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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2018. 8. 16. 1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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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NO-EXPECT' 8월 3주 차!

2주에 한 번씩, 주목받는 신보를

포인트 by 포인트로 짚어주는

‘YES-NO-EXPECT’!

대형 기획사 소속 아티스트들이 한 해에 수십 번씩 활동을 벌이는 음악계에서 빅 네임이 같은 시기에 활동을 벌이는 일이 보기 드문 광경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상업적 성과든 곡의 퀄리티든 비교해보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다.SM 대표 레드벨벳과 YG 대표 iKON이 컴백한 8월 3주차 'YES-NO-EXPECT'다.


Red Velvet (레드벨벳) "Power Up"

출처: SM Entertainment
여름 특선 레드벨벳 2탄. 뜨겁고 상큼했던 "빨간 맛"에 이어 이번에는 강렬하고 시원한 파란색을 기조로 한 이미지 컬러를 꺼내 들었다. 여름에 부리는 레드벨벳의 두 번째 마법은 이번에도 효과적일까?
출처: SM Entertainment
  • YES: 적절하게 전자음이 섞인 멤버들의 부드러운 보컬 멜로디, 전자오락적인 칩튠(Chiptune) 사운드 소스의 효과적 활용, 유독 귀에 찰떡같이 달라붙는 쫀득한 베이스 드럼. "빨간 맛"보다 '귀를 파고드는' 느낌은 덜하다 해도, "Power Up"이 레드벨벳의 노래 사운드적 요소의 매력을 가장 반짝거리게 살려낸 트랙이라는 점에는 논쟁의 여지가 없다. 당신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Ba-banana Ba-ba-banana-nana'를 흥얼거리며 띠롱 하는 소리를 떠올릴 것이다.

  • NO: 'Go Go 에어플레인 / 번개처럼 날아라' 'Let’s power up / 까맣게 다 타버릴 거예요' 같은 힘이 넘치는 가사에서 느껴지는 것은, 어쩌면 "빨간 맛" 때보다도 강렬한 에너지를 내포하고 있는 반짝임이다. 하지만 그때보다도 '귀여운' 안무나 코디네이션, 깔끔하지만 공격적인 맛이 없는 사운드 메이킹은 뭔가 불일치가 일어나고 있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게 만든다. 얌전하지 않을 수 있었던 곡이 얌전해진 것은 무엇 때문일까?

  • EXPECT: 그러니까, 결국 나는 현재 SM 엔터테인먼트에 레드벨벳을 제외하고는 활발하게 활동 중인 걸그룹이 없다는 점을 다시 떠올려보게 된다. 다른 팀이었다면 더 잘 소화해낼지도 몰랐던 콘셉트가 모조리 레드벨벳에게 집중된다. 이것은 레드벨벳 멤버들의 피로도 면에서나, 이미지 소모 방지라는 측면에서나 그다지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이것은 레드벨벳이 뛰어난 활동을 계속해서 펼치고 있다는 사실과는 별개의 문제다. 대안이 필요하다.

iKON "죽겠다 (KILLING ME)"

출처: YG엔터테인먼트

2018년 상반기를 '사랑을 했다~'로 물들여버린 그 그룹. iKON이 첫 미니앨범 [NEW KIDS : CONTINUE]와 타이틀곡 "죽겠다 (KILLING ME)"로 돌아왔다. 커리어 사상 가장 커다란 성공을 거두었던 전작의 기세를 이어나갈 수 있을까?

출처: YG엔터테인먼트
  • YES: "사랑을 했다 (LOVE SCENARIO)"가 성공적으로 보여준 iKON만의 가벼운 멜랑콜리함YG 특유의 클럽 뱅어에 결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죽겠다 (KILLING ME)"는 그러한 시도의 답으로 느껴지는 트랙이다. 과하지 않게 띵동거리면서 중심을 잡는 피아노 리프에 '너의 흔적이 / 남아 날 괴롭힌다'라는 아픈 가사가 얹힌다. 새로운 시도라는 점 자체는 나쁘지 않다.

  • NO: 다만 그 시도가 '잘 되었냐'라고 물어본다면 아니라고 답할 수밖에 없다. 사랑을 잃은 아픔을 절절히 표현하지도, 신나게 몸을 흔들 수 있는 클럽 튠을 들려주지도 못하는 "죽겠다"는 대중음악계에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다 놓친 또 하나의 사례로 추가될 것이다. 어떤 매력적인 훅도 없다는 점 역시 치명적인데, iKON이 "취향저격"이나 "사랑을 했다" 같은 곡을 만들어냈다는 걸 생각해 보면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 EXPECT: iKON이 화가 날 정도로 기나긴 공백기를 거쳤다는 걸 생각해 보면 올해 정규작에 미니앨범까지 나오며 활발한 활동을 벌이는 건 팬들에게는 즐거운 일일 것이다. 하지만 퀄리티로만 따져 본다면 "죽겠다"는 확실하게 안이한 선택이다. 지금으로선 "사랑을 했다"가 보여준 성과, 그리고 정립한 성격을 계속 기억하고 있기를 바랄 뿐이다.

이달의 소녀 "favOriTe"

출처: BlockBerryCreative
드디어 완전체. 이달의 소녀가 682일에 걸친 오랜 멤버 공개 기간을 끝내고 12명의 완전체로 활동을 개시한다. 완전체의 영어식 표기인 'One True'를 강조한 첫 싱글 "fav Ori Te"은 야심 찬 결과물을 보여줄 수 있을까?
출처: BlockBerryCreative
  • YES: 이달의 소녀가 가진 가장 큰 강점인 '파편화된 사운드 조각의 지그재그적 콜라주'는 이번 싱글에서도 여전히 건재하다. 퓨처 베이스/R&B적 멜로디 라인부터 끝없는 전환을 거듭하는 비트, '시간 싹 비워놔'라는 자신감 있는 요구가 총천연색으로 펼쳐지는 트랙은, 무엇에 마음이 끌리더라도 결국 'favOriTe'이 될 거라고 말하는 듯하다.

  • NO: 그렇지만 그 야망이 낡은 폐공장과 아무것도 없는 스튜디오에서 교복을 입고 춤을 추는 소녀들의 모습으로 형상화되어야 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의문이 든다. 더불어, 이 트랙이 이전까지의 이달의 소녀 솔로와 유닛 싱글에 비해 크게 차이나는 변별점을 지녔느냐고 묻는다면 그 역시 의문이다.

  • EXPECT: 종합해서 봤을 때, "favOriTe"은 변곡점이라기보다는 연장선이다. 블록베리는 여전히 교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완전체라고 뭔가 확 다른 소리를 들려줘야 한다는 생각도 없어 보인다. 힘을 지나치게 줬다가 엉뚱한 곳으로 튀어버리는 경우도 있다는 걸 생각하면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지만, 이건 계속해서 공언해 왔던 완전체 활동의 첫 트랙이다. 이 다음 활동에서는 조금이라도 리스크를 감수하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Nicki Minaj [Queen]
출처: Fader
여왕폐하의 행차. 니키 미나즈(Nicki Minaj)가 4년 만의 신작 [Queen]으로 화려하게 컴백했다. 에미넴(Eminem)릴 웨인(Lil Wayne) 등의 랩스타부터 팝의 요정 아리아나 그란데(Ariana Grande)까지 대단한 피처링진을 자랑하는 앨범은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까?
출처: Young Money / Cash Money / Universal
  • YES: 첫 트랙 "Ganja Burns"에서 '완벽해지기 위해서 내 피, 땀, 눈물을 다 바쳤지'라고 말한 건 허언이 아니다. 이전의 어떤 앨범보다도 랩의 비중을 높인 [Queen]에서 니키는 "Majesty"의 끈적한 비트든, "Rich Sex"의 어두컴컴한 트랩이든, 동양풍 브라스가 가미된 "Chun-Li"의 타이트한 비트든 가리지 않고 자신의 스킬과 특유의 웃음소리를 뽐낸다. 감탄스러운 싱글로 가득 찬 메인스트림 랩 앨범의 쾌감이 [Queen]에 있다.

  • NO: 그러나 니키 미나즈가 이전의 앨범에서 항상 지적받았던 산만한 구성은 불행히도 [Queen]에서도 여전하다. "Bed"나 "Thought I Knew You", "Come See About Me" 같은 R&B 스타일의 노래들은 강렬한 랩 트랙에 비하면 부족한 인상을 전달하며, "Coco Chanel" 같은 한 방에도 불구하고 후반부로 향할수록 집중력이 떨어진다. 어떤 것도 놓치고 싶지 않다는 심정은 이해가 가지만, 조금은 욕심을 더는 것이 어땠을까.

  • EXPECT: 2010년대의 절반을 넘는 오랜 시간 동안 니키 미나즈는 거의 유일하다시피 한 랩 퀸으로 군림했다. 그리고 올해, 카디 비(Cardi B)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Invasion of Privacy]란 걸출한 앨범과 함께 등장했다. 이전의 어떤 작품보다도 독기가 서린 킬링 트랙이 빛나는 [Queen]은 그러한 상황에 대한 니키의 담대한 대답처럼 보인다. 아직까지도 남성 위주로 돌아가고 있는 힙합 씬에, 새로운 도전자와 기존의 여왕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하지만 아마 다음 주에는 8월 초처럼 아이돌끼리 경쟁을 벌이는 일을 찾아보기 어려울 것 같다. 모두가 피하고 싶은 그 이름, 방탄소년단이 [LOVE YOURSELF 結 'Answer']로 돌아오기 때문.

'YES-NO-EXPECT'는 2주 뒤 다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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