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도 보고 뽕도 따고'의 좋은 예
드디어 천만이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지난 21일, 개봉 53일 만에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로써 '기생충'은 '극한직업', '어벤져스:엔드게임' 그리고 '알라딘'에 이어 올해 4번째로 천만 관객을 돌파한 작품이 됐다.
특히 '기생충'의 천만이 주목을 받는 건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작품성까지 인정받았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영화제에서 작품상을 수상한 영화들 중, 국내에서 흥행에 성공한 작품은 단 한 작품도 없었다.
한 번 살펴볼까. 먼저 '기생충'이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던 칸 영화제 수상작들을 확인해 보자.
지난해 주인공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어느 가족'.
수상 후인 지난 2018년 7월에 국내에서 개봉했지만 17만 명을 불러 모으는 데에 그쳤다.
지난 2012년 수상작도 살펴보자. 2012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의 주인공은 국내에서도 꽤나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킨 영화였다.
바로 '아무르'. 노부부의 마지막을 다루며 호평을 이끌어냈었는데. 그렇다면 흥행에 성공하지 않았을까?
8만 명 밖에 들지 않았다.
칸 국제영화제가 아닌 다른 영화제의 수상작들은 어떨까.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베니스 영화제의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한국 영화, '피에타'를 먼저 살펴본다면.
약 60만 명의 관객이 '피에타'를 선택했다. 앞선 해외 영화보다는 베니스 영화제 수상의 특수를 제대로 누린 셈.
하지만 흥행에서는 아쉬움을 남긴 게 사실이다.
개봉 이후 입소문을 탔던 '셰이프 오브 워터:사랑의 모양' 역시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작품.
입소문이 있었음에도 국내에선 50만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치고 말았다.
탄탄한 마니아층을 형성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개봉 당시 약 200만 관객 동원에 성공한 바 있다.
어마어마한 흥행 성공 사례는 아니지만 그래도 작품성을 인정받음과 동시에 대중성도 잡은 또 하나의 사례로 꼽을 수 있겠다.
그렇지만! '기생충' 만큼의 성적을 거둔 영화는 없었다는 점.
이렇게 영화제에서 작품상을 수상한 영화들이 흥행에 고배를 마셔야 했던 건 '영화제 작품상 = 어렵다'는 공식이 관객들 사이에 있기 때문이다.
재밌는 영화들이 영화제에 진출하면서 그런 분위기가 많이 없어지고 있긴 하지만, 은연중에 관객들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건 있는 것 같아요."
(영화 관계자 A씨)
그러나 이는 '기생충'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말이다.
실제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중에서 전 세계적으로도 이렇게 흥행에 성공한 작품은 찾아보기 힘들다는 게 영화 관계자의 설명.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중에서 '기생충'이 흥행 2~3위라고 하더라고요. 이례적인 일이긴 합니다."
(영화 관계자 A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