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 잔뜩 쪼그라들었을 때 공감 영화 5

조회수 2019. 4. 26. 07:5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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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스에이드 이혜린

뭘 이뤄도 행복하지 않고 

다 때려치고 싶다면 


누굴 만나도 즐겁지 않고

뺨이나 한대 후려치고 싶다면 


자기 자신 안을 들여다볼 때다. 

뻥 뚫려 공허한 자기 내부는 냅두고 

일, 사랑, 우정 온갖 것에 집착해봐야 

세상은 원래 변하는 것, 


애초에 안채워줬으면 기대도 안할텐데

채워줬다가, 더 채워줄듯하다가 

뿅 꺼져버리니 미치고 팔짝 뛰는 거다. 


결국 나를 채울 것은 나밖에 없다는 결론. 

그렇다고 이 땅에 만연한 

싸구려 자존감론을 옹호하는 건 아니다. 


못생긴 사람한테 "넌 예뻐"하는 건 욕이다.

곧 잘릴 사람한테 "넌 소중해"하는 건 약올림이다. 


반나절 짜리 진통제만도 못한 자존감 타령 말고 

비슷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는 것도 괜찮다.

우리한테 필요한 건 공감이니까. 공감!  


그래서 오늘 준비한 영화들, 

세상으로부터 사랑받지 못하는 자들의 '웃픈' 이야기다. 

모두 '강추'니까 가장 와닿는 작품부터 챙겨보자. 

1. 40살까지 못해본 남자 

오랜 기간 솔로로 있다보면, 안그래도 없던 자존감이 몽땅 사라질 판이다. 나 스스로도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하는데, 주위에서 가만히 두질 않기 때문이다. 


대뜸 고독사 기사 링크를 보내주며 안부인사를 시작하는 친구(너부터 죽이고 죽을 거니까 넌 내 고독사 못볼거야)부터, 


난 아무말도 안했는데 혼자서 소개팅 자리 물색해본다고 설레발치더니 "아 이제 돌싱도 괜찮을 나이죠?"하는 지인(돌싱은 괜찮은데 니가 추천할 놈은 싫어)까지. 


참 종류별로 짜증나게 만든다. 


출처: '40살까지 못해본 남자'
그만 물어봐 이 자식들아

여기 주인공은 정말 사랑스럽기 그지 없게 솔로 생활을 버텨낸다. 


주위에서 연쇄살인범이라고 오해를 해도 (ㅋㅋ) TV 리얼리티쇼만 챙겨볼 수 있다면 혼자 잘 논다. 야동 보기 전에 방안에 촛불 켜고 분위기 잡을 땐 으하하.


20대의 대부분을 굉장히 미량의 연애 경력으로 버텨내면서 친구들의 놀림감이 되곤 했던 나는 이 주인공을 진심으로 응원했다.


몇살에 뭘 만나야 하고, 몇살에 뭘 해야 하고, 그게 다 무슨 소용이겠나. 내 페이스대로, 진심이면 되는 거지.....


라고 말하지만, 실은 나도 죽도록 불안하다. (올해 안으로 결혼하게 해주세요 제발!!!!!!!!!!!)


2. 댄 인 러브 

스티브 카렐 영화로 시작한 김에, 한편 더 꼽자면 '댄 인 러브'다. 타인이 싫을 땐 피하면 되지만, 나 스스로 내가 제일 싫어하는 짓을 하고 자빠졌을 때 우린 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 아이러니를 기가 막히게 담아낸 코미디다. 


나는 어려서부터 인기가 많은 카운슬러였다. 고민 상담 5분도 안돼서 '계속 만나' '때리쳐' '등록해봐' '걷어차버려' 어찌나 화끈하게 결론을 내려주던지! 수천 수만가지로 뻗어나간 미로도 단숨에 뚫어버릴 것만 같은 무서운 기세였다.


그런데 정작 내 문제엔? 


난 앞뒤 뻥뻥 뚫린 고속도로 위에서도 길을 잃고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두 눈 멀쩡히 뜨고도 구렁텅이에 빠지고, '진짜 이건 아닌데' 하면서 한쪽 발을 푹하고 담그는 게 나였던 것이다. 못나빠진 나! 


출처: '댄 인 러브' 스틸
고달픈 내 인생

여기 주인공도 그렇다.


가족의 중요성을 설파하던 고민상담 컬럼니스트가 동생 애인한테 홀딱 반하는 상황이라니 푸하하.


나 원래 이런 사람 아닌데, 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이런 사람이 되고 마는 천하에 나쁜 나.


나 원래 진중한 사람인데, 하면서도 사소한 변화 하나 어찌하지 못해 극과 극을 오가며 널뛰고 마는 팔랑팔랑한 나.


스스로가 싫어 죽을 거 같을 때, 이 영화 강추다. 


어마어마한 자가당착에 빠져버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스티브 카렐을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된다 ㅋㅋㅋ 완벽한 시나리오에, 완벽한 연기다. 

3. 브로큰 잉글리쉬 

나는 왜 이렇게 남자 복이 없을까. 내 연애는 대체 왜 이렇게 빨리 끝날까. 세상에 괜찮은 남자는 많다는데 왜 내 앞에는 쓰레기만 종류별로 나타나는 걸까. 


라는 생각을 해 본 적 있다면 이 영화, 무조건 봐야 한다. 여기 주인공이 바로 당신일테니까! 어떻게 장담하냐고? 내가 산증인이라서........... 


연애 고수인 척하고 다니면서 사람들한테 절대 말하지 않는 비밀 하나는, 바로 이 영화가 내 인생영화라는 점이다 ㅋㅋㅋ 


늘 멀쩡한 사람은 사실 겁쟁이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완성된 것만 찾고 완벽한 것만 찾고 완전한 것만 찾으며 그게 아니면 일단 발부터 빼기 때문에, 실패가 없고 실수도 없고 실연도 없다.


출처: '브로큰 잉글리쉬' 스틸
이 남자는 좀 멀쩡하려나...

그래서 늘 씩씩하고 아무렇지도 않다. 그러다보니 조그만 균열에도 기겁하고 나자빠진다. 이런 적이 없었는데, 이래 본 적 없었는데. 실수도 해봤어야 대처방법이 느는데 난생 처음 물에 빠진 사람마냥 허우적대며 물만 들이킬 따름이다.


나름 나를 걱정해서 누군가 날 구해주면 또 그게 얼마나 자존심 상하는지. '고마워' 하고 웃어줘도 모자랄 판에 '누가 도와달래?'하고 버럭 화를 낸다. 그래서 상대가 도망가면 또 내 '브로큰 잉글리쉬'를 못알아먹는다고 혼자 섭섭해하고 난리를 친다.


내가 연애를 못하는 이유가 아닌가, 싶은데 여전히 못 고치고 있다 ㅋㅋ 노라의 우왕좌왕 심리상태는 정말이지 내 일기장 같다는.


내가 스스로 중심을 안잡고 있으면, 그 누가 와도 쓰레기가 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 누가 안온다고 투덜대지 말고 내가 똑바로 서서 다가갈 줄도 알아야한다는 사실. 거참, 쉬운데 어렵다. (같이 파리 갈 사람 구함) 

4. 버드맨 

그래 그깟, 연애. 안하면 그만이다. 그런데 평생을 매달려온 일이 날 배신한다면? 제정신으로 버티기 힘들다. 


세상을 좀 살았다면, "우리 모두는 소중하다" 따위의 말을 듣고 코웃음을 칠 것이다. 백번 양보해서 모두 소중하긴 하다. 하지만 절대로 절대로 모두가 '동등하게' 소중하진 않다. 이거 인정하기 싫으면, 어른이 되면 안된다. 


어른이 된다는 건, 세상엔 주연과 조연이 엄연히 구분되어 있으며, 조연이었다 주연으로 올라서는 기쁨이 있다면 주연이었다가 조연으로 좌천되는 날벼락도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모두의 슈퍼스타였다가 '한물 간' 이 영화 속 주인공도 어쩔 수 없이 이 어른의 세계에 편입되고 만다. 


출처: '버드맨' 스틸
넌 영원할 거 같냥

내가 왕년에 누구였는데! '여드름 난 찌질이'들이나 보는 마블 영화를 비웃으면서도,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인기는 죽도록 샘나는 시추에이션.


내가 끼워준 까마득한 후배 배우의 기사가 내 기사보다 더 크게 나버리는 시추에이션.


그래서 나도 기자한테 잘 보여볼까 했는데 그마저도 뜻대로 안되니까 "요즘 누가 신문을 봐"라고 중얼거리고 자빠진 내 모습. 으핫.


나는 아직 내가 쓸만한 거 같은데, 세상이 먼저 등을 돌려버릴 때 이 당혹스러움은 도무지 어떻게 핸들링 해야 할지 감도 안오는 것이다. 세상의 사랑을 못받는 나도 싫고, 세상의 사랑 좀 받겠다고 굽신거리는 나는 더 싫고. 다 싫어!!!!


자존심이라도 건져보겠다고 '다 내려놨어' 따위 읊어봤자 무슨 소용. 진짜 내려놨으면 '다 내려놨어'라고 말도 하지 않을텐데.


내가 보는 나와 세상이 보는 나 사이에 불협화음이 생겨버렸다면, 그 서글픈 순간에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바둥대는 스스로에게 화가 나봤다면, 이 영화의 엔딩을 보고 감흥이 없긴 어려울 것이다.


여운이 어찌나 길던지, 영화 끝나고 소주 2병은 마실 각오하고 보자. (늙는 거 서럽) 

5. 아이 필 프리티 

평생을 쌈닭으로 살면서 (자랑이다 ㅋㅋ) 수많은 적들과 싸워봤는데, 도무지 이길 수 없는 단 하나의 부류를 발견했다. 


자기 잘난 맛에 사는 사람 ㅋㅋㅋ 


이건 뭐, 이길 수가 없다. 사람들이 자기 욕을 하면 '내가 참 핫하구나' 이러고, 자기가 잘못한 걸 지적하면 '나를 질투하는구나' 이러고, 자기랑 사귈 생각 없다하면 '잘 생긴 사람은 부담스럽구나' 이런다. 싸움이 안된다 ㅋㅋ 


주위 사람 다 팔짝 뛰어도, 자기가 친구를 '안' 사귀는 거고.


애인 속은 까맣게 타들어가도, 자기가 애인을 만나'주'는 거니까 세상 참 편한 거다. 


권장할만한 인생은 아니다만, 사는 게 너무 스트레스 덩어리라면 차라리 이런 인생도 괜찮다 싶다. 이러나 저러나 외롭고, 이러나 저러나 일이 안풀린다면 맘이라도 편한 게 낫지! 


출처: '아이 필 프리티' 스틸
꺅! 나 너무 예뻐 ♡

그리고 진짜 신기한 건, 맘이 편하다보면 또 일이 풀리고 사람들도 다가온다는 거다. 자신감 넘치는 사람에게 한번 더 기회를 주고, 어디 꼬인 데 없이 밝은 사람에게 한번 더 끌리는 게 인지상정이라 그럴 거다.


영화 속 주인공은 살 좀 빼보겠다고 스피닝 가열차게 하다 머리를 다치고 '자기애'를 획득하는데 ㅋㅋ 사실 우리도 큰 계기도 없이 난데 없는 '자뻑'에 행복했던 날이 있었음을 회상하면, 아주 말이 안되는 영화도 아니다. 하하.


메인 OST인 메건 트레이너의 'Me too'는 내가 너였어도, 나처럼 되고 싶었을 거라는 어처구니 없는 가사의 노래인데, 어찌나 맘에 쏙 들던지 한동안 컬러링에 설정해두기도 했다.


갑님들의 전화 받느라 잔뜩 쭈그러져 있을 때여서 전화 올때마다 이 노래가 울리길 바랐는데, 생각해보니 컬러링은 상대가 듣는거지 내가 듣는 건 아니었다는..... 덕분에 자신감 뿜뿜해진 갑님들과 즐거운 통화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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