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댕댕이들이 좋아하는 음악이 따로 있다?!

조회수 2018. 6. 28. 1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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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 관한 다양한 연구들, '과학 믹스테잎'!

2주에 한 번, 규칙도 경계도 없는

'격주간 믹스테잎'이 찾아온다!

출처: Swiss Institute of Bioinformatics
음악에 대한 과학적 연구는 현재 진행형이다. 뇌과학 및 인지과학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음악이 사람에게 끼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은 훨씬 체계적으로 변했고, 특정한 선율부터 다양한 장르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연구 결과가 쏟아지고 있다.

그런 연구들은 '음악의 비트가 뇌 각 영역에 끼치는 효과' 같은 딱딱해 보이는 연구가 대부분이지만, 때때로 기상천외하면서 1띠용을 적립하는 연구 결과가 발표될 때가 있다. 이번 주 '과학 믹스테잎'에서는 음악에 대한 과학적 연구 중 흥미로운 것들을 모아 보았다.


개들은 레게를 좋아한다.
출처: Care.com
멍멍이들은 어떤 음악을 가장 좋아할까? 스코틀랜드 동물보호연대(Scottish SPCA)와 글래스고 대학(University of Glasgow)이 발표한 2017년 논문에 따르면, 강아지들은 레게와 소프트 록을 들었을 때 스트레스 수치가 유의미하게 감소한다고 한다.

연구에 동원된 음악 장르는 소프트 록, 모타운(Motown) 소울과 R&B, 팝, 레게, 클래식의 5가지였는데, 개들의 심박수를 측정한 결과 이들 장르 중 레게와 소프트 록을 들었을 때 다른 장르에 비해 스트레스 감소 효과가 컸다는 것이다.
물론 여러분이 귀여운 강아지를 기르고 있다고 해서 주구장창 레게만 틀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개들은 어떤 종류의 음악을 듣든 서 있는 시간보다 앉거나 눕거나 엎드려 있는 시간이 더 길었다고 하니까. 너무 시끄러운 음악만 아니라면 개들도 음악을 들으면서 분명 안정감을 느낄 것이다.

십 대 때 듣던 음악이 평생 간다.
출처: The New York Times
많은 사람들은 다양한 최신 음악을 열심히 찾아 듣기보다는 자신이 많이 듣던 익숙한 음악을 계속해서 듣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뉴욕 타임즈에 게재된 다음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그 취향이 형성되는 것은 보통 십 대 무렵이다.

스포티파이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특정한 곡의 연령별 차트 순위 중 가장 높은 랭킹을 차지하는 연령대의 사람들은 해당 곡이 발표되었을 때 십 대 시절을 보낸 경우가 많았다. 즉 십 대 시절에 라디오헤드(Radiohead)의 "Creep"을 주로 들었던 사람들이 현재도 여전히 "Creep"을 가장 많이 듣는 사람들인 것이다.
출처: The New York Times
아울러 남성보다 여성의 경우가 성인기 취향 형성에 젊은 시절 들었던 음악의 영향이 크고 영향력도 오래 가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한국에서도 부모님들이 조용필 등을 아직까지도 좋아하고, 90년대 가수들의 컴백 붐에 많은 사람들이 호응하는 등 이런 현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단순히 '추억 보정'이라는 꼬리표를 붙이기엔, 십 대 시절의 예민한 감수성이 생각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하는 게 아닐까? 아마 몇십 년 뒤 미래에는 중년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음악이 "Gee"로 기록될지도 모른다.

태아는 "Bohemian Rhapsody"를 좋아한다.
출처: Pixabay

멍멍이와 십 대 다음은 태아다. 모차르트나 베토벤 등의 클래식이 태교 음악으로 좋다는 건 한 번쯤 들어 보았을 테지만, 대중음악의 경우에는 어떨까? 그런 궁금증을 가진 과학자들이 스페인의 출산 연구 기관인 마르케스 연구소(Institut Marquès)에 있었고, 이들은 특수한 장치를 통해 자궁 속 18주~38주 무렵의 태아에게 음악을 들려줬다.


바흐와 베토벤 등의 클래식 음악부터 전통 크리스마스 캐럴, 퀸(Queen)과 아델(Adele), 샤키라(Shakira) 등 팝스타의 음악을 들려준 결과, 90% 이상의 태아가 퀸의 "Bohemian Rhapsody"를 듣고 입을 움직였다고 한다. 다만 전반적인 장르 면에서는 팝 음악보다 클래식 음악에 대한 반응이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연구자들은 태아가 일반적인 목소리보다 높은음의 목소리 및 소리를 더 잘 인식한다고 추측했으며, "Bohemian Rhapsody"에 대한 반응이 뚜렷하다는 사실은 이 가설을 뒷받침하는 좋은 근거가 아닐까 싶다. 프레디 머큐리(Freddie Mercury)보다 아름다우면서도 파워풀한 미성을 들려주는 보컬리스트는 거의 없을 테니까.

자동차로 달리면서 음악을 들으면 더 좋게 들린다.
출처: Motor1
운전을 하든, 버스를 타든, 빠른 속도로 이동할 때면 언제나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있다. 귀가 심심해서 그렇기도 하지만, 인간의 한계를 넘는 속도로 이동하면서 음악을 들으면 단순히 걸어가면서 음악을 들을 때보다 한층 더 흥이 오르기 때문에 그렇기도 하다.

카디프 대학(Cardiff University)의 신경과학자 딘 버넷(Dean Burnett) 박사는 이러한 경험에 대해 좀 더 체계적인 설명을 시도한다. 우선, 차를 탔을 때 인간의 뇌는 배기음이나 바람 소리 등의 소음에 익숙해지면서 음악이라는 '자극'을 좀 더 확실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에 놓있다. 아울러 뇌는 위험한 상황에서 외부 자극에 한층 더 민감해지는 특성이 있는데, 시속 100km라는 '위험한' 상황에서는 신나는 음악이라는 '외부 자극'을 훨씬 예리하게 캐치하게 된다는 것이다. 마치 불난 집에 기름을 들이붓듯이 말이다.

물론 음악을 들으면서 운전을 하는 사람의 뇌를 MRI로 스캔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러한 설명은 어디까지나 가설의 영역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액션 영화감독들이 자동차 추격 씬에 거의 항상 긴박한 음악을 깐다는 걸 생각해 보면, 그리고 그러한 음악이 꽤나 효과적이라는 걸 생각해 보면 '자극'을 통한 이러한 설명은 나름 신빙성을 가진다. 그러니 다음에 자동차를 탈 때는 아래 소개하는 곡들을 들어 보는 건 어떨까? 물론 규정 속도는 지키면서!


해외에서 이루어진 이런 다양한 연구들을 보고 있으면 한국에서는 대중음악에 대한 과학적 연구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 같아서 조금 아쉬워질 때도 있다. 외국 못지않은 멋진 음악들이 넘쳐나는 한국인 만큼, 우리 음악에 대해서도 재미있는 연구들이 보다 많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음 믹스테잎은 2주 후에 다시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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