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마 오디오의 능력에 다시 한 번 감탄하다

조회수 2020. 3. 18. 11:50 수정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Norma Audio Revo SC-2 LN, Revo PA-150, Revo DS-1
EgglestonWorks The Andra Ⅲ Signature SE

아마 이글스톤웍스(EgglestonWorks)라는 브랜드는 몰라도, 안드라(Andra)라는 모델명은 낯설지 않을 것이다. 이 정도 네임 밸류를 갖고, 무려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꾸준히 진화한 모델은 많지 않다. 오디오 역사에서 하나의 획을 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리지널 기는 데뷔하자마자, 저명한 <스테레오파일> 지의 올해의 스피커 상을 받았으며, 느긋하게 페이스를 조절하면서 개량해왔다. 이번 모델은 Ⅲ 뒤에 시그너처 SE가 붙는다. 스페셜 에디션이라는 말이다. 쉽게 말해, 버전 3.5 정도에 해당한다.


그러면 과연 Ⅲ에 비해 뭐가 달라졌을까? 외부 마감이 바뀌었고, 크로스오버 설계도 업그레이드되었으며, 내부 배선재와 바인딩포스트도 급수를 올렸다. 마이너 체인지로 보이지만, 실제로 음을 들어보면, 확실히 SE 버전이라는 것을 실감한다. 또 개인적으로 환영하는 것은, 예전에 비해 울리기가 수월해진 것이다. 무려 18Hz까지 떨어지는, 가공할 만한 저역을 최소한의 예산으로 꾸밀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이번에 매칭된 노르마 오디오의 레보 PA-150은 덩치도 크지 않고, 출력도 8Ω에 150W에 그친다. 물론 출력이라는 것을 단순히 숫자의 개념으로만 파악하면 안 된다. 하지만 안드라 Ⅲ SE의 가능성을 충분히 드러내려면, 최소한 300W는 필요하지 않을까, 라는 것이 내 소감이다. 그러므로 노르마 오디오가 레보 PA-150에 대해, 그 어떤 까다로운 스피커도 다 구동할 수 있다, 라고 표현한 것은 과장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실제로 매칭해보니, 이런 내 생각은 기우였음이 밝혀졌다. 어느 순간 광폭하게 밀려오는 저역의 임팩트라든가, 중역대의 농밀하면서 사실적인 표현력, 그리고 고역의 엘레강스한 뉘앙스 등이 너무도 쉽게 터져 나왔다. 그간 간간이 노르마 오디오를 만났지만, 실제로 이 정도일지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넓은 공간에서 마음껏 볼륨을 올려도 아무런 문제없이 대편성이나 빅 밴드를 표현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이번에 만난 노르마 오디오의 제품은 CDP, 프리앰프 및 파워 앰프다. 모두 레보 시리즈로 각각 DS-1, SC-2 LN, 그리고 PA-150이란 모델명을 갖고 있다. 즉, 일렉트로닉스는 모두 노르마 오디오의 제품인 것이다. 이렇게 한자리에 모아놓고 보니, 노르마의 제품 철학이나 아이덴티티를 발견할 수 있다.


일단 섀시는 비자성 물질인 알루미늄을 정말로 수려하고, 정밀하게 투입했다. 단, 되도록 콤팩트한 사이즈에 담아, 섀시를 위한 쓸데없는 투자, 그러니까 낭비적인 요소를 일체 없앴다. 추구하는 음은 반응이 빠르고, 다이내믹스가 뛰어나면서, 어마어마한 광대역을 확보하는 쪽이다. 프리·파워 앰프는 무려 2MHz 대역의 스펙을 확보하고 있다. 이토록 넓은 대역을 일체의 디스토션이나 노이즈 없이 하이 스피드로 처리한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타사의 수억대 제품에 버금가는 내용을 담고 있는 셈이다. 복서로 치면, 순발력과 펀치력을 골고루 갖추고 있다는 뜻인데, 이번에 안드라 Ⅲ SE를 쉽게 구동하는 부분에서 확실하게 증명이 된다. 대단하다고 밖에 할 말이 없다. 

우선 로스트로포비치가 연주하는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1악장. 여기서 첼로의 깊은 저역이 주는 양감도 중요하지만, 반응의 속도도 살펴봐야 한다. 즉, 길게 활을 그을 때 울림이 풍부해야 하지만, 빠르게 패시지할 땐 스피드가 따라줘야 한다. 이 부분의 재생이 매우 훌륭하다. 또 첼로 주변을 감싸는 듯한 피아노의 넓고, 은은한 음향은 곡에 환상적인 느낌도 더해주고 있다.


이어서 다이애나 크롤의 ‘'S Wonderful’은, 상쾌한 보사노바 리듬이 귀를 즐겁게 한다. 일단 음성 정보가 많고, 레인지도 넓다. 거의 관현악단을 백업으로 삼고 있다. 그에 상응하는 중후한 저역은 깜짝깜짝 놀라게 한다. 그간 얼마나 저역을 무시하고 살아왔나 새삼 반성이 될 정도다. 중간에 등장하는 피아노의 감칠맛 나는 솔로는 자연스럽게 미소 짓게 한다.


마지막으로 재니스 조플린의 ‘Ball & Chain’. 1960년대 말 녹음으로, 사이키델릭이 적절히 섞인 진한 블루스가 나온다. 마치 야수가 울부짖듯 재니스는 포효하고, 기타 솔로는 강력한 흡인력을 자랑한다. 베이스 라인도 무겁고 또 단단하다. 드디어 재니스를 제대로 듣는다. 피가 끓는 음이다. 역시 안드라고, 역시 노르마다(이종학).


수입원 SP-오디오 (02)2156-7590

Revo SC-2 LN

가격 1,200만원(DAC·포노 옵션 포함)

디지털 입력 AES/EBU×1, Coaxial×2, Optical×1, USB B×1 아날로그 입력 RCA×3, Phono×1, XLR×2 아날로그 출력 RCA×1, XLR×1 주파수 응답 0Hz-2MHz(-3dB) 게인 17.5dB(Active Mode), 0dB(Passive Mode) 입력 임피던스 47㏀(Not Selected Input), 10㏀(Selected Input) 출력 임피던스 220Ω 출력 전압 7.5V 크기(WHD) 43×11×36.5cm 무게 15kg

Revo PA-150

가격 900만원

실효 출력 150W(8Ω), 280W(4Ω) 주파수 응답 0Hz-2MHz(-3dB) 게인 28.5dB 커패시터 72,000㎌ 트랜스포머 400VA×2 크기(WHD) 43×11×36.5cm 무게 25kg

Revo DS-1

가격 590만원

DAC PCM1704 디지털 입력 AES/EBU×1, Coaxial×1, Optical×1, USB B×1 디지털 출력 Coaxial×1 아날로그 출력 RCA×1, XLR×1 디지털 필터 TI DF1706(8× 오버샘플링) 주파수 응답 0Hz-22kHz(±0.3dB) 출력 전압 3V(RCA), 6V(XLR) 출력 임피던스 200Ω 크기(WHD) 43×7.5×35cm 무게 10kg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