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갔다가 성덕 된 삭발 간호사
한 여성에게 흔쾌히 자신의 이름을 빌려준 스타가 중국에서 화제다.
데뷔때부터 화려한 외모와 꿀보이스로 주목을 받았던 배우 후거(호가), 2015년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사극 '랑야방'에 출연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덕분에 2017년에는 중국에서 수입 많은 스타 10위에 오르기도.
잘난 얼굴로 거저 얻은 게 아니다. 잘생기고 키만 큰 게 아니라 연기도 잘하고 목소리도 좋고 심지어 노래까지 잘한다.
1982년생인 그는 현재 싱글이며, 5마리 고양이의 집사다. 외모 말고도 여심 홀릭 포인트가 많은 남자다.
그런 그가 코로나19로 인한 중국의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대륙의 여심은 물론 '머글'들의 마음까지 뒤흔드는 일이 벌어졌다.
최근 우한에서 한 여성 네티즌이 자신의 SNS에 글과 사진이 올렸다. 흰색 방역복 등쪽에 '후거 마누라'라고 적은 뒤 사진을 찍어 웨이보에 게재했다.
이 여성의 정체는 중국 광저우에서 우한으로 의료지원을 나간 간호사였다. '삭발 간호사' 부대의 일원이었던 것. 환자 1명이 완치돼 퇴원하는 날 기쁨을 표현하며 올린 사진은 땀도, 공기도 통하지 않는 방역복을 입고 무더위 속에서 사투를 벌이는 가운데, 잠시 멘탈을 환기시키기 위한 간호사들의 가벼운 장난이었다.
놀라운 일은 며칠 뒤 벌어졌다. '남편' 후거에게서 답변이 온 것.
가장 아름다운 삭발을 가진 너, 너와 전우들의 보호와 헌신이 없었다면 국민의 건강과 행복한 생활도 없었을 거야. 병이 하루 빨리 지나가길 바라고, 너의 머리카락도 빨리 자라기를 바라. 이 이름은 잠시 네게 빌려줄게. 나중에 꼭 돌려줘야 해.
방역복에 이름 하나 적은 덕분에 엄청난 성덕이 된 간호사의 사연은 중국에서 큰 화제가 됐다. 덕분에 우한 및 각지 병원에서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일하고 있는 의료진들을 향한 관심은 전보다 더욱 커졌고, 응원 물결도 이어졌다.
그런데, 후거의 '외조'는 이름 빌려주는 데서 끝나지 않았다.
24일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후거가 자선단체를 통해 우한 의료진들에게 기부한 물품들이 이날 헬기를 통해 우한 현장에 도착했다. 손글씨로 응원의 문구도 적었다.
무사하길 바랍니다. 어서 돌아오세요.
'마누라'와 그 동료들을 위해 기부로 크게 한 턱 쏜 후거. 말뿐 아니라 행동력으로 감동을 안긴 그는 누구나 부러워할 멋진 외조로 이미 '국민남편'에 등극했다. 물론 당분간은 삭발 간호사의 남편이어야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