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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이 군대 가는 친구를 놀리다가 만들어진 말이라고?

장르명의 기원을 찾는다, '어원 믹스테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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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에 한 번, 규칙도 경계도 없는
'격주간 믹스테잎' 이 찾아온다!

숙련가와 초보자의 차이는 이렇다. 물론 이 장르를 다 알 필요는 없다.

출처Know Your Meme
누구나 음악을 들을 때 음악 장르를 길잡이로 삼아 자신이 원하는 음악을 찾아낸다. 그런데 이 음악 장르에 붙은 이름은 대체 어디서 온 것일까? '힙합'이란 단어는 힙합이란 음악을 나타내는 데 참으로 어울리는 명칭이 아닐 수 없지만, 그것을 처음 생각해 낸 사람은 누구일까?

이번 주에는 현재 대중음악계에서 가장 많이 울려 퍼지는 네 개의 장르를 골라, 그 장르의 이름이 가진 근원을 되는 데까지 추적해 보았다. 이름하여 '어원 믹스테잎'이다.

맨 왼쪽에 있는 멤버가 키스 카우보이다.

출처Rock & Roll Hall of Fame
최초로 '힙합'이라는 단어를 고안했다고 알려진 사람은 초창기 힙합의 선구자격 그룹인 그랜드마스터 플래시 & 더 퓨리어스 파이브(Grandmaster Flash and the Furious Five)의 멤버 키스 카우보이(Keith Cowboy)였다. 1978년, 그의 친구가 군 입대를 앞두고 마지막 파티에 왔을 때, 그는 친구가 이제 자유롭지 않은 군인이 되어 발을 맞춰 행군을 하게 될 거라고 놀리면서 그 모습을 이렇게 묘사했다. '힙/합/힙/합/힙/합'.

이후 '힙합'이라는 단어는 DJ잉과 랩을 결합했던 새로운 음악을 묘사하기 위한 명칭으로 널리 쓰이게 됐다. 그룹 슈가힐 갱(The Sugarhill Gang)은 최초의 힙합 히트 싱글 "Rapper's Delight"의 맨 첫 가사를 'I said a hip hop the hippie the hippie'라는 착착 붙는 라인으로 장식했으며, 1982년 이 태동하는 문화를 처음으로 진지하게 다룬 빌리지 보이스(Village Voice) 지의 기사에는 '아프리카 밤바타의 힙합(Afrika Bambaataa’s Hip-Hop)'이란 제목이 붙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힙합의 4요소 - DJ잉, 엠씨잉, 브레이크 댄스, 그래피티 - 가 처음으로 언급된 것도 이 기사다.

아프리카 밤바타

출처Billboard

훗날 아프리카 밤바타는 2012년 강연에서 "이건 힙(Hip)한 음악이고 이 음악을 들으면 뛰게(Hop) 된다... 그 단어가 주는 울림이 좋았다"라고 말했다. 만약 그가 '힙합'이란 단어가 마음에 들지 않았으면 우리는 현재 힙합이란 음악을 '고-오프(the go-off)', '보요요잉(the boyoyoing)', '스캣 랩(scat rap)' 같은 단어로 부르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떤 걸 고르든 '힙합'보다는 멋없는 단어들인 건 확실하고, 아마 아프리카 밤바타도 그렇게 느꼈을 것이다.


케이크를 던지는 스티브 아오키(Steve Aoki)

출처EDM Sauce

EDM은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Electronic Dance Music)의 약자고, 이 정의대로만 보면 전자음을 사용해서 춤추게 만드는 모든 음악(테크노, 하우스, 트랜스, 덥스텝 등등)이라는 상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는 보통 EDM이라는 음악을 떠올릴 때 시끄러운 전자음으로 기승전을 이루다 결정적인 순간 요란한 비트와 함께 터뜨린다는, 일종의 '전형적인' 예시를 떠올리게 된다.


이렇게 명칭이 지칭하는 바가 양가적인 이유는 EDM이라는 용어가 음악적 특성을 가리킨다기보단 상업적 이해에 따라 고안된 장르이기 때문일 것이다. EDM이라는 단어 자체는 1980년대부터 존재했지만, 지금과 같은 용도로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한 것은 일렉트로닉 음악이 2010년대 미국 메인스트림 음악 시장에서 커다란 인기를 끌기 시작할 무렵부터다. 음악평론가 사이먼 레이놀즈(Simon Reynolds)는 반체제적이고 약물과 연계된 것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은 90년대 영국의 일렉트로닉 문화, 레이브(rave)가 2010년대 미국에서 자본을 지닌 대형 프로모터들에 의해 그러한 꼬리표를 떼고 화려한 조명과 대규모 관객층으로 대변되는 페스티벌용 음악 문화로 재편성되었다고 진단한다. EDM은 '레이브'에 붙은 오명을 세탁할 수 있는 새로운 브랜드로서 고안되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EDM 페스티벌인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Ultra Music Festival)의 무대

출처Ultra Music Festival

그러니 EDM이 맨날 '까-까-까-까'만 반복한다는 불평이나, 어떻게 시끄럽기 그지없는 스크릴렉스(Skrillex)나 감미로운 아비치(Avicii)의 음악이 같은 EDM으로 묶일 수 있냐는 혼란은 EDM이 '필요에 의해 고안된' 장르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해할 수 있는 문제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일렉트로닉 음악에는 EDM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한국 발라드의 황제, 이문세

출처KMOONfnd

발라드가 어떤 음악인지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만, 이 단어의 기원이 서양 중세와 르네상스 시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의외로 드물다. 14~15세기에 크게 유행한 프랑스의 시와 음악 형식인 'Ballade'는 '춤춘다'는 뜻의 라틴어 'ballare'에서 유래했으며, 영웅 전설이나 연애담 등 세속적인 내용을 주로 다루고 있다. 중세의 프랑스 작곡가 기욤 드 마쇼(Guillaume de Machaut)가 다수의 발라드를 창작한 것으로 유명했다.


물론 이 'Ballade'는 우리가 흔히 아는 '느리고 서정적이며 감정을 자극하는 노래'와는 전혀 다르다. 발라드가 오늘날과 같은 형태를 띠기 시작했던 건 19세기 영국 빅토리아 여왕 시기로 여겨진다. 이 시기 "After The Ball"이나 "Little Rosewood Casket" 같은 '슬픈' 곡들이 초창기 레코드 산업의 발전과 더불어 인기를 끌기 시작했으며, 이는 곧 팝 음악계에서 이런 류의 노래를 총칭해서 발라드로 부르는 기원이 된다. 프랭크 시나트라(Frank Sinatra)로 대변되는 초기 스탠다드 팝부터 엘라 피츠제럴드(Ella Fitzgerald), 루이 암스트롱(Louis Armstrong) 등 수많은 재즈 뮤지션에 이르기까지 인기 있는 뮤지션이라면 모두가 자신 있게 내세울 수 있는 발라드 넘버를 하나 이상 가지고 있었다.

극초기 발라드의 대표곡인 찰스 K. 해리스(Charles K. Harris)의 "After The Ball"

이후 팝 음악계에서 보다 시끄러운 장르가 등장한 이후에도 발라드는 없어지지 않았고, 오히려 팝이나 R&B, 록 등 각 장르의 뮤지션들이 장르의 특색을 살린 미드/슬로우 템포의 감성 발라드들을 쏟아냈다.


재미있는 것은 영미권의 경우 발라드란 단어가 장르라기보다는 어떤 장르의 음악가든 시도할 수 있는 '형식'으로 받아들여지는 반면(이런 류의 음악을 포괄하는 장르로서 주로 쓰이는 단어는 어덜트 컨템포러리Adult Contemporary다) 한국에서는 '발라드 가수'가 하나의 장르로 인식된다는 점이다. 이런 류의 감성을 자극하는 보컬 가요가 유독 커다란 대중적 인기를 자랑한다는 점이 이러한 용례의 변화에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아케이드 파이어

출처Columbia / Sony
사실 '인디 음악'이라는 단어의 어원을 제대로 설명하려면 인디 음악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의를 내리는 골치 아픈 작업부터 수행해야 한다. 21세기 가장 인기 있는 인디 록 밴드인 아케이드 파이어(Arcade Fire)를 예시로 하면 이것이 어떤 문제인지 알 수 있다. 4집까지만 해도 이들은 인디 레이블 머지 레코드(Merge Record)에 소속되어 있었지만, 3집과 4집은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르고 엄청난 규모의 세계 투어를 돌았다. 그러면 이들의 '위치'는 인디 록 밴드인가? 그리고 이들의 '사운드'는 인디 록 사운드의 전통을 따르고 있다고 평가받는데, 인디 록을 특정 지을 만한 '사운드적 특질'은 또 어떤 것인가?

자로 잰 듯한 정의를 내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만 인디(Indie)가 독립적이라는 뜻의 영단어 'Independent'의 준말이고, 1980년 영국에서 메이저 레이블이 아닌 독립된 구조와 유통망을 지닌 레이블의 판매량을 집계하는 '인디 차트'가 생겨났으며, 80년대부터 메이저 록 음악이 아닌 대안적이고 새로운 음악을 지칭하는 용어로 '얼터너티브(Alternative)'와 '인디'라는 수식어가 음반업계와 라디오 방송국에서 쓰이기 시작했다는 것은 사실이다.

한국 최초의 인디 음반으로 평가받는 크라잉넛과 옐로우 키친의 스플릿 앨범 [Our Nation 1]

출처드럭 레코드
음악계에서 이러한 식으로 쓰이기 시작한 '인디'라는 용어는 점차 '메인스트림 음악과는 다른 가치를 지향하는, 음악가 자신이 직접 만든(Do-It-Yourself) 음악'을 뭉뚱그려 지칭하는 용어로 자리 잡았다. '뭉뚱그렸'다는 것이 중요하다. 음악적 스타일과 음악 시장 내부에서의 위치, 아티스트의 지향점 등이 혼재되어 있는 용어인 만큼, 인디 음악이 포괄하는 부분은 80년대 펑크/포스트-펑크에 영향받은 록 음악이란 좁은 정의부터 인디 레이블에서 앨범을 발매하는 모든 아티스트에 이르기까지 넓어질 수 있다. 물론 그러한 느슨한 정의와 범위가, 오히려 '독립적'이라는 인디 음악의 성격을 잘 드러내 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공중부양
어원이 명확한 경우도 있고, 누가 지었는지 알 수 없는 경우도 있다. 다만 장르의 어원을 추적하는 것은 그 장르의 태동이 어떠했는지를 확인하는 행위와 맞물려 있다. 그 시작점이 지금과 얼마나 다른지, 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는 부분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건, 확실히 음악을 좀 더 즐겁게 들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다음 믹스테잎은 2주 후에 다시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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