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돌과 여돌의 서로 다른 시간, 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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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유독 혹독하게 느껴지는 이 7년 차 위기의 어두운 그림자는 흥미롭게도 걸 그룹들을 중심으로 낮게 드리워져 있다. 올가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컴백하며 거의 매주 가요계를 뜨겁게 달궜던 7년 차 이상 커리어의 보이 그룹들은 그룹별로 편차는 있을 질지 언정 각자의 스타일대로 무사히 가요계 연착륙을 완료했다.
8, 90년대 R&B, 소울신을 연상시키는 준수한 자작곡들을 담은 정규 6집 [GENTLEMEN’S GAME]로 '짐승돌'이라는 수식어에서 한 발짝 멀어지는 데 성공한 2PM, 대중문화가 수용할 수 있는 '복고'의 영역을 확장하는데 성공한 샤이니, [INFINITE ONLY]라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는 타이틀과 컨셉을 놀랍도록 가볍게 소화해낸 인피니트까지. 모두 7~9년 차의 연차를 자랑하는 예비 장수돌들이었다. 더욱 고무적인,이들이 내놓은 성공적인 결과물들이 각 그룹의 역사와 특성에 맞춘 맞춤형이었다는 점이다.
같은 7년 차이지만 걸 그룹과 보이 그룹 사이의 명암이 이토록 확연히 대비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역시 그룹 활동을 지탱해 나갈 수 있는 열광적인 팬덤의 유무와 그 규모일 것이다. 어떤 곡을 발표하거나 어떤 컨셉을 시도해도 앨범을 사고 공연장을 찾아줄 든든한 팬덤의 존재는 비단 아이돌 그룹뿐만이 아닌 대중의 사랑을 필요로 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최고의 바탕이다. 현재 대중음악계에서 양과 질 모두를 만족하게 하는 그 ‘바탕’을 보유하고 있는 건 보이 그룹이 유일하며, 앞서 언급한 세 그룹이 다양하과 과감한 시도를 통해 생명 연장을 이어가고 있는 것 역시 그 ‘믿는 구석’ 덕분이다.
그렇다면 걸 그룹에는 7년 이후의 미래는 영원히 존재하지 않는 것일 것일까. 물론 희망은 있다. 웬만한 보이 그룹 못지않은 충성도 높은 팬덤을 아군으로 완전체에서 솔로 활동까지 성공 가도를 이어가고 있는 소녀시대나 실력파 싱어송라이터 그룹으로 진화한 원더걸스 등 걸 그룹의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 가고 있는 이들의 노력이 끊이지 않는 까닭이다. 가슴 아픈 이별의 순간도 많았지만, 지금껏 없었던 새로운 세계로 향하는 문 역시 조금씩 열리고 있다.
※ 작가뮤직룸에서는 해당 회차에 선곡된 곡들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