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먹은 것을 기록하는 남자!

조회수 2017. 7. 27. 16:2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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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다, 고로 존재한다! 23년간 먹었던 삼시세끼를 기록한 굉장한 인간이 있었으니.. 그의 이름은 시노다 과장!
어렸을 때부터 무리하지 않고 '인생은 조심조심'을 신조로 살았다. 원래 젊었을 때는 글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되고 싶었을 뿐, 되기 위한 노력은 전혀 하지 않았으므로 꿈의 문은 열리지 않았다.

여행사에 취직하고 샐러리맨으로 평범하고 바쁜 일상에 나는 익숙해져갔다.

1990년 여름, 후쿠오카로 발령이 났다.

낯선 지역에서의 생활과 정신없이 흘러가는 일상에 한 줌 촉촉한 기운이 되기를 바라며 먹은 것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1990년 8월 18일 | 기록을 시작

첫 식사는 하카타역 지하상가에서!

민스커틀릿. 다카노 두부. 우엉곤약조림. 정어리절임. 지라시즈시. 우롱차로 간소한(?) 점심을 마치자 힘이 불끈~캬캬

1991년 3월 11일 | 결혼
혼인신고를 마치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소바집에 들렀다. 소바도 튀김도 맛있어야 비로소 튀김소바라는 음식이 성립한다. 하타에의 튀김소바는 정말 대단하다.
1993년 6월 26일 | 딸이 태어나다
첫 아이가 태어났다.
2.88kg. 건강한 딸아이다. 아이의 가벼운 중량감이 기억에 남는다. 이 아이의 성장 단계마다 떠오를 감촉이다.
종교가 없는 나는 무엇에 감사해야 할까. 현재일까, 과거일까, 미래일까, 누군가일까, 부모일까, 나오미일까, 또는 내 자신일까.
1998년 1월 | 붕장어튀김 대유행
다른 사람이 먹는걸 보고 따라서 시켜먹게 된 붕장어 튀김 덮밥. 이걸 서른일곱 개나 먹게될 줄이야......
2001년 6월 | 소바 집중 기간
<슌푸소>라는 식당에서 ‘소바’의 맛을 알게 된 이후, 집중적으로 소바만 찾아먹었다.
2005년 2월 21~27일 | 새우튀김 집중 기간
일주일내내 점심마다 새우튀김을 먹었다.
정식,덮밥, 카레, 샌드위치까지......
새우튀김을 계속 먹겠다는 강한 의지와 염원이 있었기 때문에 비로소 이룰 수 있었던 쾌거였다.
2012년 3월 8 일 | 딸의 대학 진학!
딸의 합격!! 지속되던 긴장에서 한순간에 해방되었다.
미트파이를 찾아 제과점을 돌아다녔다.
2013년 3월 15 일
도쿄에서 편집자와 회의를 한 날.
꿈에 그리던 작가로 데뷔하게 되었다.
회의를 마치고 튀김덮밥을 먹었다.
진학과 수험의 압박을 극복하고 새로운 생활을 생기있게 시작하는 딸들을 보며 나도 무언가를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아이들에게 걸맞는 아버지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 되면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그동안 적어온 기록을 수정했고, 1년만에 책이 되었다.
인생은 정말 알 수 없다.

이 책의 바탕이 된 노트는 1990년 8월 18일부터 매일, 세끼를 기록해온 것이다. 현재 45권 째에 돌입했다.
그렇게 인생은 나만의 속도와 방향으로 흘러왔다.
그리고 오늘도 의연하게 기록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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