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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lyOneOf, 남성 아이돌의 틀을 깨기

대중음악과 문화를 '다른 관점'으로 살펴보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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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lyOneOf라는 이름을 처음으로 알게 된 것은 올해 초 발표된 'dOra maar'라는 트랙을 통해서였다. 신인급 남성 아이돌이 택할 법한 선택지 – SMP를 변용한 듯한 강렬한 비주얼 및 사운드나, 상큼함이나 귀여움을 내세우는 청량한 팝이나, 힙합을 기반으로 한 건들건들한 분위기 중 어느 쪽도 택하지 않은 신비로운 감각의 R&B 트랙을 들으면서 뮤직비디오를 찾아보기로 했다. 군무나 화려한 세트 대신, 붉은 옷을 걸치고 민머리 위에는 튜브를 꽂은 여성이 거울을 들여다보고 있는, 3D로 만든 듯한 이미지가 화면을 메웠다. 이들은 대체 누구지? K-Pop 그룹을 접하며 새로움이란 감각으로 정신이 번쩍 드는 것은 오랜만이었다.


글ㅣ정구원 (웹진웨이브 편집장)


# 중심을 벗어나는 힙한 비주얼

빠르게 다른 뮤직비디오를 찾아보았고, 이들이 "새로울 것이다"라고 느꼈던 그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거대한 자동차와 작디 작은 추가 천칭의 양 끝에서 천천히 회전하는 'time leap', 불타는 모터사이클과 권투 글러브가 어지럽게 겹치는 'savanna', 거대한 아크 리액터 앞에서 제복을 입고 군무를 벌이는 'sage/구원', 맥북의 창 속에서 자신이 인공물이란 것을 숨기지 않는 3D 이펙트와 함께하는 멤버들의 모습을 담은 'angel'에는 세련된 방향으로 인상적인 비주얼들이 가득하다. "힙하다"는 표현이 식상할지도 모르겠지만, OnlyOneOf가 보여주는 시각적 요소들은 그 표현을 쓰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종류의 것들이며, 일반적인 남성 아이돌 그룹의 그것보다 몇 걸음은 앞서 있는 "최신"의 이미지들이다.

포스트인터넷 아트, 혹은 디컨스트럭디드 클럽(Deconstructed Club) 장르의 시각 디자인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는 요소 – 자신의 "인공성"을 과장되게 드러내는 3D 효과들, 갈피를 못 잡고 변화하는 프레임, 초점이 맞지 않는 흐릿한 화면, 글리치와 노이즈가 동반된 화면 전환 등 – 들은 OnlyOneOf의 비디오를 감독한 비주얼 아트 스튜디오 ETUI Collective가 자주, 그리고 잘 다루는 재료이기도 하다(이들의 다른 작품인 NCT 127의 'Regular'나 EXO-SC의 '10억뷰'를 보라). 하지만 OnlyOneOf는 비주얼의 "중심"을 그룹의 멤버가 아닌 영상 자체에 맞춤으로써 자신들을 다른 K-Pop 비주얼은 물론 ETUI의 다른 작업과도 차별화시킨다. 자동차 후방 카메라, 쪼개지고 겹쳐지는 프레임, 핸드헬드, 자주색 필터 등 수많은 효과를 동원한 화면 속에서 OnlyOneOf의 모습은 끊임없이 시각적 중심으로부터 유리되며, 그것은 어떻게든 아이돌의 "예쁘고 멋진" 모습을 클로즈업된 카메라로 선명하게 담으려는 일반적인 경향과는 분명히 다르다.

# 임팩트를 최소화하는 얼터너티브 R&B 사운드

비주얼에서 가장 먼저 확인되는 OnlyOneOf의 탈중심적 경향은 사운드에서도 느낄 수 있다. OnlyOneOf를 관통하고 있는 사운드는 명백히 얼터너티브 R&B며(그 중에서도 DEAN이나 크러쉬를 위시로 한 2010년대 후반 한국 R&B의 스타일), 타이틀곡은 물론이고 수록곡 대부분이 멜로우한 편집숍형 R&B 사운드를 지향하고 있다. 2020년 5월부터는 아예 "Produced by [ ]"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힙합/R&B 씬 프로듀서들과의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수록곡 중 몇 곡에 얼터너티브 R&B를 도입하는 경우는 있었어도, 남성 아이돌이 이런 사운드를 이 정도로 전면적으로 내세우는 경우는 보지 못했다.

그것은 OnlyOneOf의 음악이 기존의 남성 아이돌과는 달리 "임팩트"를 주는 파트를 삽입하는 데 큰 관심이 없다는 것을 뜻한다. 샤우팅이나 외침을 통해 귀를 잡아채려는 시도는 OnlyOneOf의 음악에서 찾아볼 수 없다. 한껏 톤을 낮춘 댄스홀 사운드를 깔아 놓은 'savanna'에서 프리코러스와 코러스를 잇는 연결부인 "I don't give up shake / what they think about us"라는 가사는 펀치가 아닌 가벼운 터치처럼 귀를 톡 치기만 할 뿐이고, 다른 남성 아이돌이었으면 박력과 처절함으로 가득 넘쳤을 법한 'sage/구원'은 감정을 한껏 잠재운 듯한 쿨한 믹싱으로 전혀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누군가는 이것이 매가리가 없다 느낄지도 모르겠지만, 그들조차 OnlyOneOf의 음악이 남성 아이돌의 중심적 문법에서 벗어나 있다는 걸 부정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 탈중심성은 이들이 활용할 수 있는 가장 큰 매력이다.

# 미래는 알 수 없음에도

여기까지 와서 드는 의문은, 과연 이들이 이 콘셉트를 계속해서 이어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궁금증이다. OnlyOneOf는 아직 데뷔한 지 1년이 조금 지난 그룹일 뿐이고, 그건 아직까지는 일관적으로 보이는 이 콘셉트가 상업적 성과에 따라서 얼마든지 그 방향성을 달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이들은 '얼음과 불의 노래'를 통해서 보다 기존 남성 아이돌의 문법에 가까워진 트랙을 내놓았고, 불행히도 그건 (GroovyRoom의 화려한 사운드 이펙트에도 불구하고)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걸친 것처럼 유효하지 못했다.

아직 이들에게는 시행착오의 과정이 필요하고, 그렇게 해서 제시된 새로운 방향성은 내가 위에서 흥미로워했던 부분과는 전혀 다른 쪽을 향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설사 그렇게 되더라도, 나는 OnlyOneOf를 발견한 2020년을 점점 재미를 잃어가고 있는 남성 아이돌들 사이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낸 즐거운 시간으로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가능하다면, 그 즐거움이 조금 더 오래 지속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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