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계 고인물이 본 아이돌 열애설

조회수 2020. 6. 26. 09:1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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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은 프로 의식을, 대중은 너그러운 마음을

[익명보장]


열애설은 아이돌 그룹과 팬덤에게 흔하지만 예민한 문제다. "아이돌도 사람인데 그럴 수 있지"와 "아이돌인데 조심했어야지"로 반응이 확 갈려 '논란'의 여부를 단정할 수 없는 이슈이기도 하다.


그러나 하나의 열애설이 해당 그룹과 기획사에 몰고 오는 파장이 크다는 건 부정할 수 없다. 유독 아이돌의 열애설을 향한 대중의 시선이 조금은 날카롭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가요 관계자들은 아이돌의 열애설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아이돌의 최전선에 있는 가요 기획사 홍보팀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 멤버 : 가요 홍보계 고인물(?) 3인방 소라게, 진다O, 교대여, 그리고 기자


** 본문에 나오는 알파벳 이니셜은 임의로 정한 것일 뿐, 실명과 전혀 관계가 없다.

# 그룹, 소속사 모두 직격타

출처: Shutterstock

소라게 : 배우보다 아이돌이 타격이 훨씬 커요. 배우들도 팬덤이 있긴 한데 아이돌 팬덤 같지 않잖아요.


진다O : 배우는 좋은 작품 만나면 꽤 회복이 되던데요.


소라게 : 일단 열애설 터지면 팀 활동에 지장이 생겨요. 일단 팀 분위기가 안 좋아지죠, 열애설 나오면. 서로 감정 상한 거 딱 보이고. 전에 맡았던 A 그룹은 한 멤버가 여자친구랑 있는 거 사진 찍혔다가 활동 쉬었다니까요. 나오려면 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왜 안 나왔겠어요. 


그때 어떤 멤버가 "저는 중요한 시기에 이러는 게 이해가 안 가요" 그런 얘길 하더라고요. 인기가 많으면 열애설로 팬들이 좀 떨어져도 티가 안 나는데 신인이면 그룹 존폐 위기까지 가거든요.


진다O : 저는 솔직히 데뷔 3년 차 이하는 진짜 조심해야 된다고 봐요.  

기자 : 회사 입장에서도 타격을 입는 부분이 있죠? 특히 금전적 부분에서 피해가 크다고 하던데.


교대여 : 완전 직격타죠. 일단 팬들 사이에서 불매가 일어나니까.


소라게 : 앨범 판매량 쭉쭉 떨어지고.


교대여 : 열애설 나잖아요? 그러면 기자보다 더 빨리 연락 오는 게 광고주예요. 위약금, 이미지 품위 손상 이런 거 얘기하거든요. 근데 또 위약금을 애들한테 물라고 할 수 없는 게, 당장 몇십억씩 갖고 있는 애들이 어디 있어요. 그럼 다 회사에서 내게 되죠. 

# 열애·결혼 발표는 최강창민처럼

출처: 최강창민 인스타그램

기자 : 전에 비해선 아이돌 열애설에 대한 인식이나 관점이 조금 나아졌다는 얘기가 있는데, 진짜 그래요?


진다O : 일단 말로는 그런데 아닌 것 같아요. 하하. 


기자 : 최근에도 열애설 관련해서 몇 몇 일들이 좀 있었죠.  


소라게 : 근데 솔직히 B는 욕먹을만해. 팬들이 알게끔 티를 내는 건 좀 아니지 않아요? 그 정도 연차면, 자기 입으로 솔직히 얘기하면 팬들도 이해해주고 그럴 텐데. 예전보다는 덜하지만 여전히 유사연애 감정으로 아이돌을 좋아하는 팬들이 있는데 그들한테 예의가 있지. 앞에서는 "팬들 사랑해요" 이러면서 뒤에선 다른 짓 하는 거잖아요. 최강창민 봐요. B랑 완전 극과 극이지. 

교대여 : 최강창민은 아주 모범적인 사례라고 봅니다. 아이돌 계약 기간이 보통 7년 정도인데 그 이후에 알리는 게 좋다고 생각하죠. 


소라게 : 자기 입으로 밝히면 팬들이 응원해줘요. 돌아서는 팬들이 일부 있긴 하지만 대부분은 그래요. 결국 B가 팬들한테 사과했잖아요. 그건 팬들이 떨어져 나가는 건 싫은 거거든.

# 연애는 OK, 거짓말은 NO

출처: Shutterstock

진다O : 저는 논란이 되는 열애설은 거짓말이 문제인 것 같아요. 누가 봐도 맞는데 본인이 "안 사귄다"고 하면 확인이 어렵거든요.


소라게 : 차라리 솔직하게, 빠르게 인정하는 게 더 통하죠. 요즘에 거짓말 하는 거 안 먹혀요. 저는 솔직히 애들한테 연애를 권장하는 편이거든요. 가장 좋은 시기에 연습실에만 갇혀 있는 거 보면 어찌나 불쌍한지. 근데 "만나더라도 걸리지 마라. 나한테는 말하고 만나라. 연예인을 만나라. 너보다 더 인기 많은 애를 만나라" 이런 얘기는 하죠.


기자 : 열애설 관련해서 물어보면 다 솔직하게 말해요? 


소라게 : 제가 겪은 바로는 남자애들은 솔직해요. 생각이 단순해서 그런가. 하하. 근데 여자애들 중엔 숨기는 경우가 많아요.


진다O : 공감합니다. 

소라게 : 자기는 진짜 결백하다고 극구부인을 해요. 솔직하게 말해주면 손해를 덜 보고 얼른 수습이 되는데. 분명히 증거를 봤는데도 아니래.


교대여 : 기사가 나고 이런 것에 겁이 있어서 거짓말하는 것 같긴 해요.


소라게 : 사실 여자 아이돌이 타격이 더 심하긴 하거든요. 남자 아이돌 팬들은 헤어지면 다시 돌아오는 경우도 많고.


교대여 : 남자 아이돌은 누구 만나면 자랑을 그렇게 해요. 그래서 여자 아이돌한테 그게 꼬리표처럼 달라붙는 경우도 꽤 있죠.

기자 : 연애 중인 게 티가 많이 나요?


소라게 : 전 딱 보면 보여요. 다른 소속사 애들끼리 만나는 거 직접 본 적도 있고, 사진 찍힌 거 본 적도 있고. 전에 제가 C 소속사 앞에 살았거든요. 근데 제가 담당했던 D랑 C 소속사에 있는 E랑 사귀는 거예요. 자꾸 둘이 밖에서 만나길래 D한테 "그럴 거면 그냥 내 집에서 만나!" 이랬던 적이 있죠. 


진다O : 저는 그룹에 한 명을 스파이로 심어놔서 알아본 적도 있어요. 누가 누구한테 연락처를 알려줬고 어쨌고 저쨌고 다 얘기해주던데요.

# "휴대전화 압수로 연애 막기?
불가능"

출처: Shutterstock

기자 : 아이돌들이 방송에 나와서 "우리 회사는 몇 년간 연애 금지다" 이런 얘기 하잖아요. 그게 계약서에 나와 있는 사항은 아닌 거죠?


소라게 : 계약서에 넣는 회사가 있기도 한데 '물의를 일으키지 않는다' 이런 선이죠. 암묵적인 약속 같은 거고. 휴대전화 압수해도 다 연락해서 만나요. 연습실에 컴퓨터 있고, 각자 아이패드도 있고 한데. 와이파이만 있으면 다 할 수 있어요. 전에 F 그룹은 페이스북 메시지로 몰래 연락하는 거 잡은 적도 있죠.  


교대여 : 차라리 한 회사 안에서 사귀는 게 나아요. 아무래도 입장 정리하기가 편하니까. 


소라게 : 전에 있던 회사에서 G랑 H가 사귀는 걸 알고 있었거든요. 근데 아니래. 윗사람들도 절대 그럴 일 없다고. 그래서 제가 둘 다 무대 올라갔을 때 둘이 카톡한 걸 확인했어요. 그거 캡처해서 보여준 적도 있다니까요. 

교대여 : 이제 회사 분위기가 "절대 연애하지 마" 이렇게 강압적인 것도 아니고요. 연락할 수단이 많다 보니 회사도 컨트롤하는 데 한계가 있죠.


소라게 : 연습생 때부터 서로 알더라고요. 모르는 애들이 없어.  


기자 : 더 이슈가 커지기 전에 회사에서 헤어지라고 하는 경우가 있을 텐데, 말을 들어요?  


소라게 : 연예인끼리 사귀는 거면 서로 상황을 이해하니까 대체로 말을 듣죠. 그런데 상대방이 일반인이면 조금 어려워요. 그 입장을 이해 못 할 수도 있잖아요.

# 꽤 높은 소문 적중률

출처: Shutterstock

기자 : 열애설이 나는 걸 대부분 미리 알고 있죠?


교대여 : 아무래도 사실 확인하는 연락이 오니까요.


소라게 : 전에 I 그룹 J 열애설 막느라고 고생한 적이 있어요. 그거 안 나가게 하려고 단독 거리를 몇 개나 갖고 왔는지. 이런 거 보면 연예인들 홍보팀한테 정말 잘해야 돼. 홍보팀이 자기들 이미지 만들어주는 사람들인 걸 알아야 돼요. 


기자 : 여기저기서 소문도 엄청 돌잖아요. 그건 얼마나 맞아요? 


소라게 : 소문이 어디서 도는지에 따라 다른데. 기자들 사이에서 얘기되는 건 거의 맞는 것 같고, 방송가는 반반. 요즘엔 팬들 사이에서 도는 소문도 어느 정도 맞는 것 같아요. 


진다O : 저희보다 더 잘 알 때도 있어요. 하하. 

기자 : 요즘엔 SNS나 커뮤니티에서도 이런 저런 얘기들이 나오잖아요.


소라게 : 트위터에서 한 번 건드려보고 아님 말고 식이 많은데 루머나 그런 걸로 신고를 하려고 해도 협조를 안 해줘서 못 잡았거든요. 근데 요즘엔 협조를 해준대요. 계정을 폭파해도 잡을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진다O : 이건 열애설은 아니고 학교 폭력 관련인데 K 소속사에서 연습생 애들 사진을 티저 이미지처럼 해서 중고등학교 SNS 위주로 풀었대요. 그거 보고 그 학교 학생들이 학교 폭력에 가담했던 애들을 제보해줘서 몇 명 걸렀다던데. 하하. 진짜 현명하지 않아요? 


소라게 : 누구 아이디어래요? 월급 더 줘야 돼.

# "아이돌은 프로 의식을,
대중은 너그러운 마음을"

출처: Shutterstock

기자 : 열애설을 비롯해서 이성 문제로 팀에서 탈퇴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예전에 급하게 L 그룹에서 탈퇴한 M도 그런 쪽이었고.


소라게 : 보통 임신이나 성범죄 이런 걸로 탈퇴하죠. M도 마찬가지. 이래서 회사 내부에 좋은 성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해요. 


기자 : 사실 열애설만 나도 일각에선 탈퇴를 요구하는 말이 나오잖아요. 악플도 생기고. 


소라게 : 거짓말 하지 말고, 티 내지 말고, 밝힐 거면 본입 입으로 먼저 밝혀야 된다고 봐요. 팬들이 돈을 써주니까 어쨌든 고객이잖아요. 그럼 최대한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맞는 거고. 


진다O : 아이돌들도 그런 프로 의식이 있어야 하고, 대중도 어린 친구들의 열애설에 너무 가혹하지는 말아줬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돈 많이 버니까 견뎌라"는 말이 있는데, 그래도 힘들죠. 


교대여 : 어린 친구들한테 조금 가혹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소라게 : 아이돌들이 인기가 많으면 돈을 많이 버는 건 맞지만, 못 버는 애들도 정말 많아요. 다인원 그룹인 경우엔 더 그렇고. 어릴 때부터 연습만 하면서 사회생활도 제대로 못 해봐서 돈 벌어도 못 모으고 사기도 엄청 당하고요. 


진다O : 인기가 언제 떨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나 위기감 때문에 스트레스도 많이 받죠. 


소라게 : 정신과 치료 받고 우울증 약 먹는 애들도 진짜 많아요. 유명해지면 "연예인병 걸렸다" 이런 말 나오잖아요. N 그룹 O 얘기를 하자면, 그룹 중에서 혼자 유명해지다 보니 혼자 받는 스트레스가 너무 큰 거죠. 어느 프로그램 고정 출연을 하는데 다른 프로그램 가면 얘한테 눈치 주기도 하고. 전에도 어떤 스케줄에서 문제가 좀 있어서 얘기를 좀 하려고 O를 따로 불렀어요. 


근데 얘가 막 우는 거예요. 힘드니까. 저도 그 전까진 얘가 뭔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몰랐는데. 그래서 주변에 회사 직원들이나 매니저들한테 힘든 거 얘기도 하고 그러라고 했어요. 아마 이 친구도 어린 나인데 우울증 약 먹을 거예요.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있어줘야 하는데. O가 나쁜 애는 절대 아니거든요. 


진다O : 아이돌들의 열애설이나 구설수에 있어서 대중이 조금 더 어여쁘게 봐줬으면 해요. 너무 색안경을 끼고 보진 않았으면 합니다.

By.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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