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교가 매력이라는 다크 히어로
거대한 체구와 짧게 잘린 뿔, 그리고 단단한 돌주먹을 가진 남자 헬보이가 11년 만에 지옥에서 돌아왔다.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시리즈가 아닌 닉 마샬 감독이 연출한 리부트 버전으로 말이다.
10일 개봉을 앞두고 지난 5일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 열린 언론 시사회를 통해 '헬보이'를 먼저 만났다.
오랫동안 '헬보이'를 기다려 온 관객들을 위해 관람 팁을 살짝 적어본다. 10여 년 사이에 헬보이가 어떻게 달라졌을까?
'헬보이'는 과거 아서왕에게 패하고 봉인된 니무에의 부활을 저지하기 위해 헬보이가 속한 B.P.R.D(초자연 현상 연구 방위국) 팀의 이야기를 그린 내용이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은 만큼, 기예르모 델 토로의 '헬보이'보다 훨씬 더 잔인하다.
첫 장면에서 아서왕에게 6조각으로 토막나는 마녀 비비안 니무에부터 적과 맞서 싸울 때마다 찔리고 베이고 뚫려 피를 철철 흘리는 헬보이 등 캐릭터들의 수난이 끊이질 않는다.
게다가 이들의 싸움에 휘말리는 인간들 또한 처참한 최후를 맞이하는 경우가 많다.
B.P.R.D의 에이스이자, 세상을 멸망시키려는 비비안 니무에를 막기 위해 직접 나선 다크 히어로 헬보이.
절대 죽지 않는 불사의 몸과 어마어마한 괴력, 적을 단번에 때려눕히는 돌주먹 펀치는 짜릿함을 안겨준다.
동료를 끔찍이 생각하는 의리파이자 터프한 성격의 소유자이나, 무섭게 생긴 외모와 달리 종종 브룸 박사 앞에서 애교를 부리곤 한다.
연기 잘하는 배우답게, 세계를 무너뜨리려는 악당으로서 면모를 유감없이 표현해줬다.
특히, 헬보이의 내면에 잠들어 있는 본능을 말로서 자극해 혼란에 빠뜨리는가 하면, 손동작 하나에 혼신을 담는 표정 연기는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워도 손색없다.
하지만 꼭 밀라 요보비치여야만 했을까 하는 의문이 남는다.
대표작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에서 고난이도 액션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해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던 배우다.
그러나 '헬보이'에선 그의 능력을 보여줄 만한 액션 신이 많지 않다. 그리고 영화에서 차지하는 분량 또한 적다.
히어로 못지않은 악당의 활약상과 존재감을 중요시하는 관객들에게는 아쉬운 지점.
앞서 소개한대로 세계를 멸망시키려는 니무에의 음모를 저지하는 내용이나, 헬보이의 과거 및 주변 인물과의 인연 또한 적잖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자신의 뿌리를 찾아가는 헬보이의 모습이나 과거 회상 신이 종종 등장한다.
그래서일까, 인물관계를 설명하는 데 할애한 나머지 지나치게 늘어지는 장면도 많다.
예를 들면, 헬보이와 앨리스의 인연을 설명하는 부분은 불필요하게 길다. 빠른 전개를 원한다면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우리 영화 볼래?: <헬보이> 메인 예고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