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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조금이라도 유용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내 삶의 가치"

미국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리처드 포드가 한국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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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1분 작성일자2018.11.11. | 4,136 읽음

 

  한국 최초의 세계문학상, 박경리 문학상의 8번째 수상자 ‘리처드 포드’가 지난 10월 한국을 찾았다. 그는 잡지 편집자 ‧ 대학강사 ‧ 스포츠잡지 기자 등 다양한 일을 하다 작가의 길로 접어들어 1986년 발표한 첫 장편 『스포츠라이터』로 입지를 굳혔다. 동시대 미국 사회를 날카롭고 냉정한 시선으로 치밀하게 그려내며 가장 미국적인 소설을 쓰는 작가로 평가받는 포드. 그의 작품은 미국식 리얼리즘의 정수로 손꼽힌다. 특히, 미국 문학사상 최초로 퓰리처상과 펜/포크너상을 동시에 수상한 작품 『독립기념일』로 그는 미국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반열에 들어섰다.

  그의 두 번째 장편소설 『독립기념일』이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됐다. 때마침 한국을 방문한 리처드 포드가 문화평론가 문강형준의 통역과 사회로 그를 기다리던 독자들과 만났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Q. 한국에 처음 방문하셨는데 한국에 대한 어떤 인상을 느끼셨나요?


A. 굉장히 아름다운 자연이 인상적이다. 미국에 비해 개발되지 않은 곳들 그러니까, 순수하게 자연으로 남아있는 곳들이 많다고 느꼈다. 산과 바다 그리고 빌딩이 공존하는 모습이 새롭다.

최근, 영어로 번역된 한국 작품들을 읽고 있는데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 와 『채식주의자』 두 작품 모두 매우 놀라웠다. 상당히 상이한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모두 한국의 역사와 한국 사회의 모습들을 잘 담고 있다고 느꼈다. 박경리 작가의 『토지』는 정말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역사 속의 경험을 통해 삶의 진실을 볼 수 있었다. 꾸준히 읽어보고 싶다.

Q. 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한 뒤로, 굉장히 다양한 직업을 거쳐 결국 다시 문학으로 돌아오셨는데요. 문학으로 돌아오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A. 이제까지 해본 일 중 책을 쓰는 것 이상으로 이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그 어떤 일도 없었기 때문이다. 60년대를 주로 살았던 나로서는 ‘세상에 유효해야한다’는 생각이 당시 삶 속에서 가장 지배적인 철학이었다. 나에게는 문학이 내가 이 세상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방법이었다. 우리 모두가 자신이 최소한 다른 사람에게 얼마나 유용할 수 있는가를 생각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Q. 당신의 작품 『스포츠라이터』와 『독립기념일』모두 삶에 대한 성찰이 담겨 있는데,

주인공 프랭크 배스컴의 삶의 관점이 당신의 삶의 관점이나 철학이 투영된 것인가요?


A. 프랭크와 나의 삶은 매우 다르다. 비슷한 것이 있다면...... 프랭크가 나보다 나이스한 사람이라는 것? 난 매우 괴팍하고 갈등을 일으키는 걸 좋아하니까. (웃음)


Q. 미시시피 출신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습니까? 

A. 그렇다. 내가 그곳에 태어나기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그냥 태어난 것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 정체성이 반영된 방식을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자의적이고 무작위적인 것은 아니다. 도덕적인 삶이라는 것은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것에 대한 책임을 지는 일이지 않는가?

Q. 소설을 쓸 때 주로 어디서 영감을 얻나요?

A. 삶이란 우리의 주의를 반드시 필요로 한다는 것을 독서를 통해 알게 되었고, 독서를 할 때마다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단어를 가지고 작업하는 것은 매우 기쁘고 즐거운 일이다. 이것은 내가 가진 난독증과도 매우 연관된 것이다.

Q. 소설가들이 책을 내면 비평가와 독자가 리뷰를 쓰곤 하는데, 그것을 보나요?

혹시, 악평을 보게 되었을 때 어떻게 했나요?

A. 리뷰는 절대 보지도 않고, 전혀 상관하지 않는다.

그것이 내가 하는 일에 영향을 거의 미치지 않고, 내가 쓰는 일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물론, 젊었을 때에는 조금 읽긴 했다. (웃음)

악평은 나를 너무 불행하게 만들었고, 호평도 나를 충분히 기쁘게 만들지는 못했다. 어느 날, 아내는 내게 그걸 왜 읽느냐며 읽지 말라고 했고 난 읽지 않기로 다짐했다.

그것이 30년 전의 일이다. 그렇게 된 이후로 나는 훨씬 행복해졌다.

Q. 당신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실제보다 더욱 실제 같습니다.

당신은 리얼리즘을 어떻게 정의하고 생각하고 있나요?

A. 내가 생각하는 리얼리즘의 가장 기본적인 것은 내가 ‘나무’라고 썼을 때, 그것을 읽는 독자가 나무를 떠올리는 것이다. 그래서 그 책에 쓰인 그 단어가 당신이 알고 있는 그 삶 속에 실제적인 어떤 것으로 당신을 인도하는 것이다.

당신의 질문처럼 실제로 뭔가를 쓸 때 실제보다 소설 속에 쓴 것들이 더 생생하게 느껴진다. 소설 속에 있는 리얼리티라는 것은 전적으로 리얼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굉장히 미학적이고, 상상적이며 한 단계 높여진 리얼리티이다.

하지만 그 리얼리티의 목표란 사실 그 글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자기 삶에 있는 어떤 것을 더 잘 바라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상상을 쓰는 모든 문학 속에서는 순수한 의미의 리얼리즘이라는 것은 없다고도 볼 수 있겠다.

Q. 당신이 정의하는 ‘삶’이란 무엇인가요?

A. “My Wife is My Life.”

내 아내가 곧 나의 삶이다. 아내의 삶을 통해서 내가 있고, 내가 생각하는 삶이란 나의 아내와 거의 일치되는 것이다. 내가 하는 일에 애착을 갖고 있지만, 그녀와 함께 사는 것보다 애착 갖는 일은 없다. 이 질문은 40년 전에 물어봤어도 똑같이 대답했을 것이다.

Q. 그렇게 보이진 않지만 어느새 나이가 74세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글을 써나갈 것인가요?

필립 로스가 그랬듯 은퇴를 계획하고 있으신지요?

A. 아마 은퇴를 하겠지만 지금 당장은 계획이 없다.

누군가 나에게 ‘너 이제 그만 써야겠다’라고 말하지 전에 스스로 선택하고 싶다.

그래서 나는 필립 로스의 결정을 매우 존중한다.

아마 그는 글을 그만 쓰더라도 풍족하게 살았을 것이라 걱정이 없었을 거다. (웃음)

Q. 평범한 일상의 삶을 다루는 작품을 주로 쓰셨는데, 삶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있나요?

A. 한 가지만 대답할 수는 없다.

가장 중요한 하나의 가치만을 중요하다고 하는 것은 삶의 실제 모습과 같지 않다.

아내와의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고, 내 행동을 통해 최소한의 해를 끼치며 살고 싶고

이 세상에 조금이라도 유용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내 삶의 가치들이다.

Q. 당신의 책을 읽는 독자들이 그 책 속에서 발견했으면 하는 가치가 있나요?

A. 단어들에 집중해서 읽어낸다면 분명 무언가를 찾을 것이다.

소설의 중요성이라고 하는 것은 소설이 담고 있는 어떤 것과 자신과의 관계뿐이다.

그렇기에 단어에 집중해서 읽으라고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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