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힙합 씬을 뜨겁게 달구었던 주인공들!

조회수 2020. 3. 6. 14:5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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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한국 힙합 어워즈 수상자/수상작
출처: 한국힙합어워즈

국내 유일의 장르 음악 전문 시상식이자, 힙합/R&B 아티스트들의 축제인 <한국 힙합 어워즈 (KHA)>가 지난 3월 4일 유튜브를 통해 개최되었습니다.

출처: 한국힙합어워즈

2020 KHA는 오프라인으로 진행되던 지난 해들과는 달리 온라인으로 진행되어 눈길을 끌었는데요. 진행에는 넉살, The Quiett, 기리보이가 호스트로 참여해, 2019년 한 해를 빛낸 힙합/R&B 아티스트들과 그들의 작품을 총 11개 부문으로 나눠 수상하고 조명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과연 2020 한국 힙합 어워즈 영광의 수상자는 누구일까요?


올해의 신인 아티스트

ASH ISLAND


평생 단 한 번 찾아온다는 "올해의 신인 아티스트" 부문에는 쟁쟁한 경쟁자를 뚫고 ASH ISLAND(애쉬 아일랜드)가 이름을 올렸습니다. 애쉬 아일랜드는 2019년 첫 데뷔 앨범 [애쉬(ASH)]를 발표함과 동시에 힙합 씬의 슈퍼 루키로 등극했는데요. 90년대 록 음악 사운드와 힙합 음악을 결합한 이 앨범은, 애쉬 아일랜드가 "내일 죽어도 상관없다"는 마음으로 만든 앨범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데뷔 앨범임에도 불구하고 앨범, 곡, 뮤직비디오 등 전반적인 면에서 훌륭한 퀄리티를 보여줬죠. "고등래퍼2"를 거쳐 앰비션 뮤직 영입 이후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며 커리어를 쌓고 있는 애쉬 아일랜드. 22살 애쉬 아일랜드의 앞으로의 성장이 더욱 기대되네요.


올해의 R&B 트랙

DEAN - 'Howlin' 404'


2016년, 2018년에 이어 2020년에도 "올해의 R&B 트랙" 부문은 DEAN(딘)이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5월 발표한 싱글 'Howlin' 404'는 얼터너티브 R&B 곡으로 기계 사운드로 표현된 미래와 오염된 세상을 표현해낸 트랙입니다. 조지 오웰의 "1984"로부터 100년 후의 미래인 2084년을 배경으로 한 [130 mood] 시리즈 미국 앨범의 공개 곡이자 딘의 네 번째 US 싱글이죠. 딘은 감각적인 사운드를 통해 드러내고자 하는 메시지를 명확하게 전달합니다. 이것이 딘을 글로벌 아티스트로 성장하게 만든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요. 어쩌면 언젠간 딘의 내한(?) 공연을 바라게 되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네요.


올해의 힙합 트랙
출처: 앰비션뮤직

창모 - 'METEOR'


후보 발표와 동시에 많은 팬들이 수상을 예상했던 창모의 'METEOR'가 역시나 "올해의 힙합 트랙"으로 선정되었습니다. 현악기의 흐름을 타고 시작되는 멜로디, 귀에 꽂히는 비트, 창모의 거침없는 랩은 음원차트 1위를 차지하기에 충분한 트랙이었죠. 'METEOR' 뿐만 아니라 첫 정규 앨범 [Boyhood]를 통해 천재적인 음악성을 보여주며 좋은 평가를 받은 창모는 2019년 최고의 한 해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쓴 인위적인 앨범이 아닌 온전히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고 싶었고, 그러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다는 창모의 열정이 이제야 빛을 보게 되네요. 대중성, 음악성 모두를 확보한 창모의 다음 앨범이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올해의 뮤직비디오

Balming Tiger -'Armadillo'


흔히 힙합 씬의 뮤직비디오를 생각하면 명품과 보석, 돈을 떠올리기 마련인데요. 이런 편견을 깨뜨린 Balming Tiger(바밍 타이거)의 'Armadillo'가 "올해의 뮤직비디오" 부문을 거머쥐었습니다. 사람의 멋은 돈으로 살 수 없다는 철학으로, 맨 몸 그대로 태가 난다는 뜻을 담은 'Armadillo' 뮤직비디오는 신선하고도 난해한 영상미로 보는 이들을 놀라게 합니니다. 짧은 시간 안에 사람들을 집중시키기 위해 창의적이면서도 정체성 있는 영상을 만들고자 했으며, 차별화를 위해 화려한 장식품 없이도 멋있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이러한 뮤직비디오를 제작했다고 합니다. 뮤직비디오 감독인 Pennacky(펜낙키)는 JOJI의 뮤직비디오를 비롯한 일본 아이돌, 인디밴드를 제작해온 실력자로 바밍 타이거의 독특함을 잘 표현해냈습니다. 88rising에서 러브콜을 보낼 만큼 뜨거운 크루로 자리잡고 있는 바밍 타이거의 성장을 계속해서 눈여겨봐야 할 것입니다.


올해의 과소평가된 앨범

OLNL(오르내림) - [Cyber Lover]


"올해의 과소평가된 앨범" 부문은 그냥 지나치기에는 너무 아까운 숨은 진주들을 다시 한번 조명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습니다. 올해의 과소평가된 앨범은 기리보이가 이끄는 "우주비행" 크루의 멤버인 OLNL (오르내림)의 [Cyber Lover]가 차지했습니다. 오르내림은 자신만의 철학을 담은 메시지와 가사로 힙합씬에서 사랑받는 아티스트인데요. 오르내림의 이번 앨범을 두고 전문가들은 "컨셉추얼함이 안정적으로 재생산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수작"이라 평가했죠. 이전의 오르내림의 앨범이 가사를 통해 의미를 전달하려 했다면 이번 앨범은 목소리 자체를 악기로 사용해 음악 자체로 의미를 전달하려 노력했다고 하죠.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모두 [Cyber Lover]를 감상해보길 추천합니다.


올해의 R&B 앨범

Crush - [From Midnight To Sunrise]


Crush(크러쉬)의 정규 2집 [From Midnight To Sunrise]가 "올해의 R&B 앨범" 수상작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사실 [From Midnight To Sunrise]는 크러쉬의 이전 앨범이나 곡에 비해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진 못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악적인 면에서의 가치는 높게 평가됩니다. 90년대 R&B 소울 음악을 재해석하고 오마주한 모습과 전곡을 작사, 작곡, 프로듀싱한 실력이 앨범에서 고스란히 느껴지기 때문이죠. 5년 만의 정규 앨범이자 작업시간만 무려 3년이 걸린 앨범인 만큼 본인의 기량을 맘껏 뽐냈다고 할 수 있겠네요. 공감과 위로가 되는 센치한 R&B 감성을 원한다면 크러쉬의 [From Midnight To Sunrise]를 놓치지 마세요.


올해의 힙합 앨범

C JAMM - [킁]


"올해의 힙합 앨범"부문은 C JAMM(씨잼)의 [킁]이 올랐습니다. [킁]은 "2020 한국 대중음악상"에서도 "최우수 랩&힙합 음반"으로 선정되어 음악성을 인정받았는데요. 2019년 최고의 앨범으로 평가받을 만한 앨범임에는 분명해 보입니다. "쇼미더머니5" 이후 처음으로 발매한 [킁]은 기존 씨잼 음악에서 더 나아가 새로운 음악적 변신을 보여줬으며, 수록된 12곡 모두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그동안 많은 일들을 겪었던 씨잼이 인간 류성민으로서 쾌락과 죄책감 사이에서 고민하고 방황하는 모습을 예술적으로 드러낸 앨범이죠. 개인적으로 첫 트랙부터 마지막 트랙까지 순서대로 재생하면서 씨잼의 상황을 떠올리며 감상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올해의 프로듀서

기리보이


"올해의 프로듀서"는 이견없이 기리보이가 수상했습니다.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수상자인 셈인데요. 2019년 기리보이의 활약을 부정하는 사람을 없을 것입니다. "고등래퍼3", "쇼미더머니8" 뿐만 아니라 정규 앨범, 컬래버레이션 앨범 등 어마어마한 작업량을 보여주며 무려 60곡의 음원을 발표했으니 말이죠. 기리보이 본인이 뽑은 2019년 최고의 애착곡은 [치명적인 앨범 Ⅲ]에 수록된 '제설'을 꼽았습니다. 발라드 감성을 보여주고 싶었다던 기리보이가 초심을 담아 제대로 만든 '제설'은 기리보이의 멈추지 않은 음악적 성장을 보여주며, 동시에 대중성까지 사로잡았습니다. 장르가 기리보이, 기리보이가 기리보이했다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은 아닌 것 같네요.


올해의 레이블/크루
출처: 앰비션뮤직

앰비션 뮤직


"올해의 레이블/크루"는 단연 엠비션 뮤직이었습니다. 김효은, 창모, Hash Swan, ASH ISLAND를 필두로 2019년 새로 영입된 Way Ched, 릴러말즈, ZENE THE ZILLA까지 모든 멤버가 2019년 엄청난 활약을 보여줬습니다. 특히 창모와 ASH ISLAND의 성공은 앰비션 뮤직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되었으며, 릴러말즈는 작년 한 해만 43곡을 작업하며 기반을 다졌죠. 작년 6월 발매된 이들의 단체곡 'BAND'는 아직도 음원 차트 100위권에 차트인 되어있으며, 릴러말즈 앨범에 삽입되어 있는 '야망'은 'BAND'와는 정반대의 분위기로 힙합씬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답니다. 2020년 앰비션 뮤직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네요.


올해의 컬래버레이션

다모임 - '아마두'


연말 많은 팬들의 귀를 즐겁게 해 주었던 84년생 래퍼 모임, 다모임(염따, 딥플로우, 팔로알토 (Paloalto), The Quiett, 사이먼 도미닉)의 프로젝트 싱글 '아마두'가 "올해의 컬래버레이션" 상을 거머쥐었습니다. 즉흥적으로 탄생된 곡이 겨울 힙합 음악 씬의 새로운 한 획을 그을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텐데요. 대한민국 대표 래퍼들의 시너지가 제대로 터졌다고 볼 수 있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대중성을 확보하면서도, 그 안에서 참여 아티스트들의 새로운 모습까지 맛볼 수 있었기에 음원 차트 1위라는 기록을 세울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올해의 아티스트

염따


인생 역전의 주인공, 염따가 2019년 올해의 아티스트로 선정되었습니다. 2006년에 데뷔한 후 힘든 시절을 보냈던 염따는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자신의 개성 있고 유쾌한 모습을 보여주며, 유행어까지 탄생시키는 등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는데요. 드라마틱한 승리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죠. 염따가 올해의 아티스트로 선정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힙합을 친근한 느낌으로 대중에게 알렸다는 점입니다. 힙합을 잘 모르던 사람들까지 그의 유행어를 사용했으니 말이죠. 어쩌면 우리가 힙합을 너무 무겁게 생각해온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듭니다. 음악적으로 보나, 화제성으로 보나, 2019년은 염따의 해가 확실했습니다.


이렇게 "2020 한국 힙합 어워즈"의 수상자와 수상작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좋은 앨범들로 인해 힙합이라는 장르가 좀 더 대중 속으로 스며들 수 있었던 한 해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올해도 힙합 씬의 다양한 활약을 기대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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