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신의 계시를 받았다고 생각하는 남자

조회수 2019. 7. 10. 10:3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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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가능하다
‘무엇이든 가능하다’라는 말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마음속의 희망과 절망의 추가 어느 쪽으로 기울었는지에 따라서 이 말은 전혀 다른 의미가 된다. 우리의 노력과 선택으로 상상하지도 못했던 좋은 일들이 올 수 있다는 의미가 되기도 하고, 우리가 어떤 노력과 어떤 선택을 하든 상상하지도 못했던 고통과 상처 또한 찾아올 수 있다는 의미가 되기도 한다.

이 책에 수록된 아홉 편의 소설은 온전히 치유될 수 없는 상처를 지닌 사람들이 ‘시간을 버티며 통과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우리가 모두 때때로 그러는 것처럼.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우리 사랑은 불완전해’라고 생각하면서도 ‘그래도 괜찮아’라고 말할 수 있는 마음. 살아간다는 건 인간이 할 수 있는 사랑이 영원히 불완전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아나가는 일일지도 모른다.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소설은 그러나 그런 공허한 단정에 머무르지 않고, 사랑이 그런 불완전함 속에서도 존재한다고, 더 나아가 우리의 불완전함 속에서만 가능한 것일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그래서 더 귀하고 애처로울 만큼 소중한 것이라고. 상처받은 마음으로도, 더는 나아갈 수 없다고 생각할 때에도 우리는 사랑할 수 있다고. 책장을 덮고 ‘무엇이든 가능하다’라는 제목을 다시 읽었을 때, 나는 그 안에서 상처를 아는 사람의 삶을 향한 작은 희망을 발견했다. - 최은영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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