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페이지를 넘겨 봐야 할 2018년의 음악 도서

조회수 2018. 12. 6. 1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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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가 가기 전에 읽어보자, '음악 도서 믹스테잎'!
2주에 한 번, 규칙도 경계도 없는
'격주간 믹스테잎'이 찾아온다!
출처: Pixabay
음악은 음악 자체만으로 충분히 즐거운 경험이다. 하지만 때로는 음악에 대해서 설명해 주는 책과 텍스트가 우리가 즐겨 듣던 음악에 완전히 새로운 의미를 불어넣는 경우도 있다. 공감 가는 경험부터 상세한 분석까지, 음악에 대한 책은 저마다의 방법으로 음악에 대한 더 넓은 시각을 제공해 준다.

2018년이 끝나가는 지금, 음악을 다루는 한 권의 책과 함께 한 해를 마무리하는 것은 어떨까? 음악에 대해 무언가 읽을 것을 원하는 이들을 위해, 이번 주 믹스테잎은 '음악 도서'를 주제로 정했다. 올해 나온 음악 도서 ~~편을 만나보자!


아이돌 음악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아이돌의 작업실』
출처: 위즈덤하우스
아이돌은 음악을 어떻게 만드는가? 과거에 비하면 많이 사그라든 편견이지만, 여전히 이 질문에 대해서 '아이돌이 만드는 것도 음악인가' '아이돌은 춤만 잘 추고 노래만 잘 부르는 거 아닌가'라는 고정관념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그런 편견을 가진 사람들은 물론, 아이돌을 좋아하지만 정확히 어떤 프로세스로 가사, 멜로디, 프로덕션 등 음악을 이루는 요소가 만들어지는지에 대해 잘 몰랐던 사람에게도 유용한 이야기가 담긴 인터뷰집이 이 『아이돌의 작업실』이다.

웹매거진 <아이즈IZE>의 기자이자 아이돌 음악 산업에 대해 명확한 통찰력을 지닌 박희아가 세븐틴의 우지, EXID의 LE, 빅스의 라비, B.A.P의 전 멤버 방용국, 블락비의 박경이 어떻게 음악을 만드는지, 창작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를 인터뷰한다.

걸그룹의 단절된 역사를 복원하다, 『걸그룹의 조상들』
출처: 안나푸르나
'걸그룹' 하면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이미지는 90년대 말부터 시작되어 현 K-Pop 산업의 주류를 이룬 연예기획사 출신의 다양한 아이돌 그룹이다. 하지만 그러한 형태의 걸그룹이 주류를 이루기 전에도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에 여성 아티스트만으로 구성된 '걸그룹'은 분명히 존재했다. 다만 과거 대중음악과 현재 대중음악 사이의 단절 아닌 단절로 인해 우리가 잘 알고 있지 못할 뿐이다.

『골든 인디 컬렉션』, 『대중가요 LP 가이드북』 등으로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와 자료 수집에 커다란 공헌을 한 저널리스트 최규성은 『걸그룹의 조상들』에서 이 단절의 빈틈을 추적한다. 머나먼 1930년대의 배구자악극단과 저고리시스터부터 김시스터즈, 펄시스터즈 등의 전설적 이름까지, 수많은 걸그룹들이 연대별로 기록된 꼼꼼한 조사 속에 살아 숨 쉰다.

아시아라는 '변방'의 팝을 찾아서, 『변방의 사운드』
출처: 성공회대학교 동아시아연구소
아시아라는 거대한 대륙에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시아의 음악'에 대해서 잘 모른다. 기껏해야 일본과 중국 음악 정도만 어렴풋이 접할 수 있을 뿐, 태국이나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를 이루는 다른 국가의 음악은 정말 다른 세상에서 온 음악처럼 느껴진다. 지리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훨씬 멀리 떨어진 영미권 음악이 더 가깝게 느껴진다는 것은 어찌 보면 아이러니다.

그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하는 『변방의 사운드』는 20세기 후반 아시아의 여러 지역에서 융성했던 각자의 팝을 탐사하는 출발점으로 손색이 없는 저작이다. 아시아 각국에서 자신들의 음악을 연구하는 인터아시아대중음악학 그룹의 다양한 구성원들이 음악은 물론 음악과 관련된 계급, 민족, 탈식민 등의 다양한 함의를 소개하고 분석한다.

록을 현재진행형으로 혁신시키는 밴드에 대한 가이드, 『라디오헤드 OK Computer』
출처: 여름의숲
좋은 앨범을 내놓는 뮤지션은 많다. 하지만 장르를 대표하는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뮤지션은 그리 많지 않고, 그것을 넘어 한 시대를 대변하는 소리를 창조한 뮤지션은 더더욱 드물다. 이 모든 것을 '꾸준히' 수행하는 경지까지 오르는 뮤지션은 정말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라디오헤드(Radiohead)는 이 모든 것을 해낸 몇 안 되는 밴드 중 하나다. 기타를 중심으로 한 단출한 록에서 프로그레시브, 일렉트로닉, 클래식, 재즈 등을 계속해서 결합시킨 그들의 행보는 그 자체만으로 경이롭다. 이들의 모든 앨범, 모든 곡에 대한 해설과 에피소드를 꼼꼼히 담은 『라디오헤드 OK Computer』는 라디오헤드에 대해 한국어로 만나볼 수 있는 가장 완벽한 가이드북이다. 불안과 우울을 혁신적인 사운드로 재창조하는 이 밴드의 대단함을 이 책을 통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뮤지션들이 직접 이야기하는 페미니즘, 『두 개의 목소리』
출처: 산디

페미니즘과 여성에 대한 차별은 지금 현재 한국 사회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다. 음악계라고 해서 그것이 예외는 아니다. 성폭력 같은 극단적인 케이스부터 '여자치고는 드럼 잘 치네' 같은 일상적인 편견에 이르기까지, 음악계 내에서 여성은 크고 작은 차별에 맞닥뜨려야 했다. 그것을 부정한다고 해서 그러한 경험이 사라지지 않는 것은 아니다.


『두 개의 목소리』의 저자 이민희가 인터뷰한 아홉 명의 뮤지션들은 페미니즘에 대한 자신들의 경험을 차분하게, 하지만 단단하게 이야기한다. 자신이 마주했던 차별과 편견, 페미니즘을 경험하고 그것이 어떻게 자신을 변화시켰는지에 대한 이야기, 페미니스트로서 자신이 느꼈던 한계까지 가감 없는 스토리가 펼쳐진다.


'리믹스'에 대한 인문학적 탐구, 『리믹솔로지에 대하여』
출처: 포스트카드

'리믹스(Remix)'는 마법의 단어다. 어떤 노래를 소프트웨어로 매만져서 새로운 느낌으로 재탄생시킬 때, 여러 가지 노래를 뒤섞고 조합해서 전혀 다른 곡을 만들어낼 때, 힙합 노래에 새로운 랩 벌스(Verse)를 덧붙일 때 모두 리믹스라는 단어가 쓰인다. 그런데 이 단어는 어떻게 등장한 것일까? 그리고 이 리믹스가 만들어내는 문화적·미학적 효과는 무엇일까?


『리믹솔로지에 대하여』는 리믹스의 역사로부터 시작해 리믹스가 현대 디지털 사회에 가져온 변화, 그리고 기존에 받아들여지던 사유의 한계를 어떻게 돌파하는지를 그려낸다. 그것은 비틀스(The Beatles)제이지(JAY-Z) 같은 익숙한 뮤지션부터 플라톤보드리야르 같은 철학자의 이론까지 넘나드는 지적 여행이다.


여기에 소개한 책 이외에도 올 한해 음악에 대한 책이 무수히 많이 출간되었다. 추운 연말 바깥에 나가는 것이 두렵다면, 따뜻한 방 이불 속에서 음악을 틀어놓고 독서로 시간을 보내보도록 하자.
다음 믹스테잎은 2주 후에 다시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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