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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대세 뉴트로 감성, 문학에서도 찾아볼까?

조회수 2020. 2. 9.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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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대세 뉴트로 감성, 문학에서도 찾아볼까?

2020년 현재 1020 밀레니얼 세대가

가장 뜨겁게 사랑하고 있는 문화, 뉴트로!

NEW(새로운)+RETRO(복고)=Newtro(뉴트로)

새로운 것 + 낡은 것

미래 + 지난 과거

신 + 복고

새로움(new)과 복고(retro)가 합쳐져 탄생한 신조어 뉴트로(new-tro)는 복고를 새롭게 즐기는 경향을 뜻합니다. 1980~1990년대에 대한 추억이나 기억이 전혀 없는 1020세대는 어째서 뉴트로에 열광하는 것일까요? 전문가들은 1020세대들이 이미 지난 과거 문화에서 매력적이라고 느끼는 지점들을 찾아내 그들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하며 즐기고 있다고 분석하는데요. 지나간 것에 대해 향수를 느끼며 그리워한다기보다는 과거 문화를 재해석하는 그 자체가 즐거운 놀이가 된 것이죠.

방송사마다 짧은 클립 형식으로 그 시절의 드라마, 예능, 가요 무대, 시트콤 등을 업로드하며 1020세대와 힙하게 호흡하고 있습니다. 유튜브에는 90년대 가요 무대를 보여주는 채널에서 ‘탑골 갬성’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는데요.


뉴트로 열풍은 결국 8090년대 청춘들이 만들어놓은 문화를 2020년의 청춘들이 그들의 방식으로 가공해서 즐기는 것입니다. 뉴트로를 소비하는 1020세대가 청춘이기 때문에, 뉴트로의 핵심엔 청춘의 마음을 저격하는 필수 요소가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가요, 예능, 드라마, 식음료, 패션 등

문화산업 전반에 퍼지고 있는 뉴트로 열풍!

그래서 오늘은 2020년 청춘들이 응답할

뉴트로 감성의 소설집을

한 권 추천해드리려고 합니다.

바로 이 책!

성석제 작가의 소설집 『첫사랑』!

수록된 단편에서

‘뉴트로 감성’을 만나보세요!


청춘과 떼어놓을 수 없는 첫사랑!
90년대를 배경으로 한 퀴어 문학이 주는 뉴트로 감성

바야흐로 1990년대 청춘들의 꿈과 첫사랑을 완벽하게 소환하며 뉴트로의 포문을 열었던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 다양한 청춘 군상을 통해 첫사랑을 그려냈는데요. 특히 ‘응답하라 시리즈’에만 있는 시그니처 캐릭터들도 큰 사랑을 받았죠? ‘응답하라 1994’에서 쓰레기를 좋아했던 빙그레, ‘응답하라 1997’에서 친구 윤윤제를 좋아했던 강준희!

표현하진 못했지만 동성을 짝사랑이자 첫사랑 상대로 간직했던 인물들인데요.

진심이란 늘 뒤에 숨어 있기 마련이다. 워낙 수줍고 섬세한지라 다그치고 윽박지를수록 더 깊은 곳으로 숨어든다.

_’응답하라 1994’ 빙그레 대사

이처럼 90년대 학교를 배경으로,

첫사랑의 노스탤지어를 자극할

소설을 소개해드립니다

첫사랑
한국 퀴어소설과 성장소설의 캐논
우리는 서로 멀리 떨어져서 도는 행성과 같았다. 너는 슬픔에 잠겨 네 맘대로 했고 나는 시름에 겨워 내 마음대로 했다. (…)
네가 천천히 다가왔다. 너를 보는 게 마지막이라는 느낌이 든 건 왜였을까. (…)
“한번 안아보자.”
“그래.”
나는 처음으로 너의 부탁을 받아주었다. 너는 나를 안았다가 안았던 팔을 풀고 외투 단추를 급하게 풀면서 말했다.
“너, 다시는 안 오겠구나.”
“그래.”
너는 외투를 벌렸다. 나는 네 품안에 들어갔다.
“사랑한다.”
너는 나를 깊이 안았다.
“나도.”

_「첫사랑」 중에서

전학 온 지 며칠도 되지 않아 학교 최고의 깡패에게 죽도록 맞은 날, “어떤 식으로든 위안받고 싶어하던 내게 거부할 수 없는” 손길을 건네는 한 소년. 그러나 ‘나’는 ‘너’의 친절을 뿌리치고, 살아서 이 지옥을 빠져나가겠다고 다짐합니다. 지긋지긋한 모든 것에서 벗어나고픈 ‘나’의 주위를 행성처럼 따라다니는 ‘너’. 너는 어쩜 이리도 내게 다정하게 구는 걸까? 너는 내게 왜 이토록 주기만 할까? 지옥에서조차 성장해야만 했던 두 소년의 애틋한 한 시절을, “지옥의 빵공장에서 빵 트럭이 쏟아져나오고 딴 세상 바다에선 고래들이 펄쩍 떠오르는 그때”아름다운 문체와 삽화로 그려낸 작품 「첫사랑」입니다.


청춘들이라면 응답할 수밖에 없는 첫사랑 코드. 

이루어지지 못했기 때문에 곁에 더 오랫동안 머무는 이야기를 소설에서도 만나보세요.

부모보다 가난한 첫 세대 밀레니얼,
‘결핍’에 공감 코드가 있다

출처: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일명 ‘탑골 GD’로 불리는 양준일씨는 요즘 밀레니얼 세대의 전폭적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30여 년 전 시대를 앞서간 노래와 패션에 1020 세대가 응답한 것입니다. 30여 년 전 서툰 한국어와 재미교포 출신이라는 이유로 배척과 차별을 당해 미국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던 양준일씨. 현 밀레니얼 세대들은 그의 음악과 패션 못지않게 그가 겪었던 고통과 결핍에도 크게 공감하고 있습니다. 희망이나 꿈보다 포기가 더 가까운 밀레니얼 세대에게 결핍이란 공감할 수밖에 없는 코드인데요.

세상은 절대로 몰라 내가 얼마나 슬픈지를
내 아픔은 섞일 수 없는 물과 기름
왜 끝은 없고 매번 hell

Lonely Lonely 이렇게 혼자 노래 불러
외딴섬 같은 나도 밝게 빛날 수 있을까
어머니는 바다가 푸르다 하셨어
멀리 힘껏 니 목소릴 내라 하셨어
그런데 어떡하죠 여긴 너무 깜깜하고
온통 다른 말을 하는 다른 고래들뿐인데
혼자 하는 돌림 노래, 그래도 난 다행인 걸
(눈물 나도 아무도 모를 테니)

_BTS – <Whalien52> 중에서

전세계 청춘들을 아미로 결속시킨 방탄소년단.

그들 역시 또래들의 고민과 결핍을 말하는 노래 가사로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이처럼 불완전하고 일말의 희망도 없는 청춘 그 자체를 담은 소설을 소개해드립니다.

경두
비속한 삶 속을 뚫고 올라오는 아름다움
똑같은 결핍의 향을 나눠 마시고 있는 청춘들
너는 잘못한 게 워낙 많으니까, 경두. 너는 학교를 중퇴했고 집을 나왔고 어른과 천사의 말을 안 들었고 배달을 하면서 툭하면 교통신호를 위반했으니까, 아무나 너를 때리고 죽이고 치어도 되는 거니. 너는 왜 도망가지 않는 거냐, 경두.

—도망가도 소용없어요. 아무도 도망가지 못해요. 삼촌은 손가락을 까딱하기만 해도 나를 찾아낼 수 있어요. 잡히면 난 죽어요……

경찰도 찾지 못하는 너를, 경두, 네 부모가 너를 찾을 마음은 없겠지만 찾으려고 해도 찾지 못하는 널, 그 친구가 어떻게 찾아낸다는 말이냐, 경두. 그놈은 네 삼촌이 아니다. 너처럼 연약하고 힘없는 아이들의 피를 빨아먹는 거머리일 뿐이야, 경두. 하지만 나는 네게 그런 말을 하지는 못했다.

_「경두」 중에서

「경두」는 자신만의 멋진 오토바이를 갖고 싶은 소년의 이야기입니다. ‘나’와 같은 병실에 입원한 경두는 단지 부모 없는 가난한 중국집 배달부라는 이유만으로 세상으로부터 무시당하고 보호받지 못합니다. 어른들은 경두를 짓밟고 지나가거나 혹은 경두가 가진, 가지게 될지도 모를 한줌의 희망마저 빼앗으려 하죠. 경두가 꿈을 펼치고 활주할 수 있는 땅은 없습니다. “나는 어른들보다 오토바이를 더 믿어요”라며 배달용 오토바이 말고 자신만의 오토바이를 갖길 간절히 꿈꾸는 경두. 화자인 ‘나’는 그런 경두의 이름을 하염없이 부르며 경두의 삶에 일어나는 아비규환과 어른들의 패악을 낱낱이 묘사합니다.


소설 속 경두는 그저 구해주고 싶은 존재입니다. BTS의 ‘화양연화’ 앨범 컨셉의 트레일러나 뮤직비디오 속 멤버들, 영화 ‘기생충’의 기우-기정 남매가 떠오르기도 하구요.


밀레니얼 세대가 위태롭거나 결핍된 존재들에게 응답하는 것은, 아마도 그들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요?

농담과 현실 사이에 서서 웃기,
뉴트로는 그저 즐기는 것에 의의를!

스토리는 내가 짤게.

글씨는 누가 쓸래?

수많은 패러디를 낳고 있는 박미선씨의 이 어록은 1998년 첫 방송을 시작한 ‘순풍산부인과’ 대사입니다. 뉴트로 감성을 잡기 위해 SBS가 유튜브에 선보이고 있는 ‘SBS NOW’에 올라온 ‘순풍산부인과’ 미달이 방학숙제 편은 조회수 약 375만 회를 기록하며 또다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인기가 있었던 뉴트로 콘텐츠들에서 가장 빼놓을 수 없는 공통 요소는 바로 재미! 콘텐츠를 빠르게 소비하고 손가락으로 넘겨버리기에 익숙한 디지털 유튜브 세대인 1020세대는 재미가 없으면 소비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순풍산부인과’, ‘거침없이 하이킥’ 등 지금은 찾아볼 수 없는 가족형 시트콤이 다시 부흥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아빠 아빠 오, 불쌍한 우리 아빠
“이게 다 농담이면 좋겠는데.”
농담과 현실 사이에 서서,
웃다가 울다가 그럼에도 다시 웃기
형은 곧바로 주머니에서 성냥을 꺼내더니 책에다 불을 붙이는 시늉을 하는 것이었다.
“어라, 저 놈 봐?”
형은 바로 내 만화책을 들어 보란듯이 불을 붙였다. 나는 기겁을 해서 내 책을 향해 달려갔고 아빠는 부논에 찬 장닭처럼 형을 쫓아갔다.
“형! 그거 내 책이야!”
“네 이노옴!”
(…)
“거기 서!”
“안 서요!”
“서!”
“못 서요!”
화분이 쓰러지고 빨래가 땅바닥에 떨어졌다. 개집이 뒤집어지고 개밥그릇이 하늘로 날았다.

__「아빠 아빠 오, 불쌍한 우리 아빠」 중에서

끊임없이 싸우던 미달이와 미달이 아빠의 전투, 혹은 ‘거침없이 하이킥’ 속 준하와 순재의 결투처럼 생동감 있게 우스꽝스러운 단편 속 부자의 모습인데요. 「아빠, 아빠 오, 불쌍한 우리 아빠」는 자식들을 부려먹고 놀래주는 일을 낙으로 삼는 한 가장과 그런 아버지에게 절대 지고 싶지 않은 아들의 팽팽한 대결을 담은 소동극입니다. 웃음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소설이라 무거운 현실은 잠시 잊고 그저 웃어버릴 수 있는데요. 뉴트로 감성으로 사랑받는 광고나 콘텐츠들의 공통점 중 하나가 직관적으로 재미를 주는 것인데요. 그런 면에서 이 단편은 제대로 뉴트로 감성을 담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언제부턴가 시트콤이 사라진 시대. 다 함께 텔레비전에 모여 마음껏 웃고 떠들 수 있는 시간 자체가 사라져버렸죠. 많은 이들이 시트콤이 사라진 이유에 대해 이제 더는 온 가족이 텔레비전 앞에 모여 있는 시간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뉴트로 열풍에 재미와 웃음이 빠지지 않는 이유도 그저 다 같이 모여 웃을 수 있는 시간 자체에 대한 갈증이지 않을까요?


밀레니얼 세대가 사랑하는

뉴트로 감성을 골고루 담고 있는 3개의 단편들!

이 소설들은 모두 성석제 작가의

『첫사랑』 에 담겨있습니다.

청춘들의 첫사랑결핍 거기에 재미까지.

이 책 한 권이면 밀레니얼 세대가 사랑하는

뉴트로 감성을 제대로 즐겨볼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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