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몰랐던 소녀시대와 폴 매카트니 사이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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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에 한 번, 규칙도 경계도 없는
'격주간 믹스테잎'이 찾아온다!
당연히 음악에도 똑같은 케이스가 있다. 아니, 그냥 있는 정도가 아니라 수두룩하다. 영화보다 훨씬 많은 작품이 만들어지고 있는 곳이 음악계인 만큼, 제목이 겹치는 건 사실 피할 수 없는 결과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준비해봤다. 한국을 대표하는 아이돌 그룹의 타이틀 트랙 중, 유명 국외 아티스트의 노래 제목과 똑같은 트랙을 골라 본 '아니 이 제목이? 믹스테잎'! 전혀 다르기도 신기하게 비슷하기도 한 노래 제목의 평행이론을 알아보자.
"Last Dance"라는 단어에서 느껴지는 감정은 복합적이다. 누군가는 '댄스'에 초점을 맞춘 흥겨움을, 다른 이는 '마지막'에서 느껴지는 쓸쓸함을 떠올릴 테니까. 그 두 감정을 각각 다룬 두 "Last Dance"가 존재한다. 디스코의 여왕 도나 서머와 K-Pop의 황제 BIGBANG이다.
BIGBANG의 슬로우 넘버를 대표하는 R&B 넘버 "Last Dance"가 아련한 슬픔을 부각한다면, 도나 서머가 1978년 영화 <Thank God It's Friday>의 OST로 만든 "Last Dance"는 멜로우한 초반부와 신나는 디스코 리듬의 후반부를 깔끔하게 조화시키고 있다. 서로 다른 성격의 두 노래지만, 차트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는 점 하나만큼은 모두 같다.
여자친구의 2017년작 "Fingertip"에서 가장 먼저 귀에 꽂히는 건 로킹한 기타 연주다. 하지만 조금 더 주의 깊게 곡을 듣는다면 백그라운드에 깔리는 펑키(Funky)하고 디스코스러운 사운드 역시 중요한 요소라는 걸 깨달을 것이다. 거기서 생각나는 뮤지션이 한 명 있다. R&B/소울의 대부 스티비 원더다.
스티비 원더의 "Fingertips"는 하모니카 멜로디가 돋보이는 스튜디오 버전의 연주곡인 파트 1, 그리고 "Everybody Say Yeah!"라는 추임새가 흥겨운 라이브 버전의 파트 2가 있다. 이 곡으로 스티비 원더는 첫 빌보드 차트 1위를 차지했는데, 이때의 나이가 겨우 13살이었다!
트와이스가 새 앨범 및 타이틀곡 제목으로 "What Is Love?"를 내걸었을 때, 순간적으로 이 곡이 리메이크곡인 줄 안 사람이 나만 있는 건 아닌 모양이다. '트와이스 신곡 보고 생각나서 들으러 왔다,,,'라는 댓글을 단 사람이 있을 정도니까.
아마도 이번 믹스테잎에서 소개한 노래 중 국내와 국외 트랙의 차이가 가장 큰 케이스가 아닐까. 레드벨벳의 "Russian Roulette"은 이들의 역대 디스코그래피 속에서도 아직까지 가장 상큼하고 반짝거리는 곡으로 남아 있다. 물론 뮤직비디오는 상큼함 속 서늘함이 돋보이는 비주얼로 가득했지만.
반면 리아나의 2009년작 [Rated R]의 중심을 장식하는 트랙 "Russian Roulette"은 어둡고 끈적거리며 불안감을 조성하는 R&B 발라드다. 전 연인 크리스 브라운(Chris Brown)의 데이트 폭력을 암시하는 다크한 가사와 탄창 돌리는 소리, 슬픈 보컬이 함께하는 트랙은 총소리로 끝을 맺는다. 어찌 보면 '러시안룰렛'이라는 살벌한 게임에는 이쪽 노래가 더 잘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이 모든 K-Pop 트랙들이 원곡에서 제목을 빌려온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우연의 일치로 겹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어느 쪽이든 그리 중요한 건 아니다. 같은 제목을 쓴 덕분에 우리에게 익숙한 아이돌의 음악만이 아닌 새로운 노래들을 찾아내게 된 것, 그것이 진짜 중요한 포인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