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과 함께 한국 힙합씬을 대표하는 래퍼들까지!

조회수 2018. 11. 29. 12: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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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NO-EXPECT' 11월 5주 차!

2주에 한 번씩, 주목받는 신보를

포인트 by 포인트로 짚어주는

‘YES-NO-EXPECT’!

11월 말 음악계에 가장 눈에 띄는 흐름이 있다면 아마 한국 힙합씬을 대표하는 래퍼들의 새로운 음악들이 아닐까? 저물어 가는 2018년을 아쉬워하듯, 하루가 멀다하고 주목할 만한 힙합 신보들이 쏟아져 나온다. 물론 키, EXID와 같은 아이돌 신보도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중! 11월 5주 차 'YES-NO-EXPECT'다.

키 (KEY) "센 척 안 해 (One of Those Nights)"

출처: SM ENTERTAINMENT
11월 초 소유와 함께한 선행 싱글 "Forever Yours"에 이어, 샤이니(SHINee)의 만능열쇠 키가 처음으로 솔로 레코딩을 발표했다. 독특한 분위기와 감각적인 패션을 뽐내던 그의 홀로서기는 어떤 느낌일까?
출처: SM ENTERTAINMENT
  • YES: 좋게 말하면 군더더기가 없다. "센 척 안 해"에서 트로피컬 하우스의 요소가 살짝 섞인 깔끔한 프로덕션 위로 흐르는 키의 목소리는 그가 평소에 보여주던 세련된 이미지를 그대로 투영하면서도 샤이니 활동 때나 여타 아이돌의 그것과는 다른 '투명'한 감각을 잘 살려내고 있다. 있는 듯 없는 듯 조화를 이루는 크러쉬(Crush)의 피처링도 귀가 즐거운 부분.

  • NO: 나쁘게 말하면 별다른 인상이 남지 않는다. "Forever Young"에서도, 그리고 "센 척 안 해"에서도, 키의 음악은 음악 자체로서 생명력을 지닌다기보단 뮤직비디오에서 선보이는 키의 다채로운 패션과 매력을 수식하는 용도로서 더 어울리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것이 목표였다면 더 할 말은 없지만, 유닛 투하트의 "Delicious"에서 펼쳤던 상쾌함을 기억하는 사람으로서는 영 아쉽기만 한 밋밋함이다.

  • EXPECT: 당연하게도, [FACE]의 타이틀 트랙 바깥으로 시선을 돌리면 레트로한 신시사이저 소리가 매력적인 "Honest"나 다프트 펑크(Daft Punk)의 짜릿함을 연상시키는 "Imagine" 같은 인상 깊은 곡을 여럿 만나볼 수 있다. 아이돌 앨범의 타이틀곡 선정에 고개가 갸우뚱했던 건 한두 번이 아니지만, NCT DREAM과 127, EXO에 이르기까지 올해 SM의 타이틀곡은 유난히 미스가 많이 터지는 인상이 든다. 어쩌면 태민이나 종현의 솔로 작업과 차별화를 두려는 의도였을지도 모르겠지만.

EXID "알러뷰"
출처: 바나나컬쳐 엔터테인먼트
다섯 명이 모인 EXID는 정말 오랜만이지 않은가? 팬들이 그토록 기다려 왔던 솔지의 복귀와 함께 싱글 "알러뷰"로 돌아온 EXID는 그 높은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을까?
출처: 바나나컬쳐 엔터테인먼트
  • YES: EXID + 신사동호랭이 = 과격한 훅이 어우러진 LE/하니의 랩 벌스(verse)와 '뽕끼'가 가득한 솔지의 코러스. "위아래", "아예 (Ah Yeah)", "덜덜덜"에 이어서 "알러뷰"도 마찬가지니 이제 그냥 공식으로 봐도 무방할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을 놓을 수 없는 감자칩마냥 계속해서 귀를 사로잡는다는 것이 이 공식의 대단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 EXID의 강렬한 목소리와 신사동호랭이의 영리한 프로듀싱은 당신이 '또 이거야'라고 생각하면서도 계속 이 곡을 듣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 NO: 그렇기 때문에 '또 이거야'에 초점을 계속해서 맞춘다면 결코 이 곡을 곱게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EXID는 저 공식을 굳이 계속해서 반복하지 않아도 보여줄 수 있는 게 많은 팀이다. 이건 막연한 희망사항이 아니라 "낮보다는 밤"이나 "Too Good To Me", "내일해" 등의 곡으로 이미 증명되어 있는 부분이다. 솔지의 목소리를 계속해서 이런 식으로만 써먹는 것도 소모적으로 느껴지는 단점이기도 하다.

  • EXPECT: 물론 "덜덜덜"이란 전형적인 'EXID + 신사동호랭이' 트랙이 있었던 앨범 [Full Moon]에는 "Too Good To Me"라는 훌륭한 UK 개러지 트랙도 있었으니, 아직 싱글만이 공개된 시점에서 섣부른 실망은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그러고 보면 EXID의 앨범은 대부분 탄탄했다). 아울러, 솔지가 계속해서 건강하게 활동하기를 기원한다.

E SENS "MTLA"

출처: BANA
[The Anecdote] 이후 거의 3년 반. 드디어 이센스(E SENS)가 새로운 곡을 정식으로 공개했다. 힙합계에서 잔뼈가 굵을 대로 굵은 마스타 우(Masta Wu)까지 피쳐링으로 끌어온 신곡은 기다림에 걸맞은 트랙일까?
출처: BANA
  • YES: 쌓아놓은 것을 주체할 수 없이 폭발시키던 [The Anecdote]의 모습에 비하면, "MTLA"에서의 이센스의 목소리는 좀 더 많은 것을 내려놓은 듯이 관조적이다. 물론, 그 관조는 별다른 것이 없거나 지루한 것과는 거리가 멀다. 여전히 귀를 사로잡는 특유의 톤과 플로우로, 그는 '누가 참아내는 게 삶이라 말하네 / 누군 참는 게 둔한 짓이라 말해 / ... / 난 두 가지 말에 둘 다 대답 안해'라는 묵직한 대답을 안긴다. "생각"을 랩으로 풀어낸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이센스는 확실하게 알고 있다.

  • NO: 마스타 우의 목소리는 반갑기도 하고, 그 목소리가 충분히 매력적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무리 들어도 곡의 전체적인 맥락을 해치는 사족이라는 인상을 버릴 수가 없다. 이렇게 뜬금없어 보이는 피쳐링이 힙합에서 드문 현상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이것이 이센스의 곡이니만큼 청자의 감상을 좀 더 깨는 요소로 작용한다는 건 분명해 보인다.

  • EXPECT: 이센스의 새 앨범을 기다리는 사람은 꽤나 많을 것이고, "MTLA"는 그 기다림을 기대로 바꾸기에 충분한 좋은 트랙이다.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The Anecdote]의 (상대적으로) 단순했던 프로덕션을 보완했으면 하는 것인데, 디캡(Decap)과 250, FRNK의 미니멀한 비트가 돋보이는 이번 곡을 고려하면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다.

우원재 [af]
출처: AOMG
"시차"를 한 번이라도 들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우원재의 데뷔작을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그 기다림이 11월 22일 끝났다. 첫 EP [af]는 우원재 특유의 감성이 얼마나 묻어 있을까?
출처: AOMG
  • YES: [af]에서 가장 먼저 듣는 이를 빨아들이는 것이 중저음의 목소리를 다양한 방식으로 놀리는 우원재 특유의 톤이라면, 그 뒤를 이어 울림을 전하는 건 '나 빛이 무서워 사실 / 관심 좋지 but 책임이 싫어' ("집")처럼 솔직함이 무겁지 않은 가벼운 터치로 전해져 올 때다. 테림, 코드 쿤스트, PEEJAY, 그레이 등이 만들어낸 라이트한 질감의 깔끔한 비트와 함께하는 그러한 시선은 우원재에게 좀 더 강력한 음악적 설득력을 부여한다.

  • NO: "CASH"나 "Noise"처럼 상대적으로 '무거운 주제를 무거운 사운드로' 다루는 곡들의 경우 여전히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았던 [불안]처럼) 힘이 너무 들어가 있다는 느낌이다. 사운드와 랩, 메시지는 어둡다기보단 위악적으로 들리고, 혼란스럽다기엔 진짜 완전히 저 멀리 갔다는 느낌은 또 없다. 좀 더 정제된 언어로 풀어내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 EXPECT: "시차"에서 보여준 것과 마찬가지로, 우원재는 '다크' '우울'과 같은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때보다 그것을 어느 정도 흘려보낼 때 더 멋진 결과물을 내보내는 것처럼 보인다. "I Love You" 같은 '실없는' 곡까지 멋지게 소화해낼 수 있는 건 의외로 아무나 할 수 있는 재능이 아니니까. [af]는 하나의 강렬한 이미지를 각인시켰던 래퍼가 그 이미지만이 아닌 다양한 결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출발점으로 손색이 없는 작품이며, 우리는 우원재에게서 더 많은 것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이외에도 키드 밀리(Kid Milli), XXX, 이그니토, 드렁큰 타이거 등 무수히 많은 힙합 뮤지션들이 신보를 냈으니 놓치지 말고 체크해볼 것!

'YES-NO-EXPECT'는 2주 뒤 다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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