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가서 다시 뭉쳐 의리 쌓는 중국인들
소속된 팀을 무단으로 이탈, 소송을 제기하고 개인적으로 활동을 강행하는 외국인 아이돌 멤버의 뉴스는 이제 흔한 일.
하지만 한 그룹에서 3명이나 이탈한 건 드물다. 12인조였던 엑소는 프로필상 현재 9인조, 4명의 중국인 멤버 가운데 3명이 팀을 이탈했다.
이들의 근황을 알아보기 전,
어떻게 팀을 떠났는지, 뭘 하며 살았는지 정리해보자면...
크리스
첫 번째 타자는 크리스, 현재 중국에서 우이판이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이다.
중국계 캐나다인인 그는 2012년 데뷔했으나 2년 만인 2014년 5월,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에 전속계약 무효 소송을 제기하고 중국으로 떠났다.
중국에 간 크리스는 그렇게나 하고 싶었다던 영화를 찍고, 셀럽들이 참석하는 파티에 등장했다. 연기 활동에 주력하다 이후 솔로 앨범도 발매하며 가수 겸 배우로 활동 중이다.
2018년 솔로 앨범 'Anatares'가 아이튠즈 음원 차트 10위권에 등장해 이목을 끌었는데, 이는 미국 아이피로 위장한 중국 팬들에 의해 조작된 것으로 드러나 망신을 당한 적 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중국에서 잘 나가는 스타다.
루한
루한은 크리스가 팀을 이탈한 지 5개월 만인 10월에 같은 내용의 소송을 소속사에 제기했다.
루한도 크리스와 마찬가지로 배우와 가수 활동을 병행했다. 이후 중국판 '런닝맨' 등 예능에서 활약하며 엑소로 중국에서 얻은 인기를 이어갔다.
그러나 팀 이탈 초반에는 소송건으로 활동에 제약이 걸리기도. 루한은 크리스와 함께 2015년 설(춘절)에 CCTV 특집 프로그램인 춘완 출연이 결정돼 리허설을 네 차례나 가졌으나 최종 방송에서 출연이 취소되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크리스와 루한 모두 SM엔터테인먼트와의 전속계약 소송은 종료됐다. 두 사람은 2022년까지 SM엔터테인먼트와의 계약이 유지, 한국과 일본을 제외한 지역에서 SM엔터테인먼트가 매니지먼트 권한을 위탁해 활동하도록 마무리됐다.
타오
타오는 중국에서 황쯔타오라는 본명으로 활동 중이다. 크리스가 팀을 떠난 지 약 1년 뒤인 2015년 4월 SM엔터테인먼트에 탈퇴를 요구하며 팀을 떠났다.
타오가 비난을 산 이유는 먼저 나간 두 멤버를 '배신자'라 칭했었기 때문. 결국 8월, 타오도 전속계약 소송을 제기하며 두 멤버와 같은 길을 걷는다.
중국에서 숱한 논란을 낳으며 시끌벅적하게 활동을 이어간 타오, SM엔터테인먼트와의 법정 다툼은 2018년 3월 전속계약 무효 소송이 대법원에서 상고가 기각돼 타오 측이 패소하며 마무리됐다.
최근, 아이유를 향한 뜬금없는 고백으로 중국 웨이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기도.
이렇게 시간차를 두고 한국을 떠난 세 사람이 다시 뭉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렸다. 각자 활동에 주력했고, 엑소도 지우고 싶었을 터. 그리고, 서로가 서로의 라이벌이 된 상황이다.
하지만 결국에는 모였다. 팀을 떠난 지 6년 만인 지난 5월, 중국판 '프로듀스 101'인 텐센트TV '창조영'에서.
'창조영2020'에 루한과 타오가 멘토로 출연하고, 게스트로 크리스가 등장해 만남이 성사됐다.
이후에도 우정은 지속되는 듯하다.
지난 11월 30일, 타오는 신곡 '붕우권'(朋友圈)을 발표했다. 친구 무리 혹은 카카오스토리와 비슷한 중국 메신저 위챗 기능을 뜻하는 단어다.
타오는 이 신곡 뮤직비디오를 자신의 SNS에 게재했다. 크리스와 루한은 이를 리포스트하는 한면 크리스는 "친구들은 이미 '좋아요' 누름", 루한은 "신곡 듣자"라는 응원의 글을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