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사랑은 무슨 색깔이세요?

조회수 2019. 8. 29. 19:1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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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헤리티지 디자인
195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아모레퍼시픽에서 제작했던 광고 포스터의 레터링. 과거에는 디자이너의 역할을 했던 ‘도안사’가 브랜드의 시각물을 디자인하고 제작했다.

K-뷰티를 선도하는 아모레퍼시픽의 역사는 193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개성에서 윤독정 여사가 직접 만들어 판매하던 동백 머리 기름이 그 뿌리. 해방 이후에는 그녀의 아들 서성환 아모레퍼시픽 선대 회장이 태평양화학공업사를 창립하고 화장품 연구를 시작하면서 국내 화장품 산업이 본격화된 것이다.


지난 7월, 아모레퍼시픽 사옥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의 긴 역사를 디자인으로 만나볼 수 있는 아카이브 전시 <Oh My Love, 당신의 사랑은 무슨 색깔이세요?>가 열렸다. 전시명은 1970년대 아모레퍼시픽 광고 캠페인의 한 문장으로, 컬러를 강조하는 메이크업 트렌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기점을 드러냈던 카피 문구다. 전시에는 동백기름부터 ‘태평양’ 시절의 화장품, 시대별 트렌드를 가늠할 수 있는 광고 포스터, 그리고 당시 유통 혁명으로 평가되는 방문판매 제도 등을 보여주는 시각 자료가 선보여졌다. 특히 동백기름 용기는 실물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흑백사진을 참고하여 복원한 것으로 브랜드의 헤리티지를 드러내는 상징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목걸이 형태의 디자인이 특징인 1973년 ‘아모레 하이톤 파라솔 오일’, 설화수의 모태가 된 최초의 인삼 화장품 ‘삼미’ 등 과거 화장품 용기의 매력과 브랜드의 변천 또한 살펴볼 수 있는 자리였다. 


오늘날 대부분의 제품은 기성 용기에 그래픽을 변주하며 패키지를 구성하는 반면, 과거에는 모든 제품의 용기를 브랜드 콘셉트, 제품별 특성에 따라 다르게 디자인했기 때문에 현재는 접하기 어려운 형태와 디자인의 다채로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 또한 당시 화장품 광고에 사용된 카피도 흥미로운데, 언어 표현의 변천이나 장식적 요소가 가득한 레터링은 하나하나 들여다볼 만한 재미가 있다.

부루버드는 시세이도와 기술을 제휴해 만든 브랜드로 포마드, 밀크로숀, 바니싱크림, 립스틱 등 기초부터 메이크업까지 다양한 제품으로 구성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아모레퍼시픽에서 운영했던 아모레숙녀학교 교본, 방문판매의 노하우가 담긴 마케팅 책자, 5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뷰티 매거진 <향장> 등 당시 생활 양태를 고스란히 반영하는 자료의 사본을 제작해 시대에 따른 미의 기준과 의식의 변화를 살펴볼 수 있게 한 것 또한 큰 의미가 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 아모레퍼시픽의 비주얼 아카이브는 요즘의 흔한 레트로 열풍을 떠올린다면 오해다. 이것이 품고 있는 가치란 시대를 이끌고 대표했던 생활 유산이자 디자인의 역사를 보여주는 오리지널이다. 그리고 오늘날의 ‘레트로 디자인’을 가능하게 하는 시각 문화의 보고다.

코스메틱 브랜드의 광고는 그 무엇보다 트렌디하고 앞선 감각이 필수다. 이를 통해 당시의 그래픽과 디자인을 살필 수 있으며, 화장품 브랜드답게 당대를 대표한 모델이 지면을 차지한 것도 확인할수 있다.
아모레퍼시픽 사옥에서 진행됐던 전시 <당신의 사랑은 무슨 색깔인가요?>전을 기념해 제작한 엽서. 아모레퍼시픽 광고에서 발췌한 여러가지 제품 이미지를 골라 별색 인쇄로 제작했다.
리도 분백분은 1960년 아모레퍼시픽의 서성환 회장이 프랑스의 ‘리도 쇼’를 관람하고 영감을 받아 론칭한 브랜드다. 처음으로 광고에 인물이 모델로 등장하기 시작했고, 당시 청순배우로 이름을 높였던 진계현이 첫 번째 모델이었다. 화장품의 품질이 높아지면서 광고 문구에 직설적인 표현을 사용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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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유다미 기자

참고자료 <화장품 광고와 아름다움의 문화사>
(커뮤니케이션북스)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2019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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