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가 살려놓은 줄 알았는데

조회수 2020. 4. 22. 10: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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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대 높은 칸영화제가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

칸영화제가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취소 위기에 놓인 것.

콧대 높기로 유명한 칸영화제 측은  코로나19 확산이 한창일 때도 "정상 강행"을 고수했다. 


(+여기서 잠깐, 칸이 얼마나 자존심이 센 영화제냐면 기자들을 배지 색깔로 등급을 나눠 구분하고, 복장 규율도 양말 색깔까지 확인할 정도로 까다롭다.)

출처: 뉴스에이드 DB

심지어는 프랑스 정부가 5000명 이상 모이는 행사를 금지를 선언했을 때도 "영화제 기간 5000명 이상 모이는 행사는 없다"고 주장, 예정대로 영화제를 5월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전 세계 주요 영화제들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취소 및 연기하는 가운데서도 정말 꿋꿋한 칸영화제다.

하.지.만. 


프랑스 정부가 전 국민 이동제한령을 발표하자, 칸영화제 측은 결국 백기를 들었다.

5월 12일~23일 계획된 제73회 칸영화제를 예정대로 치를 수 없게 됐다. 영화제 진행을 위해 다양한 대안을 고려 중이며 6월 말부터 7월 초까지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 칸영화제 사무국
출처: 뉴스에이드 DB

하.지.만!!!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직접 대국민 담화까지 열며 "7월까지 행사 금지"를 선언하자, 칸영화제 여름 개최도 불투명해졌다.


칸영화제는 이제야 사태 파악이 됐는지 "여름 개최는 불가능하다"고 인정했다.

칸영화제가 취소될 경우 (9월 2일 개최 예정인) 베니스영화제 예술 감독 알베르토 바베라와 함께 협업에 대해 논의 중이다. 다른 영화제들과도 파트너십을 논의하기 위해 접촉 중이다. - 티에리 프레모 칸영화제 집행위원장
출처: 뉴스에이드 DB

칸영화제가 여름 이후로 미뤄질 경우, 라이벌로 꼽히는 베니스국제영화제와 함께 북미 최대 영화제인 토론토국제영화제 등과 개최 시기가 겹친다.


물론, 이들 영화제들도 개최 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티에리 프레모의 "베니스 영화제 컬래버" 발언에 베니스 영화제 측은 빛의 속도로 선 긋기에 나섰다.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이 계속 협업을 언급하는데, 대체 어떤 협업인지 구체적 논의는 없어 당황스럽다. 칸과 우리는 그 어떤 대화도 나누지 않았다. 우리는 우리만의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 베니스 국제영화제 로베르트 시쿠트 회장
출처: 뉴스에이드 DB

결국 베니스영화제와 칸의 컬래버는 티에리 프레모만의 바람이었다는 슬픈 사실..


외신들은 칸영화제의 이토록 눈물 나는(?) 노력의 이유로 지난해 성공적인 개최를 꼽았다.

영화제를 연기하는 것은 칸영화제에도 아픈 결정일 것이다. 최근 몇 년간 영화제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고, 다른 영화제와 경쟁이 심화된 가운데 칸영화제는 지난해 오스카 작품상인 봉준호의 '기생충'을 탄생시켰다. -뉴욕타임즈
출처: 뉴스에이드 DB

'기생충'이 써내려간 새 역사의 출발점이었던 칸영화제가 그 화제성을 이어가고 싶은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것.


칸영화제는 공식 홈페이지와 SNS에 봉준호 감독이 오스카 수상 무대에서 올해 칸 심사위원장인 스파이크 리 감독이 조우한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숟..가락 얹기..?)

이런 와중에 칸영화제 필름 마켓은 온라인으로 열린다. 

하반기 어떤 일이 생길지 아무도 모른다. 올해만 특별히 온라인 마켓을 열기로 했다. - 티에리 프레모

칸 필름 마켓은 6월 22일부터 26일까지 열리며, 가상 부스와 비디오 미팅, 온라인 상영을 통해 오프라인 마켓과 유사한 환경을 만들겠다는 포부다.


그럼에도 영화제 자체는 '절대' 온라인으로 열지 않겠다고 밑줄을 쫙, 그었다. 극장에서 영화를 관람하는 행태 자체를 신성시하는 칸영화제는 넷플릭스에도 타 영화제보다 보수적인 태도를 취했던 바.

출처: 뉴스에이드 DB
칸영화제의 의미를 생각한다면 온라인 영화제는 있을 수 없다. 영화제 기간을 줄이거나 섹션을 줄이는 일도 없을 것이다. -티에리 프레모

만약 칸영화제가 올해 취소될 경우, 1968년 프랑스에서 일어난 학생 운동인 '68혁명' 당시 영화제 도중 취소된 이래 두 번째 취소다. 영화제 개최 자체가 연기된 것은 올해 처음이다. 


과연 올해 칸영화제는 치러질 수 있을까.

매일 똑같던 일상이 그리운 건 우리만의 일이 아니라는 걸, 칸영화제의 고군분투를 보며 새삼 느끼게 된다.

By.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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