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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디자인

우아한 형제들의 우아한 유니폼

배민커넥트 유니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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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심사위원들이 주목한 것은 제품 디자인 자체의 우열보다는 ‘얼마나 시대의 변화를 빠르게 감지하고 사회에 유의미한 메시지를 던져주는가’ 였다. 디자인사이디의 LPG 충전기는 일반적으로 신경 쓰지 않는 주유 공간에서의 편의성을 극대화한 제품 디자인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SWNA의 태극기함은 일상으로 태극기를 불러왔다는 점에서 호평을 얻었다. 올해 초 CES에서부터 화제를 몰고 온 LG전자의 롤러블 TV와 시그니처 에어컨은 첨단의 기술력과 심미성이 조화를 이룬 초프리미엄 가전 시장을 개척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올해 제품 부문 최종 수상작은 우아한형제들의 배민커넥트 유니폼에 돌아갔다. 배달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환기시키며 유니폼을 패션 영역으로 끌어들였다는 점, 사용자의 편리성을 세심하게 고민한 디자인이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7월, 전업 기사가 아닌 일반인이 음식 배달을 하는 ‘배민커넥트’를 시범적으로 도입했다. 아마존플렉스, 우버이츠처럼 크라우드 소싱 방식의 배달 플랫폼으로 자신이 보유한 자전거나 전동 킥보드를 이용해 원하는 시간대에 자유롭게 일하기를 원하는 젊은 층이 주로 활동한다. 우아한형제들의 한명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배민커넥트에서 활동하는 이들이 착용할 헬멧, 가방, 조끼 3종의 유니폼 제작을 결정하고 기준점을 ‘내 남자 친구, 혹은 여자 친구가 라이더였으면!’ 이라 생각할 정도로 입고 싶은 디자인으로 콘셉트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파트타임이라 해도 배달 일을 일부러 드러내고 싶을까’라는 의구심이 들겠지만 배달의민족은 실제로 급여나 복지를 통해 한국의 배달 문화를 긍정적으로 변화시켜가고 있다. 한마디로 배달이라는 성실한 노동 행위를 친절하게 완수하고 나아가 즐기는 이들의 ‘무리’를 만들어가고 있으며, 이번에는 그들에게 딱 맞는 옷을 만든 것이다. 이를 위해 ‘유니폼은 무엇인가’에 대한 진지한 연구가 작업의 시작이었다.

한 단체의 일원임을 증명하는 것이 유니폼의 기본 기능이지만 소속만 드러내는 게 아니다. 의사 가운과 해군 제복이 그 자체로 권위의 상징이듯, 유니폼은 신분과 인상 또한 결정짓는다. 철가방과 딱딱한 헬멧으로 대변되는 라이더의 복장 대신 경쾌한 민트 컬러의 유니폼을 갖춰 입으면 이들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 또한 바뀔 수 있다. 라이더의 유니폼 사례를 연구하고, 종국에 이들이 추구하는 유니폼이 어느 지점에 있는지 이미지를 구체화한 후 협업할 회사를 찾았다. 공통적으로 모두 아이디어가 좋은 국내 신생 브랜드다. 자전거용 헤드기어(복싱 경기에서 사용하는 보호구)를 만드는 벤프레이어와는 유니폼의 헬멧을 함께 연구했다. 친환경 코르크 재질로 만들어 가볍고 일반 모자 크기의 작은 형태지만 외부의 가벼운 충격이나 뾰족한 사물로부터 머리를 보호해준다. 어두운 환경에서도 안전하도록 헬멧 모서리에는 야광 소재를 사용했다. 배달 음식을 담을 수 있으면서 평소 백팩으로 사용할수 있는 가방을 만들기 위해 로우로우와 머리를 맞댄 결과, 배달하지 않을 때는 지퍼를 잠가 가방 크기를 줄이는 솔루션이 나왔다. 3종 유니폼 키트의 하이라이트는 ‘입는 가방’ 형태의 조끼다. 실내복 전문 브랜드인 모노피스파와 협업했는데, 핸드폰 같은 작은 소지품을 쉽게 넣었다 뺄 수있는 기능성을 만족시키면서 정장과도 오묘하게 어울린다.

배달의민족은 그간 한글 전용 서체를 만들어 무료로 배포하고 이를 모티프로 한 브랜드 제품을 여럿 제작해왔다. ‘다 때가 있다’ 때수건, ‘깨우면안대’ 안대, ‘간지러운 사람을 위한 간지템’ 효자손까지 제품 개발의 가이드라인은 명확하다. ‘풋!’ 웃거나 ‘아~’ 하고 감탄할 수 있게 만드는 것. 부처도 웃음 짓게 할 진정한 고수의 영역이다. 그들의 사업에 비하자면 제품 개발은 소소하지만, 하나를 만들어도 허투루 만들지 않는다는 생각이 구성원들 사이에 공유되어 있다. 한명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배민커넥트의 유니폼은 앞으로 만들어갈 유니폼의 원형이라 말했다. “경영학자 짐 콜린스는 ‘좋은 것은 위대한 것의 적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좋은 것을 만들고 나서 ‘이게 다가 아닌데?’라고 생각하는 순간 위대한 것이 시작된다는 것이죠. 디자인 작업 시 해볼 때까지 해 본 후, 지금까지의 것들을 잊고 처음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아요. 배민커넥트 유니폼은 앞으로 우리가 만들 유니폼의 원형으로 조금씩 개선하며 오토바이 라이더들이 착용해도 안전한 유니폼을 만들고, 또 한편으로는 런웨이에서도 부족하지 않을 진짜 멋있는 형태의 유니폼에도 도전할 것입니다.” 2015년 패션 디자이너 계한희와 손잡고 패션 브랜드 ‘배민의류’를 론칭하고 서울패션위크 무대에 선 것을 떠올리면, 이 말이 과장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언제 봐도 유쾌하게, 위대한 도전을 향해 나아가는 배달의민족은 2020년에도 우리를 여러 차례 놀라킬 것이 틀림없다.

(왼쪽 뒷줄부터 시계 방향으로) 우아한형제들 디자인팀 박수지, 김규연, 이소영, 김민진, 한명수, 채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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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커넥트 유니폼

디자인 우아한형제들(대표 김봉진), woowahan.com

참여 디자이너 우아한형제들(김봉진, 한명수, 채혜선, 김민진, 이소영, 박수지, 김규연, 민채현), 모노피스파(조명기, 유성범, 조옥기), 수박빈티지(김정열)

제작 협업

헬멧 벤프레이어(대표 강명훈), benprayer.com

가방 로우로우(대표 이의현), rawrow.com

조끼 모노피스파(대표 조명기), monopispa.com

글 김만나 기자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9년 1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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