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여행으로 만들어주는 '휴식'같은 책 4권

조회수 2017. 3. 28. 10:5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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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달콤한 휴식 같고, 때로는 홀가분한 여행 같은 책

일상을 피해 어딘가 훌쩍 떠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할 때가 있다. 하지만 녹록치 않은 현실 때문에 당장 여행을 가기 힘들다면, 쉼을 주는 글 속으로 잠시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때로는 달콤한 휴식 같고,

때로는 홀가분함을 안기는 ‘휴식’ 같은 책 4권을 소개한다.

『여행하지 않을 자유』


여행을 하기 위해서는 어딘가로 꼭 떠나야만 할까? 당연한 소리 같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라 말하는 ‘여행가’가 여기 있다. 


평생 전 세계를 종횡무진해온 여행자 피코 아이어는 여행은 이 시대의 새로운 강박일 수 있으며, 오히려 ‘아무데도 가지 않음’이야말로 삶을 어떻게 채울지 고민하고 내면을 성찰하는 시간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아시아부터 아프리카까지 여행으로 삶을 보내온 그는 어느 날 문득 자신이 왜 전 세계를 누비며 여행하는지 자문하게 된다. 그러던 중 일본 교토의 한 단칸방에서 1년을 보내며 ‘여행’이라는 화두를 풀어보기로 결심한다. 


고요에 대한 탐구, 레너드 코언과의 만남, 마르셀 프루스트의 침묵에 관한 메시지 등을 살피며 그는 끊임없이 상호작용하고 움직여야 하는 시대에 조용한 삶이 주는 가치의 중요성을 발견하고, 어딘가에 가는 것보다 중요한 건 어디에 가든, 어디에 있든 진정으로 ‘살아 있는 삶’이 주는 행복감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아이슬란드의 고요하고 신비로운 풍광을 담은 사진이 함께 실린 『여행하지 않을 자유』는 어떠한 여행보다도 휴식 같은, 그래서 길지 않은 시간을 투자해도 충분히 쉼을 줄 수 있는 멋진 여행기 아닌 여행기 같은 책이다.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여행지에서 낯선 곳을 거닐다 문득 일상에서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발견하게 되고, 그것들이 모여 예기치 못한 위안을 주었던 경험은 누구나 한번쯤 가지고 있을 것이다. 


류시화의 새 산문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는 여행의 그러한 미덕을 닮은 책이다.

삶과 인간을 이해해나가는 쉰한 편의 글들에는 특유의 감성과 울림, 그리고 사람을 바라보는 ‘류시화만의 시선’이 담겨 있다. 때로 그는 인생의 목적과 삶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 우리들의 평범한 시각과 마음가짐에 대해 이야기한다. 


낯설지 않은 주제이지만 그의 담담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보면 어느새 흩어진 마음이 다잡아지고, 그래서 한 템포 멈추어 나를 점검하고, 다독이게 된다. 

『언어의 온도』


『언어의 온도』는 저자가 일상에서 발견한 의미 있는 말과 글, 단어들을 통해 언어가 지닌 소중함에 대해 이야기한 책이다. 작가라는 직업 때문인지, 저자는 버스나 지하철 등을 이용하며 자연스럽게 주변인이 나누는 말과 글에 귀를 기울인다.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그들의 ‘언어’ 속에서 그는 뜨겁고 차가운 언어가 가진 온도를 발견하고, 그런 언어들에 색을 더해 글로 풀어낸다.


삶, 사람, 글, 그리움, 사랑, 행복 등 그만의 온도가 다시 더해진 글감들을 찬찬히 곱씹다보면 우리가 평소 나누었던 대화, 그리고 만났던 사람들 사이에서 발견하지 못했던 순간을 마주하게 된다. 또 그로 인해 일상이 조금 더 특별하게 느껴지는 경험을 할 것이다.  

『리틀 포레스트』


일본 토호쿠 산간 지방의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한 만화 『리틀 포레스트』는 제목 그대로 작은 숲을 산책하는 느낌의 책이다. 도시 생활을 하다 고향 코모리로 귀향한 주인공 이치코는 그곳에서 모든 것을 자급자족하는 생활을 한다. 


작은 밭과 논을 일구고, 틈틈이 과일을 기른다. 겨울에는 지난 계절에 미리 절인 고사리를 꺼내어 나물을 만들고, 호박과 흑미로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만들어 친구들과 나누기도 하며, 여름에는 집에 습기를 없애기 위해 난로를 피워 남은 잔불에 빵을 굽기도 한다. 


예쁘고 화려한 음식들은 아니지만 계절에 따라 어디에서든 구할 수 있는 재료들로 채워진 그녀의 매 끼니는 더할 나위 없이 풍요로우며, 그녀의 소소한 일상을 따르다보면 어느새 슬로 라이프의 매력에 푹 빠져들게 된다. 흙과 나무 냄새가 배인 듯한 이 책은 일상이 주는 안락함과 감사함을 떠올리게 하며, 작고 다정한 위로를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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