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견딘다, 사명감으로..'아는 형님' 팀의 일주일

조회수 2016. 7. 15.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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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스에이드 안이슬
출처: 사진=최지연 기자

"정말 좋아서, 

사명감을 가지고 있으니까 

견딜 수 있는 거죠." 


JTBC '아는 형님'을 연출하고 있는  최창수 PD의 말이다. 


예능국의 하루는, 일주일은 어떻게 돌아갈까? 


바쁠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은 있지만 대체 무얼 하느라 바쁜지는 대부분 시청자들은 알지 못할 것이다. 


우리가 소파에 앉아 웃으며 보는 90분의 예능프로그램, 제작진은 한 편의 방송을 위해 시간과 체력, 영혼을 갈아넣는다.  


'아는 형님'팀의 뜨거운 일주일을 최창수 PD에게 들어봤다. 그 맛깔스러운 자막과 절묘한 편집은 어떻게 탄생할까? 


출처: 사진=JTBC '아는 형님' 제공

# 월요일 


'아는 형님' 팀의 공식적인(?) 휴일은 하루. 방송 다음 날인 일요일이다. 


보통 월요일 새벽부터 PD들이 출근해 가편집을 시작한다(녹화는 목요일이다). 


방송시간은 총 90여 분. 6명의 PD가 각자 15분 정도의 분량을 맡게 된다. 


월요일 오후, 대략적인 편집을 마치면 가편집본 시사를 한다. 가편집본을 함께 본 후 어떤 방향으로 편집할지 수정안이 나온다. PD들은 수정사항을 바탕으로 다시 기나긴 편집의 세계로... 


PD들이 편집을 하는 동안 작가들은 그 주 녹화를 위한 회의를 한다. 목요일 녹화 전까지는 이 작업들이 계속 이어진다.


# 화요일, 수요일 


화요일과 수요일에도 가편집과 회의는 계속된다. PD들은 가편집본 시사에서 나온 수정안을 바탕으로 각자 수정 편집을 진행한다. 


메인PD인 최창수 PD와 작가들은 목요일 녹화를 위해 회의에 이어간다. 


그 주 녹화 출연자들과 소통하는 것도 이들의 몫이다. 촬영 전 미리 확인하거나 논의할 사항은 주로 전화를 통해 오고간다. 


출처: 사진=JTBC 제공

# 목요일 


'아는 형님'의 녹화가 있는 날이다. 전 스태프가 다음 주 방송분 녹화에 참여한다. 녹화는 보통 6시간 이상 진행된다. 


녹화를 마쳤다고 일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녹화 후에 PD들은 다시 회사로 돌아와 자막을 쓰기 시작한다. 


자막이야말로 인고의 시간이다. 평균적으로 1분 분량의 화면 자막을 구성하는데 한시간을 고민한다. 보통 PD 한 명 당 10분에서 15분 분량을 맡게 되니 10시간은 족히 자막에 매달리는 셈이다. 


자막을 나눠서 쓰다보니 PD별로 결과물의 스타일이 조금씩 달라진다. 보통 남자 PD들의 자막이 조금 더 직설적이고, 여자 PD들의 자막은 상황을 좀 더 아기자기하게 만들어준다. 

출처: 사진=JTBC '아는 형님' 제공

#금요일 


400~500개 정도 문장의 자막이 문서로 완성되면 자막팀에 넘긴다. 금요일 오전부터 자막팀은 이 자막들을 보기 좋게 작업한다. 


자막팀이 화면에 예쁘게(?) 얹어주느냐, 그건 아니다. 받은 자막 파일을 PD가 다시 화면에 넣는다. 타이밍에 맞게 자막을 넣고, 오타와 디자인을 수정하다보면 대략 6~7시간이 소요된다. 


각자 15분 정도 분량의 자막 작업이 끝나면 이를 하나로 모은다. 그 시간이 대략 금요일 오후 9시 정도다. 여전히 퇴근은 멀었다. 하나로 만든 영상을 틀고 최종시사를 하며, 동시에 웃음더빙을 한다. 


최종시사를 마치는 시간은 대략 오후 11시. 다시 회의실로 올라와 최종 수정에 대한 의견을 나눈다. 그렇게 밤 12시가 훌쩍 넘는다.


출처: 사진=JTBC '아는 형님' 제공

# 토요일 


'아는 형님'의 방송일인 토요일, 극한의 하루다. 


작가들과 PD들이 집으로 돌아간 새벽, 최창수 PD는 회사에 남아 수정편집을 한다. 전체 길이와 회의에서 나온 수정사항들을 고려해 영상을 손본다. 


수정본을 음악팀에 넘기면 담당 팀에서 음향효과와 배경음 작업을 진행한다. 이 작업이 이루어지는 동안 최PD는 잠시 집에서 눈을 붙인다. 


오후 3시 쯤 되면 음악, 음향 효과 트랙이 온다. 그럼 끝이냐고? 아니다. 믹싱이 남았다. 음악트랙과 효과음 트랙을 영상에 얹어야 한다. 


출연자들의 오디오와 음악 트랙, 효과음 트랙, 웃음 더빙 트랙을 한데 모아 방송에서 들릴 실제 오디오를 만든다. 믹싱이 끝나는 시간은 오후 6시 정도. 이제 끝났냐고? 최종 편집이 남았다(헉헉). 


이제 진짜 마지막. 최종편집실에서 방송에 나갈 최종 파일을 완성한다. 왼쪽 상단에 프로그램 로고도 넣고, 자막 오타가 발견되면 수정작업도 거친다. 음악, 자막 등을 전체적으로 손보고 하면 9시가 된다. 방송 두 시간 전이다. 


완성본을 주조정실에 파일형태로 넘긴다. 최종 방송분을 넘겼으니 퇴근!...은 무슨. 재방송분 편집을 해야한다. 


재방송은 실제 방송보다 15~20분 정도 분량이 짧다. 이를 고려해 분량을 덜어내고, 다음 주 예고 클립도 완성해 전송한다. 


쉴틈없이 일하다보면 어느 새 시간은 오후 10시에서 11시 30분 정도. 재방송과 예고편 작업까지 마치면 그제야 '아는 형님' 팀의 일주일 일과가 끝난다. 


물론 퇴근 후 집에서 본방사수는 필수. 시청자 입장에서 보면 편집시 보던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을 받기 때문에 이왕이면 각자 가정에서 방송을 시청한다. 


출처: 사진=최지연 기자

#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명감을 가지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에요. 내가 만든 콘텐츠를 시청자들이 재미있게 본다는 건 어마어마하게 보람된 일이거든요. 그래서 하는 거죠. 결과가 좋으면 그게 또 힘이 나는 거고요." (최창수 PD)


어마어마한 일주일이 지났다. 일요일 하루를 쉬고 다시 월요일 아침부터 일과 나의 전쟁이다. 프로그램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예능국 PD들은 이런 사이클로 살아간다. 


빨간날의 의미도 없다. 나라에서는 대체공휴일을 장려한다지만 해당사항이 없는 일이다. 일이 많은 프로그램의 막내는 일주일에 하루도 못쉬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제발로 이 고생길로 걸어들어온다. 좋아서 견딘다. 오늘도. 아마 지금도 예능국의 편집실에는 수많은 PD들이 눈을 비비며 작업 중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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