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에서 수원왕갈비통닭 만든 후기.txt
1300만 명이 궁금해 한 그 맛, 수원왕갈비통닭! 나도 궁금했다. 궁금한 데에서 그쳤으면 될 것을, 결국 사고를 치고 말았다.
'극한직업'이 공개한 바로 그 레시피를 그대로 따라해봤다. 업무시간에, 탕비실에서.
기준이 된 레시피는 이것. 배급사 CJ ENM이 공개한 수원왕갈비통닭 레시피다.
(영화 속 수원왕갈비통닭 레시피와는 다르다고 함)
재료준비. 대체 사무실에 왜 저런 그릇이 있는가 싶겠지만 우리 회사는 요리 영상도 종종 찍는다(에이프릴이 만두 빚고 로운이 사과 깎고 간 회사).
가장 구하기 힘들었던 재료는 칠리 시즈닝. 마트를 털어봐도 팔지 않아서 오늘 주문하면 내일 100% 온다는 그 사이트에서 주문했다.
레시피가 시키는 대로 씻은 닭을 우유에 30분간 재움. 기다리는 동안 소스를 만든다.
레시피에는 3분간 끓이라고 쓰여있다. 끓이다보면...
이런 무서운 비주얼을 만나게 되지만, 괜찮다.
생각보다 묽다. 그냥 찰랑거리는 상태. 분명 3분을 끓였는데...
냄새는 강한 후추향이 나는 갈비찜 냄새?
일단 무시하고 튀김옷 입히기.
우유를 버리고, 튀김가루와 물을 1:1 비율로 섞은 반죽에 후추를 조금 탈탈.
닭을 반죽에 넣고 조물조물.
반죽을 묻힌 닭을 다시 튀김가루에 굴려 잔가루를 털어서 준비한다.
닭 대신에 손가락 튀기는 줄. 손가락이 잘 반죽됐다.
2차 튀기기. 이번에는 2분. 내 인생 첫 치킨이다. 망하면 안돼.
무사히(?) 튀긴 닭을 아까 만든 소스에 버무려 준다.
참고로 레시피의 소스 양은 닭을 한 다섯마리는 충분히 바를 수 있는 양이다.
혹시나 만들어 볼 생각이 있으신 분들은 레시피의 절반만 사용하시길.
완성!!!!
거의 갈색이었던 영화 속 수원왕갈비통닭과는 달리 일반 간장치킨 정도의 비주얼을 가진 수원왕갈비통닭 탄생.
...까지는 솔직히 아니고, 생각보다 엄청 달거나 짜지는 않았다. 설탕을 그렇게 넣었는데!
갈비구이 맛 보다는 갈비찜에 가까운 맛? 이 레시피 그대로 갈비찜을 해도 좋을 것 같은 맛이다.
동료들에게도 한조각씩 시식을 시켜(?)봤다.
"맛있다! (들어간 설탕에 비해)생각보다 그렇게 달지는 않다. 어디에선가 먹어본 맛이긴 한데 뭔지는 정확히 모르겠는데..." (조리 전 과정을 지켜본 1인)
"사실 수원왕갈비와 비슷한지는 잘 모르겠다. '수원왕갈비통닭'이라는 걸 모르고 먹는다면 마늘맛 간장치킨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맛?" (수원시민)
"고기의 종류가 달라서인지 갈비 특유의 맛과는 차이가 있다. 아무래도 갈비는 고기의 육즙, 기름의 맛이 있으니. 꽤 맛있는 간장치킨이라는 느낌이다. 맛있다." (요.잘.알)
"맛있는데?" (한입 먹고 사라진 1인)
1. 영화 같은 진득하고 진한 소스를 원한다면 3분으로는 택도 없다. 더 끓이시라.
2. 레시피 분량대로 만들면 소스가 한 냄비 완성된다. 비율에 맞춰서 줄일 것.
3. 청양고추 썰어넣어도 무조건 맛있을 맛이다.
4. 꼭 닭을 직접 튀길 필요는 없다. 일반 프라이드 치킨에 버무려도 된다. 단, 일반 치킨은 간이 되어있기 때문에 양념을 적게 버무리는 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