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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스피커 TMHaudio의 장기찬 디렉터를 만나다

조회수 2020. 6. 18. 11:5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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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MHaudio

반갑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TMHaudio에서 스피커 제조 전반을 담당하고 있는 장기찬입니다. 저는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현대 백화점 인테리어 팀에서 20년간 일했고, 전공은 제품 디자인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오디오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어릴 때 친구들이 모이면 ‘니네 집에 전축 뭐 있냐?’ 이야기할 정도로 오디오와 가깝게 지내 왔습니다. 그러다 90년 초반 내 손으로 돈을 벌게 되면서 청계천에 가서 수입 오디오를 구입해 본격적으로 오디오라는 취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 알텍 604-8K 유닛으로 스피커를 만들면서 자작이라는 취미에 빠져들었고, 구입하는 것과 만드는 것을 병행 하면서 20년을 보냈습니다. 결국 목공을 배우고 작업실까지 마련해서 스피커 자작을 이어가던 중 스피커 제작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디앤오 측과 연결이 되어 이렇게 TMHaudio의 TMH 618S 스피커를 출시하게 되었습니다..



TMH는 무슨 뜻입니까?

TMH는 ‘Too Much Hobbyist’의 약자입니다. 저와 같이 하이파이 뮤직 운영진 중 한 분인 ㈜디앤오의 조우형 고문도 20-30년간 오디오 취미를 해 왔는데, 오디오가 너무 재미있고, 오디오를 좀 심하다 싶을 정도로 하다 보니까 결국 만들고 싶고, 만든 것을 남들에게 보여 주고 같이 즐기고 싶다는 의미를 담아 ‘TMH’로 이름을 정했습니다. 

TMH 618S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618S는 LS3/5a와 거의 같은 크기로 만들어졌으며, 앞면은 9° 정도 기울어져 있습니다. 유닛은 이탈리아의 ‘파이탈프로’에서 만든 ‘Faital 4FE32’라는 4인치 풀레인지를 사용하며, 전문가의 자문을 얻어 문도르프의 코일과 저항으로 만든 배플 스텝 보정 회로(컨투어 필터)라는 필터 개념의 부품을 적용해 주파수를 평탄화하는 기능을 더해 필요 이상으로 고음이 강조되지 않게 설계되었고, 뒷면에 덕트가 있는 베이스 리플렉스 방식의 스피커입니다. 이 스피커의 원형은 알텍의 618C 캐비닛이며 그 비율대로 크기만 축소한 디자인입니다. 다만 형태는 같지만 제작 방식이나 세부적인 디테일은 차이가 있습니다. 유닛에 알맞은 용적과 사용 장소를 고려해 사이즈를 정했습니다. 인클로저는 비대칭 디자인으로 정재파 발생 문제에서 유리하며, 대칭인 인클로저의 좌·우측에는 추가로 15mm MDF가 부착되어 있습니다. 또한 전면 배플이 넓고 앞뒤 폭이 좁은 형태로 책장에 책이랑 같이 놓아도 눈에 거슬리지 않고, 데스크 파이에도 어울릴 만한 북셀프형 스피커로 만들었습니다. 그릴은 디자인에 어울리게 캐인(Cane)으로 만든 것으로, 국내에서 구할 수 없어서 미국에서 구입해서 사용합니다. 내부는 두 종류의 흡음재를 사용합니다. 매칭은 약 30W 정도의 진공관 앰프를 권장하며, 튜닝할 때도 EL34 푸시풀 앰프와 좋은 매칭을 보여 주었습니다.

TMHaudio의 스피커는 요즘에는 보기 드문 모습입니다.

현재 시장에는 워낙 스피커가 많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비슷한 느낌으로 음향기기나 가전제품의 범주에 머물러 있죠. 저희는 오디오도 사용하는 사람의 라이프 스타일을 표현하는 가구나 오브제라는 시선으로 시작했습니다. 이런 콘셉트로 개발을 시작한 지 1년 정도 되었고, 동축형 8인치 유닛을 사용한 라지 사이즈, 동축형 6.5인치 유닛의 미디엄 사이즈가 프로토타입으로 개발 중에 있었으며, 액티브 스피커에 내장될 앰프도 개발 중에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작년 12월 초에 쇼케이스를 했는데, 일반인들에게는 미디엄 사이즈 모델도 크기 면에서 부담스럽게 느껴진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65L 정도의 크기인 라지 사이즈는 ‘이것을 집에 가져다 놓고 써요?’ 라고 물어볼 정도였습니다. 그 의견을 수용해서 우선 작은 사이즈의 제품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출시한 것은 스몰 사이즈로, 이름 618S에서 S가 스몰을 뜻합니다. 제품 개발 시 자재를 레트로한 느낌의 나왕합판을 사용한 것과 자작합판에 호마이카 컬러 라미네이트를 압착한 모던하고 미니멀한 것 두 가지를 프로토타입으로 제작했는데, 호마이카 버전의 경우 13가지 컬러로 테스트해 봤고 흰색, 회색, 파란색, 빨간색, 브라운색 5가지 색으로 출시하려고 계획했습니다. 그러나 공정 자체가 달라서 핸드 메이드로 제작하는 저희 제품의 특성상 두 가지를 동시 출시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판단해 나왕 버전의 스몰 패시브 스피커를 우선 출시하게 되었습니다. 추후 호마이카 버전을 출시하게 되면 화이트 컬러가 메인이 될 것이고 나머지 색상도 출시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왕이라는 소재로 스피커를 만든 경우를 본 적이 없습니다. 나왕 소재를 사용한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스피커 제작에 잘 사용하지 않는 나왕합판으로 스피커를 만든 이유는 원목으로 잘 만든 스피커도 막상 일반적인 우리 가정에 놓이면 자연스럽게 공간에 녹아든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는 생각이고, 자작합판 인클로저는 테스트를 했을 때 소리가 저희가 원하는 것과 차이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저희가 나왕합판을 사용하는 이유는 TMH만의 아이덴티티를 만들어 주기 때문입니다. 나왕합판은 가공하기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8.5T를 구입해도 측정하면 9.3T까지 나올 정도로 두께 편차가 심해서 버니어 캘리퍼스로 일일이 두께를 잰 후 CNC 재단에 들어가고 이후에도 사람이 수가공으로 여러 차례 다듬어야 하는 소재입니다. 마감에는 친환경 오일을 사용하며, 칠과 샌딩을 수차례 반복해야 저희가 원하는 정도의 제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요즘 풀레인지 스피커가 거의 출시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 제품을 풀레인지 스피커로 만들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2웨이도 고려를 하고 개발에 임했습니다. 실제로 동축 2웨이로 실험을 하고 있었습니다. 대략 중국, 일본, 미국 등 10가지 이상의 유닛으로 시작해 최종적으로 독일의 BMS, 이탈리아의 파이탈프로, 시카, 이 세 군데의 드라이버를 가지고 테스트하던 중에 파이탈프로의 담당자가 한국을 방문했고, 자사의 4인치 풀레인지 드라이버를 적극 추천했습니다. 그래서 이 드라이버의 샘플을 받아 테스트해 보니 상당히 좋았고, 15L 용적의 인클로저에 컨투어 필터를 적용해 테스트해 보니 매우 만족스러운 소리를 들려주어 과감하게 제품으로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준비하고 있는 제품이 있다면?

618S의 스탠드가 먼저 나올 것 같고, 618S의 호마이카 버전이 그다음일 것 같습니다. 그 사이에 액티브 앰프 모듈이 만족할 만한 수준이 되면 618S를 모노 액티브 스피커로 만들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스피커를 만든 것이 끝이 아니라 관련된 여러 가지를 만들고 싶습니다. 저음을 보강할 수 있는 베이스 모듈도 구상 중이며, 이 스피커와 잘 어울리는 EL34 푸시풀 앰프도 자체 개발을 계획하고 있고, 부품을 업그레이드해 주는 커스텀 서비스도 구상하고 있습니다. TMHaudio의 가방이나 티셔츠도 있는데, 그 외에 다양한 어패럴 제품도 만들고 싶습니다. 뿐만 아니라 외부 디자이너와 다양한 콜라보도 시도하고 싶습니다. 저희는 TMHaudio가 오디오만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오디오를 매개로 하여 다양한 무브먼트를 보여 주는 회사로 만들어가고 싶고 그렇게 인식되어지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월간 오디오 독자 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정직한 물건을 만들자는 생각으로 시작했습니다. 들어가는 부품이나 소리에서 가격 대비 퀄러티가 높은 제품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오랜 시간 해 온 오디오라는 취미가 부끄럽지 않게 소리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했고, 남에게 보였을 때 부끄럽지 않은 제품으로 만들었습니다. 4월 1일에 런칭 행사를 하려고 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그 계획은 취소되었습니다. 4월 중순부터 성수동 ‘에디토리’에서 프로모션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판매를 시작합니다. 에디토리에서 현재 데스크 파이로 이 스피커를 만날 수 있으며, 지금 인터뷰하고 있는 장소인 성수동에 위치한 ‘프라이데이 무브먼트’와 성북동의 한옥 카페 ‘해로커피’에서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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