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바넴' 감독이 공포영화를 만들었다?
지난해 국내외를 막론하고 수많은 마니아층을 양성했던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엘리오와 올리버의 사랑 이야기로 감동을 안겨줬던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이 이번에는 충격과 공포감을 선사한다.
오는 16일 개봉을 앞둔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공포영화, '서스페리아'가 8일 오후 2시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언론시사회를 가졌다.
개봉일보다 먼저 만나본 '서스페리아', 과연 어땠을까.
'서스페리아'를 기대하고 있을 예비 관람객들을 위해 몇 가지 관람 포인트를 정리해봤다.
'서스페리아' 주연 배우들의 이름이 상당히 익숙하다. 하지만 그들이 보여주는 연기는 새롭다.
우선 '옥자'와 '설국열차'를 비롯해 요즘 최고의 화제작인 '어벤져스: 엔드게임'에도 출연하며 많은 국내 팬들을 보유한 틸다 스윈튼. 그는 극 중 무용 아카데미의 수장이자 마녀를 모시는 배후세력인 마담 블랑을 포함한 1인 다역을 완벽 소화했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를 통해 이름을 알린 다코타 존슨은 마담 블랑의 무용 아카데미에 들어가 마녀들의 집회에 이끌리는 소녀 수지를 연기하며 색다른 모습을 선보인다.
할리우드 대세 배우이자 국내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했던 클로이 모레츠는 무용 아카데미에서 도망쳐나온 패트리샤로 분해 극의 긴장감을 높인다.
독보적인 미장센과 감각적인 음악으로 사랑받았던 '콜 미 바이 유어 네임'과 마찬가지로, '서스페리아' 역시 미장센과 음향이 '열일'한다. 시각과 청각을 제대로 사로잡는다.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이 '서스페리아'의 원작인 '서스페리아 1977'을 통해 감독의 꿈을 키웠던 만큼 혼신의 힘을 다한 게 딱 느껴진달까.
싸늘함이 그대로 전해지는 배경은 물론 배우들이 입은 의상까지 하나하나 모두 공을 들인 느낌이다.
공포영화의 생명인 음향 또한 제 할 일을 제대로 하며 극의 공포감과 긴장감 조성에 큰 몫을 한다.
무용 아카데미가 배경이기에 무용 신이 자주 나오는데, 이 또한 빼놓을 수 없는 관람 포인트다.
특히 후반부에 강렬한 빨간색의 의상을 입고 춤을 추는 장면은 숨을 참고 보게 된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미장센과 상징물의 역할이 8할인 작품이기 때문일까. 영화의 내용을 100%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중간중간 나오는 등장인물들의 꿈과 환각 등이 극의 흐름과 무슨 연관이 있는지 확실히 설명되지 않아 다소 난해하게 느껴졌다.
정확한 설명과 완벽한 이해를 선호하는 이들이라면 불친절한 작품이라고 생각하기 쉬우며 호불호가 극명히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서스페리아'의 사회적 배경은 냉전 시대의 베를린에서 극좌파 세력인 바더 마인호프 집단의 테러가 극에 달했던 시점이다.
또한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은 '서스페리아'가 여성 캐릭터에 힘을 실어주며 1970년대를 휩쓸었던 페미니즘을 반영한 영화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사실을 모르고 봐도 큰 어려움은 없지만, 시대적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다면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도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을 것이다.
'서스페리아'는 총 7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쯤되면 끝날 것 같은데...?' 싶은데 안 끝난다.(ㅋㅋㅋ) 영화의 흐름과 내용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지루하다고 느낄 정도다.
그도 그럴 것이, 러닝타임이 152분이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러닝타임이 181분인 것을 생각하면 짧아보일 수도 있으나, 152분도 꽤 긴 편이다.
따라서 '서스페리아'를 보기 전, 화장실도 미리 다녀오고 긴장감에 바싹 마른 목을 축일 음료도 구비해놓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