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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몸은 모든 걸 기억하고 있다

몸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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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에도 어떤 사람들은 설리의 인스타 사진에 괜히 시비를 걸고 있고, 지인의 얼굴과 몸에 대해 갑론을박을 벌이며, 포털에 뜬 '하루 5분 몸 만들기 혁명' 같은 가십거리가 뜨면 광클한다. 

인간사 화제 거리, 단연 1위

= '누군가의(혹은 자신의) 몸' 

몸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한채 어쩌면 당신은 하루 종일 몇번이고 몸에 대한 생각에 빠져 있었을지도 모른다. 

"어떤 식으로든 삶은 몸으로 드러나게 마련이다."

라고 말한 작가가 있다. 
소설가 김중혁이다.
씨네21 이다혜 기자가 김중혁에게 대뜸 물었다. "어째서 김중혁 작가님은 책의 작가 사진을 찍을 때마다 매번 팔짱을 끼는 건가요?" 

이 질문 때문에 자신의 팔짱이 어떤 의미인지 소설가는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결국 이렇게 결론을 내렸다.
이 소설은 내 소설이고, 이 세계는 내가 만든 세계이지만, 소설 속의 이야기에 나는 책임이 없다. 나한테 문의하지 말아달라. 나는 여기서 손뗐고 나는 앞으로도 계속 ‘강 건너 불구경’하듯 팔짱을 끼고 있을 것이다.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렇게 자신이 취하고 있는 '몸의 의미'를 문득 깨달은 적이 있는가? 턱을 자주 괴는 당신, 말할 때 몸을 긁는 당신, 발을 끌며 걷거나, 타인의 눈을 보지 않고 말하는 당신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 본적 있는가?

몸에는 인생이 달라 붙어 있다. 몸이 당신의 생각과 습관과 삶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지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 당신이 누구인지 알게 해주므로. 자신의 몸이 자신을 어떻게 기록해왔는지 모른채로 삶을 졸업한다는 것은 너무 슬픈 일이므로.

소설가 김중혁이 '팔짱의 의미'에 대해 결론을 내리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우선 고통스러운 자기 관찰의 과정이 필요하다.

"카메라 앞에 서기만 하면 나는 도무지 팔을 가눌 수가 없다.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서 있는 것도 이상하고, <무한도전> 자세를 취할 수도 없고, 한 손으로 브이자를 그리고 있자니 영 작가답지 못하고, 어쩔 줄 몰라 어영부영하고 있으면 사진작가 선생님은 그따위 자세를 취할 거면 촬영이고 뭐고 다 때려 치우자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는 것만 같)고, 땀을 삐질삐질 흘리다보면 어느새 촬영은 끝나 있다."

인간의 몸을 시각적으로 가장 잘 다룬 매체는 영화일것이다. 영화의 인물이나 포스터를 제대로 관찰해내면 인간의 신체, 나아가 나의 신체가 어떤 매커니즘으로 작동하는지 알 수 있다. 

이윽고 그는 영화 <마이 걸>을 시작으로, <색계>와 '007 시리즈'를 거쳐 <리얼 스틸>까지 다양한 캐릭터들의 팔짱을 분석하기에 이른다. 그런 지난한 고찰의 과정이 자신의 '팔짱의 의미'에 이르는 통로가 된다.

이런 그의 작은 시작은 어깨, 종아리, 턱, 귀, 배, 팔꿈치, 뒤통수, 무릎, 손목, 발뒤꿈치, 우뇌와 좌뇌, 살, 피부 등 온몸의 신체 구석구석에 대한 탐구로 향한다. 

우리도 한 소설가의 몸에 대한 집요한 노력에 견줄만큼은 아니지만, 자신의 오랜 습관에 담긴 의미 하나쯤은 감 잡고 살아야 하지 않을까?

적어도, 
자신의 몸을 관찰하는 사람은 다음과 같은 상황은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주변을 둘러보면 나이가 많을수록 남의 말을 잘 듣지 못하는 ‘꼰대형 청력상실증 환자’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이 환자들의 특징 중 하나는, 청력이 약해지면서 말이 점점 많아지는 것이다”

_김중혁, 『바디무빙』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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