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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의 재미와 충격, 케이팝 매시업 채널

대중음악과 문화를 '다른 관점'으로 살펴보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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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음악의 마스터 트랙과 인스투르멘탈 음악에 다른 곡에서의 아카펠라 보컬 마스터 트랙으로 만들어진 노래 혹은 조합"을 바탕으로 한 창작법을 의미하는 "매시업"은 영미권 팝에서는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를 관통하며 주목받았다. 그때까지 대중음악의 기나긴 역사와 수많은 지형 곳곳을 파고들어, 각기 다른 노래들을 마치 한 곡인 것처럼 조합하는 매시업은 효과적으로 작용했을 때 수많은 샘플들을 자르고 이어 붙여 사용하는 것으로 팝의 즉각적인 쾌감을 훨씬 더 밀도 있게 제공하기도 한다. 원래부터 장르 문법과 트랙 내 구간, 각기 다른 톤과 멜로디 등으로 꽉 차 있기도 한 아이돌 팝의 경우, 매시업은 그 안에 있는 혼종적인 조합의 매력을 어쩌면 원곡보다도 더 짜릿하고 많이 선사해줄지도 모르겠다. 이미 요한 일렉트릭 바흐 같은 음악인들이 그러한 아이돌 팝 매시업을 어디까지 또 어떻게까지 만들 수 있는지 들려주는 한편, 이번 "아이돌 탐구생활"에서는 아이돌 팝 매시업 유튜브 채널들을 소개해보려 한다. 


글ㅣ나원영(웹진웨이브 에디터)


# 메가-매시업으로 보존된 10년 전의 아이돌 팝: DJ MASA

"문명 특급"의 "숨어 듣는 명곡" 기획이 200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초중반까지, 아이돌 팝이 후크 송의 대중적 인기와 영미권 팝/댄스 음악의 차용, 더 많은 작곡가들의 등장 속에서 아무래도 좀 더 혼란스럽게 펼쳐지던 시기를 겨냥하며 이제는 10년 전 안팎에 놓여있는 트랙들을 다시 소환하는 것은 흥미로운 장면이다. "숨듣명"이라는 표현이 이 시기의 팝 중에서도 그러한 혼란이 가장 뻔뻔하게 드러나거나 중독적으로 내재된 경우를 지칭하듯이 느껴질 때, 청자들이 정말로 부끄러워 숨어 듣건 자신 있게 대놓고 듣건 간에 이 시기의 아이돌 팝은 지금보다는 조금 더 헐겁거나 덜컹거릴지 언정 10년이 지난 현재에는 그 또한 하나의 매력으로 받아들여지는 듯싶다.

정확히 그 시기에 걸쳐 있는 2008년부터 2013년까지의 아이돌 팝과 그 주위의 트랙들을 19곡으로 시작해 급기야 80곡씩 합치는 "메가 믹스" 혹은 "메가-매쉬업" 영상을 만든 DJ MASA의 채널은 지금 시점에선 이 시기의 아이돌 팝 속 인상적인 순간들을 빠짐없이 보존해 담은 것처럼 느껴질 정도다. 한 곡에서 아카펠라 보컬을, 다른 한 곡에서 인스투르멘탈을 가져오는 1+1의 꼴이 가장 기본적인 형태의 매시업이겠지만, 메가 매시업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 동안 수많은 트랙들을 빽빽하게 넣어야 하다 보니, DJ MASA는 몇 개의 인스투르멘탈을 겹치고 또 가사를 거의 단어 단위로 잘라 배치하며 각 연도별 아이돌 팝의 콜라주를 만든다. f(x), 유키스, 카라, 소녀시대의 구절들이 "언니 / 빙글 / 할라 / 빙글 / 오 / 빙글빙글"하며 붙여지는 2010년 상반기의 매시업을 비롯해, 이렇게 잘게 이어 붙여진 가사 조각들이 또 하나의 그럴싸한 아이돌 팝 가사와 더 나아가 하나의 트랙을 만드는 진풍경이 영상마다 꽉 차 있다. 거의 8년 간의 침묵 끝에, DJ MASA는 올해 SM 엔터테인먼트 남성 아이돌의 25년짜리 역사를 하나로 뭉쳐 넣은 "HyperM (Power + Future)"으로 여전한 조합 실력을 드러내며 돌아왔다.

# 규모별로 다양하게, 조합으로 새롭게: SMXS와 iPARTYNAUSEOUS

2013년까지만 이어지고 끊긴 DJ MASA의 메가 매시업이 아쉽다면, 2014년부터 2017년까지의 아이돌 팝 메가 매시업을 들려준 SMXS의 채널에서 이를 이어갈 수 있다. 짧은 길이 안에서 최대한 많은 트랙들의 가장 대표적인 부분만을 넣는 편이었던 DJ MASA에 비하자면, SMXS의 메가 매시업은 조합된 곡의 여러 부분들을 좀 더 오래 즐길 수 있도록 좀 더 길어진 곡에서 서너 겹의 교차를 만든다. DJ MASA와 SMXS의 경우 이렇게 일종의 연말 총결산처럼 한 해의 주목할만한 아이돌 팝 곡들을 한데 모으는 식으로 사용됐던 메가 매시업은 특유의 빠른 변환과 삽입 과정으로 이뤄져 있다. 이는 매 초마다 레퍼런스를 알아차리게 되는 숨은 그림 찾기 같은 매력을 갖고 있는 뿐만 아니라, 조금씩 멀어져 가는 각 연도를 타임캡슐처럼 담아놓은 것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한편, SMXS는 2019년부터 매시업에 사용되는 곡 수를 줄이되 그렇게 좁혀진 곡들 사이에 가장 깔끔한 조합과 연결을 탐구하는 매시업들을 만들었다. 매시업에서만 오로지 즐길 수 있을 법한 재미 중 하나는 원곡의 여러 부분들이 각기 다른 맥락 속에서 재조합되어 드러나는 방식일 텐데, SMXS의 영상들에서는 이를 테면 트와이스의 밝고 빠른 'What is Love?'와 'CHEER UP'을 백현의 'UN Village'와 강다니엘의 '뭐해' 속 느리고 감각적인 인스투르멘탈과 합친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특히나 2010년대의 여성 아이돌 중에서도 가장 강하고 짜릿한 드롭을 들려준 블랙 핑크와 에버글로우의 곡 사이의 매시업을 담은 세 편의 영상 또한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여전히, SMXS의 연말 결산 "메가 매시업"이 2017년으로 끝나버린 게 아쉽다면, 마지막으로 2016년부터 작년까지의 메가 매시업을 업로드한 채널 iPARTYNAUSEOUS의 영상들로 2008년부터 아이돌 팝의 수많은 장면들을 스피드런하듯 즐길 수 있다. 다만 iPARTYNAUSEOUS의 채널에서 흥미로운 게 있다면, 개별 곡들을 사용해 리믹스를 할 때 아이돌 팝 내부의 곡만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영미권의 팝과 합치는 경우들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이다. 그렇게 매시업을 통해 형성되는 음악인과 트랙 사이의 묘한 상호 연관 관계는 마마무의 라틴 팝인 '너나 해'와 일찌감치 그 유행을 영미권 팝에서 90년대부터 시작한 샤키라(Shakira)의 조합부터 최근에 블랙 핑크와의 콜라보가 실현되기 했지만 여전히 아이돌 팝과의 조합이 쉽사리 상상되지는 않는 카디 비(Cardi B)의 랩을 집어넣는 식으로도 나타난다.

# 조금 더 다양한 소재와 편집을 찾아서: 김동우와 GMIXMASHUP

이런 많은 매시업 채널들이 어쩔 수 없이 공유하는 특징이 있다면,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조금 더 알려진 음악인들의 트랙을 사용해온다는 점이다. 해외 팬덤이 상대적으로 더 많은 팀이나 이미 국내외로 잘 알려진 대형 기획사들의 대표적인 트랙들을 조합하는 것을 이런 채널에서 더 자주 찾아볼 수 있을 때, 상대적으로 매시업에서 찾기 힘든 아이돌 팝을 사용하거나 상상도 못 한 조합들을 들려주는 트랙을 비롯해, 당장 매시업만이 아니더라도 채널 내에서 다양한 리믹스나 "에딧"을 만드는 경우들도 몇 있다. 그 중 둘이 6~7년 전부터 꾸준히 활동을 해온 김동우와 GMIXMASHUP의 채널이다. 공교롭게도 소녀시대의 트랙을 각각 AOA와 EXID와 합치는 영상으로 시작된 이 채널들은, 그 이후 오랜 시간 동안 등장해온 다양한 아이돌 팝 사이의 조합을 꾀했다.

기본적으로 댄스에 바탕을 둔 트랙을 발라드를 비롯해 각기 다른 버전으로 재편집하는 트랙을 만들기도 하는 GMIXMASHUP은 비슷한 듯 각자만의 화사한 분위기를 가진 에이핑크, 여자친구, 다이아, 우주소녀, 에이프릴의 트랙들을 한 번에 모아 넣거나, 세븐틴, 위너, 청하, 카드, 이달의 소녀, 빅톤 등 음악 프로그램의 다채로운 라인업에 더 가까운 것 같은 팀들의 조합에서 중요한 부분들을 뽑아, 각자 다른 성향의 곡들이 마법처럼 자연스럽게 합쳐지는 매시업을 선보이기도 한다. 한편 김동우의 경우, 일찍이 틴탑의 'To You'나 유키스의 'Believe'의 아카펠라+인스투르멘탈 조합을 들려주는 것으로 시작해 f(x)의 '4 Walls'와 샤이니의 'View' 같은 정석적인 매시업을 많이 들려주기도 했지만, 이전부터 달샤벳, EXID의 다소니, 나인 뮤지스, 타이니지, 베스티 등 당대에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던 팀들의 곡을 활용하는 매시업들을 지속적으로 들려줬다. 더불어 김동우가 90년대 가요 프로그램 식의 편집으로 엄정화의 'Ending Credit'과 선미의 '주인공'의 매시업을 선보이고, GMIXMASHUP이 80년대 팝의 풍으로 리믹스하거나 매시업한 트랙들을 "그 시절" 화면 비율로 보여주는 것은 매시업에 따라붙는 영상에 있어서도 나름의 아이디어를 적용한 사례다.

# 아이돌 팝의 조합과 매시업의 조합 사이에서

지금까지 소개한 채널 외에도 Miggy Smallz, Normal Smasher, MWN 등 다른 유튜브 채널 등 온라인에서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는 아이돌 팝 매시업 작업들에서 지속적으로 느껴지는 것이 있다면, 두 개 이상의 각기 다른 부분들을 최대한 자연스럽게 합쳐진 한 트랙으로 만드는 매시업의 조합법이 한 트랙 안에서 최대한 다양한 구간들이 합쳐진 것처럼 전개되는 아이돌 팝의 조합적인 성질과 꽤나 닮아있다는 점이다. 언뜻 들으면 알아차리기 힘들 정도로 많은 조각들을 온전한 하나의 형상으로 결합하거나, 전혀 어울리지 않다 생각했던 트랙들도 마치 원래부터 그랬다는 듯 접착시키는 이런 매시업 채널들은, 아이돌 팝이 조금 다른 방식으로 결합되어 나타날 수 있을 가능태들의 재미를 훨씬 더 밀도 있는 형상으로 만드는 실험실과 같은 곳이기도 하다.

사진 출처ㅣ"문명특급", "DJ MASA", "SMXS", "iPARTYNAUSEOUS", "김동우", "GMIXMASHUP", "Miggy Smallz", "Normal Smasher" 유튜브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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