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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런 모델다운 품위 있고 성숙한 음

조회수 2020. 2. 14. 11:5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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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yin A-300P MK2 Full Music 300B

케인(Cayin)의 300B 진공관 인티앰프 A-300P MK2 풀 뮤직 300B를 월간오디오 시청실에서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첫 시청인데, 외관을 보자마자 감탄했다. 기기 자체의 만듦새와 마감이 단단하고 완성도가 높았을 뿐만 아니라, 300B 진공관 자체가 필자가 집에서 쓰는 300B와 완전히 달랐기 때문이다. 모델명에 풀 뮤직 300B가 붙은 이유다.


A-300P MK2 풀 뮤직 300B는 기본적으로 채널당 300B 2발을 푸시풀 구동해 20W를 얻는 인티앰프다. 눈길을 끄는 것은 푸시풀 구동이지만 클래스A 증폭이라는 것. 클래스AB 때보다 두 푸시풀 출력관 그리드에 바이어스 전압을 더 많이 가한다는 이야기다. 이러니 클래스AB 증폭과는 처음부터 소릿결이 다를 수밖에 없다. 초단 및 위상 반전관으로는 쌍3극관 12AX7, 드라이브관으로는 쌍3극관 12AU7 2발이 동원됐다. MK2 버전이 되면서 가장 달라진 점이 바로 이 드라이브관을 1개에서 2개로 늘렸다는 것이다.


그런데 제품 상판을 보면 이들 쌍3극관(12AX7, 12AU7)과 직열 3극관(300B) 말고도 중앙에 6SN7 진공관이 하나 더 소켓에 박혀 있다. 이 쌍3극관은 증폭이 아니라 파워 서플라이에 투입된 것인데, 실제로 이 앰프의 게인이 확보되는 12AX7의 전압 증폭단에 안정적인 정전압을 공급해주는 역할을 한다. 한마디로 진공관 전압 레귤레이터(Voltage Regulator)라는 것. 이에 비해 MK1 때는 솔리드 소자가 정전압 역할을 맡았고 대신 정류(Rectification) 역할을 진공관 5AR4가 맡았었다. 

A-300P MK2 풀 뮤직 300B는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롱런 모델인 만큼 곳곳에 세심한 배려가 베풀어졌다. 상판 뒷쪽의 표시창을 보면서 출력관의 바이어스를 조절할 수 있고, 네거티브 피드백(NFB)의 양도 유저가 선택할 수 있다. 바이어스는 출력관 양옆에 있는 토글 스위치로 해당 300B를 선택한 다음, 밑에 있는 포텐션 미터를 드라이버로 돌려 표시창 눈금 안으로 바늘이 들어오게 하면 된다. 음색과 해상도, 스피드에 큰 영향을 미치는 NFB는 전면 패널의 NFB 버튼을 눌러 0dB와 -3dB 중에서 고를 수 있다. 프리 인 선택도 가능해 파워 앰프 전용으로 쓸 수 있다.


이 밖에 일본 타크만의 카본 필름 저항과 은도금 내부 선재, 알프스 모터 드라이브 볼륨, 니치콘 대용량 평활 커패시터 등 부품도 호화롭고, 배선도 청감상 음질 향상에 유리한 포인트 투 포인트 하드 와이어링 방식을 채택했다. 푸시풀 출력단의 명줄을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출력 트랜스는 자기 누설이 낮은 특주 EI 트랜스포머를 채택했다. 전원 트랜스는 광대역 특성과 낮은 노이즈와 저 임피던스를 보이는 토로이달 타입. 후면에는 RCA 입력 단자가 4조, 빈티지 16Ω 스피커까지 대응할 수 있게 0Ω, 4Ω, 8Ω, 16Ω 커넥터가 마련됐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역시 처음 접한 풀 뮤직 300B다. 어깨 부위에서 한 번 굴곡을 이루는 가지관인데, 무엇보다 붉은 빛이 도는 필라멘트가 은색 플레이트 사이로 훤히 보이는 점이 아름답다. 이는 플레이트가 구멍이 촘촘히 뚫린 메시 타입이어서 가능한 일이다. 집에서 예전에 썼던 일렉트로 하모닉스나 현재 쓰는 JJ 일렉트로닉 300B는 민짜 플레이트에 막혀 필라멘트가 보이지 않는다. 플레이트를 고정시킨 상판 스페이서 틈새로만 어렴풋이 보일 뿐이다. 데이터시트를 찾아보니 내부 저항(700Ω)과 게인(3.85) 등 기본 스펙은 여느 300B와 동일하다.

시청에는 노르마의 레보 DS-1 CD 플레이어와 파인 오디오의 플로어스탠딩 스피커 F502를 동원했다. 아델의 ‘Rolling In The Deep’을 들어보니 300B를 푸시풀로 구동하면 이런 음이 나오는가 싶다. 정신이 번쩍 들 만큼 박력이 넘치고 스피커에서 음들이 쑥쑥 나온다. 무대를 넓게 쓰는 것도 특징. 더 자세히 관찰하면 클래스A 증폭다운 쫄깃하고 정숙한 면모도 보인다. 볼륨은 10시 방향인데 양감이 충분하고 무엇보다 음의 압력이 잘 느껴져 마음이 놓인다.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지휘한 브람스 교향곡 3번 1악장에서는 솔리드 앰프는 쉽게 낼 수 없는 투명하고 촉촉하며 맑은 음이 나온다. 무대 안길이도 제법 안쪽으로 들어간 상황. 참으로 선도가 높은 음이다. 플루트의 청명한 고음이 평소보다 더 도드라진 것은 풀 뮤직 300B 덕분인 것 같고, 첼로의 깊게 떨어지는 저역은 푸시풀 + 클래스A 덕분으로 보인다. 신시내티 팝스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캐리비안의 해적 - 망자의 함>, 잭 스패로우 테마곡을 들어보면 저역이 사정없이 바닥에 꽂힌다. 성당에서 듣는 듯한 잔향과 울림이 풍부한 음도 인상적. 과연 롱런 모델다운 품위 있고 성숙한 음과 무대라고 생각한다(김편). 

수입원 케인코리아 (02)702-7815

가격 385만원

사용 진공관 풀 뮤직 300B×4, 12AU7×4, 12AX7×2, 6SN7×1 실효 출력 20W 주파수 응답 7Hz-50kHz(-3dB) THD 1%(1kHz) S/N비 91dB 입력 임피던스 100㏀ 입력 감도 300mV, 1000mV(프리-인) 출력 임피던스 4Ω, 8Ω, 16Ω 크기(WHD) 42×20×38.9cm 무게 27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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